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소서 전투 계속...러, 마리우폴 함락 성공 후 돈바스 총공세 가할 듯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마리우폴에서 한 시민이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건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가 전략적 요충지로 삼고 있는 남부 도시 마리우폴에서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다.

잇따른 항복 요구에도 끝까지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하고 있는 것. 마리우폴 함락이 현실화된다면 러시아군은 돈바스 점령 작전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현지시간) ABC방송에 출연한 데니스 슈미갈 우크라이나 총리는 "러시아군에 포위당한 마리우폴이 아직 무너지지 않았다"라며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도시 일부를 계속 통제하고 있고, 끝까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 또한 러시아군과 친러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군대가 아조우스탈·일리치 등 마리우폴의 제철소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측 무장 조직이 계속 저항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달 말부터 무기를 내려놓고 마리우폴을 떠나라고 '최후통첩' 성격의 경고를 보냈지만, 우크라이나군은 이를 거부하고 저항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러시아군 총참모부 산하 지휘센터인 국가국방관리센터의 미하일 미진체프 지휘관은 이날 "적대행위를 그만두고 무기를 내려놓는 이는 살 수 있을 것"이라며 또다시 항복을 요구했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동부에 있는 친러시아 반군이 집결한 돈바스와 러시아가 무력으로 합병한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도시다.

러시아군이 이곳을 전략적 요충지로 꼽고 한 달 넘게 집중 공격에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마리우폴의 전체 도시 기반시설 90% 이상이 파괴됐고, 1만명 이상의 민간인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러시아군과 DPR 군대는 마리우폴의 대부분 지역을 장악한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은 아조우스탈 등 제철소 등을 거점으로 마지막 저항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제철소 장악까지 성공한다면 러시아군은 친러 세력의 군대와 함께 북부와 동부, 남부에서 돈바스 전역을 포위하는 데 성공하고 본격적으로 돈바스 지역 점령 작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드미트로 굴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CBS 인터뷰를 통해 "마리우폴 상황은 러시아와 진행 중인 협상에 있어 '레드 라인'(쟁점)이 될 수 있다"라며 "러시아군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마리우폴) 도시를 완전히 파괴하기로 작정한 것 같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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