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 주부 등 신규고객에 어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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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남지연 기자】 국내 카드사들이 국내 빅테크사의 전유물이었던 ‘선구매 후지불(BNPL, Buy Now Pay Later)’를 새 먹거리로 낙점하고 뛰어들고 있다.

온라인 쇼핑 비중이 높고 소액 신용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있는 MZ세대 등 잠재 고객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국내 대형 카드사까지 BNPL 시장 판에 가세하면서 고객 확보를 위한 카드‧핀테크사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 5일 국내 카드사 업계 최초로 BNPL 서비스를 시작했다.

BNPL 서비스는신용카드를 발급받지 않고도 신용 결제할 수 있는 후불결제 서비스로,  '당장 사고 천천히 지불한다'는 BNPL(Buy Now, Pay Late)의 약자이다.

현대카드를 신청하거나 이용한 이력이 없는 만 19세 이상의 `솔드아웃' 회원을 대상으로 제공되고 있다.

카드없이 분할결제는 10만 원 이상 50만 원 이하의 단일 상품 결제 건에 적용된다.

해당 서비스는 무신사가 운영 중인 한정판 마켓 ‘솔드아웃’에서 ‘카드없이 분할결제’를 선택하고, 추가 정보 입력을 마치면 결제가 완료된다.

분할결제한 금액을 구매 시점에 3분의 1을 결제하고, 나머지 금액은 이후 2개월 간 나눠 결제하는 방식이다.

다른 카드사들도 BNPL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다날과 업무 제휴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BNPL 결제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양사는 양사의 신용평가 및 채권관리 노하우와 통합 결제 관련 디지털 인프라를 융합해 BNPL 결제 솔루션을 선보일 방침이다.

신한카드 역시 최근 전문개인신용평가사 크레파스솔루션과 빅데이터 기반 대안신용평가모형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대안신용평가모형은 휴대전화 이용패턴, 소비패턴 등의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금융소비자의 신용도를 평가한다.

신한카드는 이를 통해 금융사 및 후불결제사에게 실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이 BNPL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미래 고객을 선점하기 위함이다.

BNPL은 신용카드와 비슷하지만 가입 절차가 더욱 간소하고, 연회비도 없다.

금융 이력이 부족한 사회초년생, 주부 등의 ‘신파일러’(Thin Filer)들에게 대출문턱을 낮춰 인기를 끌 것으로 관측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용 등 금융이력이 부족해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기 힘든 소비자들에게 니즈(수요)가 있을 것”이라며 “특히 사회초년생 등을 잠재 고객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 [사진=연합뉴스]
온라인 쇼핑.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대형 카드사들이 BNPL 사업에 시동을 걸면서 국내 후불결제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미 1년 이상 BNPL이 도입된 해외의 경우 결제시장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BNPL 서비스가 가장 먼저 시작된 스웨덴은 온라인 결제의 25%가량이 BNPL로 이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 주요 BNPL 기업 애프터페이, 클라나 등은 지난해 거래 규모가 지난 2020년 대비 각각 98%, 76% 증가한 바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BNPL 시장이 2025년까지 15배 성장해 최대 1조 달러(약 1152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우려도 나온다.

해당 서비스 특성상 신용평가 없이 무이자 할부를 제공해 연체율 부실관리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카드업계는 다년간의 연체율 관리 역량을 기반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해당 서비스는 신용이력이 부족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기 힘들었던 씬파일러를 위한 서비스"라며 "내부 신용평가모델에 기반해 적극적으로 연체율을 관리할 것이고, 금융권 내 연체정보 공유를 통해 다중채무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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