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 세계 해바라기 오일 공급의 50%, 밀 30% 차지

안토니오 구테레스 유엔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특히 가난한 개발도상국들이 식량, 연료, 비료 가격 급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UN]

【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국가는 전쟁 당사국과 동맹국들이 아니라 아주 가난한 나라들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안토니오 구테레스 유엔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세계 경제, 특히 식량, 연료, 비료 가격 급등에 직면한 가난한 개발도상국들에 대해 *다모클레스의 칼(a sword of Damocles)”을 들고 있는 것과 같다”고 경고했다.

러시아와 우크라, 세계 해바라기 오일의 50% 이상, 밀 30% 차지

15일(현지시간) 알 자지라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안토니오 구테레스 유엔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해바라기 오일 공급량의 절반 이상과 세계 밀 공급량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곡물 가격은 이미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촉발된 반정부 및 민주화 시위인 ‘아랍의 봄(Arab Spring)’과 2007~2008년 식량 폭동이 시작됐을 때의 가격을 넘어섰다"고 덧붙였다.

그는 45개 최빈개도국(LDs: least-developed countries)이 밀의 3분의 1 이상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18개국은 밀의 50% 이상을 이 지역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국가에는 이집트, 콩고민주공화국, 부르키나파소, 레바논,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예멘 등이 포함된다.

구테흐스 총장은 "전쟁으로 인해 이 모든 것이 최빈국들에 타격을 입히고 있으며 전 세계에 정치적 불안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이 가장 취약한 국가들은 이미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이제는 기록적인 인플레이션, 금리 상승, 그리고 다가올 부채와 싸우고 있다"고 경고했다.

구테흐스는 최소 19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식량, 물, 그리고 의약품을 공급하기 위해 유엔 비상기금(UN’s emergency fund)에서 추가로 4000만 달러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UN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민 280만 명 이상이 모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르한 하크(Parhan Haq) 유엔 부대변인은 포위된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갇힌 민간인들이 식량, 물, 의약품 및 기타 기본적인 생필품이 치명적으로 부족한 상태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유엔이 어떤 형태로든 인도적 지원을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60만 명과 접촉해 도움을 주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유엔이 우크라이나 내 600만 명의 사람들을 돕기 위해 11억 달러를 호소했지만 현재 2억1900만 달러 밖에 마련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12일 현재 3개의 유엔 기구들은 전쟁 발발 이후 24개의 의료 시설과 5개의 구급차가 파손되었고, 적어도 12명이 사망하고 34명이 부상했다며 의료 시설에 대한 공격을 즉각 중단할 것을 호소했다.

*다모클레스의 칼: 고대 그리스에서 유래된 권력의 무상함과 위험을 강조한 서양 속담이다. 권좌(power)라는 게 한 올의 말총에 매달린 칼 아래 앉아 있는 것처럼 위험한 것이라는 점을 빗댄 말로 절박한 위험을 의미한다.

기원전 4세기 고대 그리스 디오니시우스(Dionysius) 왕은 신하 다모클레스(Damokles)가 왕의 권력과 부를 부러워하자 왕좌에 앉아볼 것을 제안했다.

다모클레스는 이 제안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왕좌에 앉고, 디오니시우스 왕은 그에게 천장을 바라보도록 했다.

그리고 자신의 머리 위를 본 다모클레스는 한 올의 말총에 매달린 칼이 자신의 머리를 겨냥해 언제 떨어져 자신의 머리를 찌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는 겉으로는 부족함 없이 호화롭게만 보이지만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검 밑에서 늘 긴장하고 있는 것이 권력자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로 잘 인용된다.

다모클레스의 칼은 로마시대 정치가이자 철학자였던 키케로(Cicero)가 자주 인용하면서 유명해졌고 서양에서는 위태로운 상황을 뜻하는 말로 자주 사용됐다.

현대에 들어서는 존 F. 케네디(John F. Kennedy) 전 미국 대통령이 1961년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핵전쟁의 위험을 강조할 때 언급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특히 그로부터 1년 후 쿠바 핵 위기로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핵전쟁 직전까지 치달으면서 다모클레스의 칼은 전쟁의 위험을 강조하는 말로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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