아이폰13, 중국서 저렴한 가격에 출시...광군절 판매 수요 증가

중국 베이지 애플 스토어에서 시민들이 아이폰13 시리즈 모델을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9월 중국 베이징 애플 스토어에서 시민들이 아이폰13 시리즈 모델을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애플의 아이폰13이 두 달 연속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 따른 '애국 소비' 현상이 점차 누그러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애플이 지난해 11월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3.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지난 10월 (22%)에 이어 두 달 연속 중국 시장에서 1위를 기록했다.

중국 시장에서 애플의 라이벌로 꼽히는 비보는 11월 시장점유율 17.8%로 2위에 머물렀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국 소비' 성향이 강한 중국 시장에 애플이 성공할 수 있는 배경으로는 아이폰13 시리즈의 판매 호조를 꼽았다.

아이폰13 시리즈가 전작 아이폰12 보다 카메라와 배터리 성능 등이 향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가격에 출시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애플은 중국에서만 아이폰13 시리즈의 출고가를 전작 대피 약 300~800위안(약 5만~14원) 저렴하게 책정했다.

여기에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절'(11월 11일)가 소비 수요를 자극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산둥닷컴에 따르면 광군절 기간 중 아이폰 신형 및 구형 제품은 일일 판매량 10위권에 들었다.

화웨이의 몰락도 아이폰의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미국의 규제로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 마이크론, 퀄컴 등이 잇달아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칩 공급을 중단하면서 화웨이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모델의 출하량이 급감했다.

이에 중국 시장에서 화웨이가 충족시키고 있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를 애플이 독차지하게 됐다는 이야기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비보, 오포, 샤오미 등이 자사의 제품을 선전하고 있지만,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의 아이폰과 대적할 수 있는 브랜드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측은 중국 시장에서 애플의 호황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에단 시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분석가는 "중국 이용자들이 구형 아이폰을 신형으로 교체하면서 어느 정도 수요가 충족됐을 것"이라며 "애플은 올해 초 중국의 중저가 브랜드 오포, 비포, 아너 등에 뒤처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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