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재준 시인(전 경북산림환경연구원장)] 오후 1시 넘어 숲을 내려가는 길. 구름 속에서 잠깐 해 나오니 매미소리, 물소리 더 요란하다. 누리장나무도 붉은 꽃봉오리 맺었고 말채·층층나무 사이 맞은편 산은 깎아 섰다. 30분 더 내려와서 바위로 쏟아지는 계곡물에 땀을 씻는다. 워낙 물이 차가워 시리지만 한참 있으니 덜하다.바위 물이끼에 미끄러져 하마터면 머리를 다칠 뻔 했다. 골반 쪽이 오래도록 욱신거린다. 천일굴 다시 보고 아침에 올라갔던 나무다리 햇살이 살갑다. 오후 2시경 휴양림으로 내려왔다. 산삼금표 이정표가 왜 없냐고 물으니 안 내지도 에 연필로 표시를 해 준다. 가리왕산은 조선 시대 산삼이 많이 나서 마항치에 강릉부삼산봉표(江陵府蔘山封標)빗돌을 세웠다. 산삼을 못 캐도록 한 일종의 금지구역 표석이다.오후 3시, 경치가 빼어난 아우라지에 는 햇볕이 따갑고 덥다. 물이 길게 흘러가 는 강, 오전에 비가 내려선지 하늘은 높고 구름도 하얗다. 강가의 처녀 상을 두고 다
[뉴스퀘스트=김재준 시인] 오후 1시 넘어 숲을 내려가는 길. 구름 속에서 잠깐 해 나오니 매미소리, 물소리 더 요란하다. 누리장나무도 붉은 꽃봉오리 맺었고 말채·층층나무 사이 맞은편 산은 깎아 섰다. 30분 더 내려와서 바위로 쏟아지는 계곡물에 땀을 씻는다. 워낙 물이 차가워 시리지만 한참 있으니 덜하다.바위 물이끼에 미끄러져 하마터면 머리를 다칠 뻔 했다. 골반 쪽이 오래도록 욱신거린다. 천일굴 다시 보고 아침에 올라갔던 나무다리 햇살이 살갑다. 오후 2시경 휴양림으로 내려왔다. 산삼금표 이정표가 왜 없냐고 물으니 안 내지도 에 연필로 표시를 해 준다. 가리왕산은 조선 시대 산삼이 많이 나서 마항치에 강릉부삼산봉표(江陵府蔘山封標)빗돌을 세웠다. 산삼을 못 캐도록 한 일종의 금지구역 표석이다.오후 3시, 경치가 빼어난 아우라지에 는 햇볕이 따갑고 덥다. 물이 길게 흘러가 는 강, 오전에 비가 내려선지 하늘은 높고 구름도 하얗다. 강가의 처녀 상을 두고 다 리를 건너오는데 옥수수 파
[뉴스퀘스트=김재준 시인(전 경북산림환경연구원장)] 영동고속도로 진부 나들목 내려서 정선으로 간다. 주말 여름 휴가철이지만 동서울, 호법을 지나자 다행히 정체구간이 짧다. 구불구불 강을 따라 가는 길 은 산이 아니라 산으로 둘러쳐진 벽이다. 산이 만든 벽. 기교를 부릴 줄 모르는 무표정한 강원도 산들, 모두 90도로 곧추 섰다. 백석폭포를 지나 어느덧 산그늘이 내린다. 서울에서 거의 4시간, 저녁 6시 40분경 읍내 여관에 짐을 풀고 장터골목으로 나서니 모든 것이 정겹다.곤드레 비빔밥, 콧등치기국수, 메밀부침개, 막걸리 한 잔. 으스름 내린 교육 청 시커먼 뒷산을 바라보며 걷는데 벽화의 아리랑 노랫말이 재밌다. “술 잘 먹 고 돈 잘 쓸 때는 금수강산일러니 술 못 먹고 돈 떨어지니 적막강산일세.”“매일 금수강산?”“…….”정선(旌善)은 백제에서 신라로 망명한 전씨(全氏)에 내린 시호가 정선군이라 는 데서 유래한다. 정선이라는 표현은 우리글이 없던 시절 “넓고 큰 언덕·산 고을”을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