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최혜인(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연구원)] 달빛이 내리는 대나무 숲 속에 고사(高士)가 홀로 앉아 있다. 고사는 거문고를 타고 있고, 뒤에서 다동은 찻물을 끓이고 있다. 부채에 그려져 운치를 더하고 있는 이 작품은 김홍도의 선면 이다. 조선 후기, 특히 18세기 후반부터 은거하는 고사와 함께 차를 준비하는 다동(茶童)이 자주 그려지는데, 그중 대표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이 는 당나라 시인 왕유(王維, 699?~759)가 지은 『망천집(輞川集)』 중 17번째 작품인 「죽리관(竹里館)」 을 화제로 그린 작품이다. 『망천집』은 왕유 자신의 은거지인 망천장( 輞川莊)에서 뛰어난 경치 20곳을 선별하여 각각의 아름다움을 시로 지은 후 엮은 시집이다. 후대의 많은 문인들이 이 문집에 감동하였으며, 그림 주제로도 인기였다.다시 그림을 살펴보자. 화폭 오른쪽에 「죽리관」이 적혀 있다. 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고요한 대숲 속에 홀로 앉아, 獨坐幽篁裏거문고를 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