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신분 상승으로 인한 만족감과 안정감 얻어
경력관리 더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로 스트레스 이유 사라져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미국의 가장 권위 있는 영화 시상식인 아카데미 시상식에 주어지는 아카데미상(오스카상)은 영화인이라면 누구나 받고 싶어하는 선망의 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카데미상이라는 명칭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카데미’라는 단어가 보통명사에 가까운 느낌이 있기 때문에 특별함을 강조하기 위해 미국에서는 흔히 오스카상(Oscars)이라 불린다.

최근 의학전문 매체 메디컬엑스프레스(Medical Xpress)에 따르면 이 권위 있는 오스카상을 받은 배우들이 이 상을 받지 못한 배우들보다 더 오래 산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영화계의 가장 권위 있는 상 가운데 아카데미상(오스카상)은 영화인이라면 누구나 받고 싶어하는 선망의 상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 상을 받은 배우들은 다른 배우들에 비해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위키피디아]

1929년부터 2020년까지 관련 배우 2111명을 대상으로 연구

캐나다의 여러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오스카상을 받은 배우들의 수명이 긴 이유에 대한 과학적 증거를 발견했다.

이 연구는 오픈 액세스 사이트인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최근호에 실렸다.

이에 앞서 수십 년 전, 이미 한 연구팀이 오스카상을 받은 배우들이 상을 받은 적이 없는 배우들보다 더 오래 사는 경향이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그러나 공동 연구팀은 오스카상 수상자들이 수명이 긴 이유에 대해 훨씬 더 광범위한 접근법을 취했다.

그들은 1929년부터 2020년까지 무려 90년 동안 오스카상을 수상하거나 후보에 오른 934명의 배우들에 대한 자료를 수집했다. 이 자료에는 그들이 사망한 나이가 포함돼 있다.

그들은 또한 오스카 상을 받은 배우와 같은 영화에 출연한 적이 있고 나이와 성별이 비슷한 배우들의 유형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비교하기 위해서다.

연구팀은 총 2111명의 배우들을 상대로 자료를 연구했다. 이들 가운데 1222명은 이미 사망한 배우들이다.

그들은 우선 사망한 배우들 가운데 오스카상을 받은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수명을 비교했다.

수상자가 받지 못한 배우에 미해 평균 7년 더 살아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이 상을 받은 배우들은 평균 77.1년을 살았고,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하지 못한 사람들은 평균 73.7년을 살았다. 후보에도 오르지 않은 사람들은 평균 73.6년을 살았다.

연구원들은 수년에 걸쳐 수명이 전반적으로 증가한 점을 감안했다. 그리고 나서 통계적 모델을 사용해 해당 그룹들의 수명을 예측했다. 수상자는 약 81.3세, 후보자는 76.4세, 비후보자는 76.2세로 나타났다.

그러면 수상자는 왜 오래 살까? 이 데이터는 오스카상을 받은 배우들이 왜 더 오래 살 수 있는지에 대해 어떤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연구원들은 그러한 권위 있는 상을 받은 후 그들의 높아진 사회적 지위와 더 잘 먹고 더 건강한 생활 방식을 살기 때문일 수 있다고 제안한다.

그들은 또한 오스카 상을 받은 배우들은 그들의 경력 관리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제안한다.

사회적 신분 상승으로 안정감과 스트레스에서 해방 등 심리적 요인

한편 오스카 수상자에게는 높이 34㎝, 무게 3.8∼3.9㎏의 황금빛 남성 나상(裸像) 트로피를 준다. 이 트로피를 오스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 그 유래다.

트로피의 모양은 영화 필름을 감는 릴 형태의 받침대 위에 중세 기사 느낌의 남성이 가슴 높이까지 오는 장검을 두 손으로 짚고 있다. 이 남성의 애칭이 바로 오스카다.

연합뉴스가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아카데미상 트로피가 오스카라는 별칭을 얻은 데는 크게 세 가지 설이 전해진다.

미국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협회(AMPAS) 도서관 사서였다가 훗날 고위직까지 오른 마거릿 헤릭 여사가 1931년 초보 사서 시절 도서관 책상 위에 있는 황금상을 보고 자신의 삼촌 오스카와 닮았다고 말한 것이 기원이라는 설이 있다.

또 1920년대 할리우드 여배우 벳 데이비스가 트로피를 뒤에서 봤을 때 첫 남편 하먼 오스카 넬슨과 똑 닮아 오스카라고 이름을 붙이게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2021년 영화 ‘미나리’가 작품상을 비롯하여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에 후보가 올랐고, 한국 영화인 최초로 윤여정 씨가 아카데미 배우상(여우조연상)을 수상하였다.

트로피 남자가 자신의 남편 오스카를 닮아 생긴 이름?

1934년 할리우드의 한 칼럼니스트가 글을 쓰다가 아카데미상을 늘 '그 상'(The Statuette)이라고 표현하는데 싫증을 느껴 오스카라는 이름을 고안했다는 설도 있다.

오스카상이라는 칭호가 점차 범용적으로 쓰이자 아카데미 측은 1939년 이를 공식적으로 받아들였다.

오스카상 수상자에게 따로 주어지는 상금은 없지만, 청동 재질에 24캐럿 금으로 덧씌운 트로피의 금전적 가치는 약 500달러(약 60만원)에 이른다.

오스카상은 전년도 로스앤젤레스에서 개봉해 일주일 이상 상영된 미국 영화와 미국에서 상영된 외국 영화를 대상으로 아카데미협회가 매년 봄에 시상한다.

1927년에 협회가 처음 창설돼 1929년 5월 제1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할리우드 루스벨트호텔에서 열렸다. 시상식은 1934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협회 창설 당시 회원이 20여명에 수상 부문도 11개에 불과했으나, 현재 24개 공식 수상부문에 배우·작가·제작자·감독·영화음악가·영화기술자 등 회원이 6천명이 넘는다.

2021년 영화 ‘미나리’가 작품상을 비롯하여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에 후보가 올랐고, 한국 영화인 최초로 윤영정이 아카데미 배우상(여우조연상)을 수상하였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