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근이 들려주는 미래 이야기] “미래를 알 수 없는 미래가 온다”(3)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오늘날 세계에서, 시각 보조용 안경은 많은 나라와 문화에서 가장 흔한 상품들 가운데 하나다. 안경의 용이한 접근성과 적당한 가격으로 어느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러나 안경이 인류 역사상 가장 가치 있는 발명품 중 하나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안경의 역사는 안경이 만들어진 장소와 시기에 따라 많은 변형들로 복잡하다.

몇 백 년 전만 해도 인류는 앞을 잘 볼 수 없는 문제로 고군분투해야 했고, 그것으로 사회적 진보를 어렵게 만들었다.

그러나 시각용 보조기구인 안경류는 부자들 만을 위한 희귀한 소지품에서 모든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시력 교정 패션 액세서리로 발전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안경은 인류 역사상 가장 가치 있는 발명품 중 하나다. 시각 보조기구인 안경류는 부자들 만을 위한 희귀한 소지품에서 모든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시력 교정 패션 액세서리로 발전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진=pixabay]

13세기 이탈리아의 ‘살비노 다르마티’가 최초의 발명자?

안경은 13세기 이탈리아의 살비노 다르마티(Salvino D’Armati)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안경은 두 개의 볼록 렌즈가 리벳(rivet)으로 연결된 축을 가진 나무 세팅에 놓아 만들어진 것에서 시작되었다.

착용자는 시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그것을 얼굴에 갖다 댔다. 하지만 이것은 안경의 기원에 관한 한 많은 설명들 중 하나일 뿐이다.

그렇다면 누가 실제로 안경을 만들었을까?

그건 단순히 누구에게 물어보느냐 하는가에 따라 다르다. 왜냐하면 안경은 언제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참여 속에서 발전과 진화를 거듭하면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면 안경은 언제 만들어졌을까?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13세기를 주장하지만 정확한 시기에 대해서는 이론(異論)이 많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인식하는 안경이 모양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18세기에 들어선 이후다.

그때 까지만 해도 초기 안경은 얼굴에 맞지 않았고, 착용자는 안경을 사용하기 위해 안경을 제자리에 고정해야 했다. 그러나 이 무렵에는 코다리와 관자놀이가 더해져 안경이 얼굴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했다.

그 이후 발전은 계속되었고 더 나은 재료, 더 나은 디자인, 그리고 더 편안한 코 패드가 포함되면서 오늘날의 일상적인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

하지만 아직도 처음 안경을 발명한 사람이 누구인지, 그리고 언제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추론만 있을 뿐 명확한 자료가 제시된 바는 없다.

쿠텐베르크의 금속활자 보급과 함께 널리 퍼져

그렇지만 지금까지 자료를 추론할 때 1300년경 안경을 자칭하는 용어로 사람의 이름인 로오디 다 오그리(Roidi da Ogli)가 베니스에서 최초로 사용되었다는 것으로 보아 안경은 1280년경 베니스에서 시작되어 학자나 수도승 등을 통해 중국 원나라까지 전해졌을 거라는 것이 정설이다.

어쨌든 간단하게 보이는 안경의 발전은 이처럼 고도의 과학기술을 필요로 했으며 수많은 과학자들, 그것도 천체 물리학자들이 이러한 작업에 참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후 안경은 발 빠른 진화를 계속해 오면서 눈 안에 직접 넣는 콘택트렌즈의 시대를 열었다.

안경의 기원은 13세기 말 이탈리아 베니스의 유리를 만드는 직공들에 의해 최초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후 14세기 초 이탈리아에서 안경이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요하네스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의 보급과 함께 이시기에 널리 보급되었다.

케플러는 근시 현상, 뉴턴은 원시 현상의 체계적 의론 수립

흥미로운 것은 사람의 눈의 근시와 원시 현상의 의론을 체계적으로 수립한 것은 천문학자들이라는 점이다.

독일 천문학자 케플러가 1611년 근시현상의 이론체계를 수립했고 원시현상의 이론을 수립한 것은 1704년 영국의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이다.

