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18개로 최다...삼성·롯데·SK·CJ 등도 러시아서 활동
주요국 대러시아 고강도 제재에 촉각..."경제적 손실 불가피"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크림반도의 아르미얀스키에서 러시아군 장갑차가 이동하고 있다.  [아르미얀스키 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세계 주요국들이 러시아를 상대로 제재의 칼날을 겨눈 가운데,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해외법인 50여곳이 영향권에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5일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72개 대기업집단(이하 그룹) 중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 등 16개 그룹이 러시아에 세운 법인의 수는 53개다.

조사는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해외법인 현황 자료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가장 많은 거점을 보유한 곳은 현대차였다. 계열사 수는 18곳으로, 전체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며 러시아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은 현대차를 필두로 기아와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글로비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위아, 이노션, 현대머티리얼 등을 통해 러시아 법인을 탄생시켰다.

사업분야는 완성차 제조와 부품 판매업, 소프트웨어 개발, 자동차 A/S 부품 판매, 해외스틸서비스센터, 건설업, 운송서비스업, 광고대행업, 금속 및 비금속 원료재생업, 경영 컨설팅 등 다양했다.

삼성과 롯데그룹은 현대차의 절반 수준인 각 9개의 법인을 러시아에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은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중공업·삼성SDS·제일기획을 통해, 롯데는 호텔롯데·롯데상사·롯데제과·롯데쇼핑 등을 통해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SK와 CJ, KT&G, 두산 그룹은 러시아에 각 2개의 법인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LG와 포스코, DL, 효성, SM, 한국타이어, 아모레퍼시픽, 하이트진로, 장금상선 등 9개 그룹은 각 1개 법인을 두고 있다.

이들 그룹은 현재 주요국들이 발표한 고강도 제재에 따라 비상 사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2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이 나온 이후 반도체와 컴퓨터, 센서 등의 수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에 유럽연합(EU)은 물론 우리 정부도 경제 제재 대열에 동참하기로 한 상황이다.

이에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러시아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의 경우 미국과 동맹국, 유럽 등이 러시아를 대상으로 고강도 제재를 취한 것에 따라 공장 가동 중단 등 직접적인 경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사태가 장기전으로 접어들게 되면 석유와 천연가스 등의 수급이 불안정해져 국내 기업들도 여러 산업 분야에서 경제적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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