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복구 현장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 발언 논란
당사자 두차례 사과에도 당내외 비판 목소리 계속…與·대통령 지지율도 영향 미칠 듯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가운데)이 11일 수해 복구 자원봉사를 위해 당 지도부와 찾은 동작구 사당동에서 권성동 원내대표, 임이자 의원 등과 대화하고 있다.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발언했다가 문제가 되자 입장문을 내고 "엄중한 시기에 경솔하고 사려 깊지 못했다"며 "깊이 반성하며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가운데)이 11일 수해 복구 자원봉사를 위해 당 지도부와 찾은 동작구 사당동에서 권성동 원내대표, 임이자 의원 등과 대화하고 있다.  의원은 이 자리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발언했다가 문제가 되자 입장문을 내고 "엄중한 시기에 경솔하고 사려 깊지 못했다"며 "깊이 반성하며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최근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한 여당의원의 부적절한 발언이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김성원 국민의힘(경기 동두천시연천군)의원.

김 의원은 지난 11일 같은 당 의원들과 함께한 수해 복구 자원봉사 현장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하는 장면이 방송 화면에 그대로 노출되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참고로 김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연천은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가 자주 발생하는 곳이다.

여기에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김 의원이 평소에도 장난기가 있다. 그리된 것 같다"고 말해 논란을 더 키우고 있다.

특히 주 비대위원장은 기자들에게 "큰 줄기를 봐달라"며 "여러분들 노는 데 가서 우리가 다 찍어보면, 여러분 뭐 나오는 거 없나. 큰 걸 봐달라. 작은 거 하나하나 갖고 큰 뜻을 좀 그거 하지 말고"라고도 말해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다만 주 비대위원장은 "김 의원이 '정말 잘못했다'고 했다. 의원들 이렇게 많이 고생하는데 자기 때문에 빛이 바래졌다"며 "이렇게 많은 의원이 와서 봉사활동을 했는데 수고한 것들이 날아가지 않도록 큰 줄기를 봐달라"고 당부했다.

발언의 당사자인 김 의원은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엄중한 시기에 경솔하고 사려 깊지 못했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김 의원은 "남은 시간 진심으로 수해복구 활동에 임할 것이며 수해를 보신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했고, 같은 날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 앞에 엎드려 사죄드린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의 이번 발언과 관련 윤리위 징계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주 비대위원장은 12일 오전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켜서 정말 참담하고 국민과 당원들에게 낯을 들 수 없는 상황"이라며 "윤리위 절차를 밟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김 의원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당내외에서 김 의원에 대한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우선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대위 전환을 위해 멀쩡한 당을 비상상황이라 호도하더니 비대위 구성 후 첫 공개행보에서 상상도 못했던 비상상황을 스스로 만들어 버렸다"며 "집이 물에 잠긴 분들 또한 망연자실인데, 당의 지도자라는 분이 엄한 질책은 커녕 ‘평소 장난기가 있다’라며 어물쩡 넘어가는 것도 참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데, 국민 염장지르는 발언이나 하려고 비대위를 만들냐"며 "이 총체적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그야말로 당이 비상"이라고 주장했다.

제1야당은 더불어민주당도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김 의원의 발언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는 수해현장에 봉사활동을 간 것입니까, 수학여행을 간 것이냐"고 꼬집었다.

그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수해피해 현장을 찾아 복구 봉사활동에 나섰지만 봉사활동을 간 것인지 구경을 간 것인지 알 수 없는 모습들을 보였다"며 "권성동 원내대표와 나경원 전 의원은 수해현장을 보며 웃으며 대화를 나눴고, 김성원 의원은 '사진 잘 나오게 비 좀 왔으면 좋겠다'는 망언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아니라 국민의 삶을 지켜야 할 국회의원들"이라며 "여당 지도부라는 자각도 없고 국회의원으로서 자각도 없는 목불인견의 행태에 헛웃음도 나오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도 기자간담회에서 "'사진 잘 나오게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이런 말을 집권당 의원께서 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국민들을 도우러 갔다가 오히려 국민들에게 짐만 된 꼴이 된 게 아니냐, 있을 수 없는 망발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에도 김 의원과 국민의힘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진보성향 온라인 커뮤티니 보배드림에는 "수해현장 가서 비 좀 왔음 좋겠다니 사람이면 할말인가" "화재현장 가서도 불좀 났으면 좋겠다고 할 사람이다" "포토타임하러 왔나" "역시 사진 찍으러 간거를 실토하고 있다"는 등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여당 의원들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국민의힘은 물론 윤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에 머무르고 있고, 국민의힘의 지지율도 더불어민주당에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것이는 전망이 나온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