근대적 의미의 안경은 1622년 스페인에서 보급되기 시작했다.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기 바로 전인 1775년 미국의 물리학자 벤자민 프랭클린은 이중 초점렌즈를 발명했다. 1801년 영국의 물리학자 토마스 영은 자기 눈이 난시라는 것을 알게 된 후 토릭 렌즈(Toric Lens)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후 올라스톤, 오스왈트, 체리닝 등이 토릭 렌즈에 대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였다. 1825년 영국의 에어리에 의해 난시용 안경렌즈가 개발되었다.

그리고 1826년 미국의 존 아이작 호킨스에 의해 삼중 초점렌즈가 개발되었고, 1904년 미국의 에브스에 의해 누진 다초점 렌즈가 개발되기에 이른다.

천체물리학자 케플러의 이름을 딴 '케플러 안경'은 중세시대 유행됐다. 케플러는 오늘날 근시 현상의 이론을 체계적으로 수립한 과학자다. [사진=Wikipedia] 

증강현실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전투용 콘택트 렌즈도 개발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미국의 육군과 공군이 2년 안에 콘택트렌즈를 사용하여 3차원 가상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인 증강현실 디스플레이를 도입할 전망이라고 한다.

이 콘택트렌즈형 디스플레이는 렌즈에서 보이는 양쪽 이미지와 멀리 떨어진 물체에 초점을 맞춰주면서 함께 착용하는 안경을 통해 증강현실(AR)을 구현해준다.

이를 통해 멀리 있는 물체를 보다 넓게 고해상도로 눈앞에서 볼 수 있게 된다. 주변 모바일 기기와의 통신도 가능하고, 원격지에서 무선으로 보내는 영상도 볼 수 있다.

미 국방부 산하 고등국방기술연구원(DARPA)이 벤처기업 이노베가(Innovega)의 아이옵틱(ioptik) 디스플레이 원형을 주문해 사용을 앞두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방부는 구글이 헤드업디스플레이(HUD: Head Up Display)를 이용하는 증강현실프로젝트를 발표한 지 일주일 만에 이노베가로부터 이 콘택트렌즈의 증강현실 디스플레이를 주문했다.

이 증강현실시스템은 전쟁터에서 병사의 주변인식능력을 향상시키는 용도로 사용될 전망이다.

이 콘택트렌즈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이미지와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물체에 동시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해주는 두 개의 필터를 가지고 있다. 자신의 앞에 있는 모든 물체를 모두 동시에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노베가에 따르면 콘택트렌즈 기반의 이 가상현실 안경시스템은 다른 HUD보다 더 넓은 시야각도를 제공한다. 또한 두개의 별도 콘택트렌즈를 보여주기 때문에 영상이 사용자를 에워싸는 이른 바 이머시브 게임(immersive game)이나 모바일 3DTV에도 사용될 수 있다.

이 AR디스플레이를 군사용으로 사용할 경우 시뮬레이션, 훈련, 비밀작전, 또는 전쟁터에서 무인 로봇비행기인 드론(drone)에서 전송되는 이미지를 보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한편 이에 앞서 구글이 동영상을 통해 발표한 프로젝트 글래스(Project Glass)는 작은 디스플레이렌즈르 사용한 안경형 증강현실 HUD다. 구글의 HUD를 사용하면 위치기반 서비스, 친구와의 통신 등을 지원할 수 있다.

우리나라 숙종 때 중국 상인 통해 전래

한국에서는 조선 숙종 때인 17세기에 안경이 청나라 상인을 통해 국내에 유입되었다. 정조는 안경을 신기하게 여기면서도 눈이 좋지 않아 안경을 끼고 정무를 보기도 했다.

이후 안경은 점차 보편화되었고 유학자 정약용은 안경을 낀 초상화를 남기기도 했다.

조선 후기의 문신으로 안경을 처음 접한 후 그 신기함을 보고 놀라워한 시인 송곡(松谷) 이서우(李瑞雨)는 안경을 묘사한 시를 지어 남기기도 했다.

“둥그렇게 다듬은 수정 알 한 쌍(團圓琢出水晶雙)
눈에 끼면 가는 글씨 파리 머리만 하네(着眼蠅頭辨細行)
우습다. 옥루(玉樓, 코)에 끼여 괴로우니(却笑玉樓鉗夾苦)
향로에서 나는 향기를 맡을 수 없네(鷓鴣爐畔不聞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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