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 부켈레 대통령 트윗 기반 비트코인 투자 손실 계산
비트코인 도시 건설·채권 발행 계획에도 매수시점 등 정보 공개 안 해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엘살바로드 미사타에서 열린 비트코인·블록체인 콘퍼런스 폐막식에 참석해 '비트코인 도시'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엘살바로드 미사타에서 열린 비트코인·블록체인 콘퍼런스 폐막식에 참석해 '비트코인 도시'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올해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약 1억1800만원)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던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나랏돈으로 투자에 나섰다가 약 14%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부켈레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내용으로만 최소 1391개의 비트코인을 사들인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엘살바도르는 지난해 9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나라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비트코인 법정통화 계획을 추진한 이후부터 비트코인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엘살바도르 정부의 비트코인 평균 매수단가는 5만1056달러(약 6000만원)로, 총 매수 비용은 7100만달러(약 843억2500만원)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이 4만3000달러대로 떨어진 점을 고려할 때 엘살바도르 정부가 14%의 손실을 보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다만 이는 부켈레 대통령의 트윗을 근거로 추산했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는 아니다.

엘살바도르 정부가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지난해 9월 7일(현지시간) 한 시민이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법정통화 채택'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부켈레 대통령은 자국 내 비트코인 법정통화 채택에 대한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연일 비트코인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부켈레 대통령은 지난 2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 비트코인이 10만달러에 도달할 것 △ 2개 이상의 국가에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할 것 △ 비트코인이 올해 미국 선거에서 주요 이슈가 될 것 △ 비트코인 도시 건설이 시작될 것 △ 비트코인 도시와 관련된 화산 채권의 청약이 인기를 끌 것 △ 2022 비트코인 컨퍼런스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질 것 등 2022년 비트코인에 대한 6가지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비트코인 도시다.

부켈레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엘살바도르 미사타에서 열린 비트코인·블록체인 콘퍼런스 폐막식에서 세계 최초로 화산 지열을 이용한 비트코인 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 도시 건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의 '화산 채권'을 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부켈레 대통령의 전망과 달리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들어 10% 가까이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알레한드로 셀라야 엘살바도르 재무장관은 최근 정부가 보유 중인 비트코인 일부를 다시 달러로 전환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다.

정부 차원에서 비트코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매수 시점 등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고 있지않다는 점에서 비판이 나온다.

미국 투자은행 스티펠의 나탈리 마시크 연구원은 블룸버그에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엘살바도르 납세자들이 화를 내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며 "이처럼 불투명한 상황에서 엘살바도르 정부가 납세자의 돈으로 위험한 자산을 거래하는 것은 정당화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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