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실리콘밸리서 로드맵 발표...미세화 경쟁 치열해질 듯
비모바일 비중 50% 확대...글로벌 생산기지 확대 가능성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최시영 사장이 3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에서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삼성전자가 1.4나노(nm·10억분의 1m) 공정을 적용한 반도체를 양산하겠다고 선언했다.

세계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에서 미세화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3일(현지시간)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3년 만에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를 열고, 파운드리 신기술과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이 자리에서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 공정 기술을 혁신해 2025년에는 2나노, 2027년에는 1.4나노 공정을 도입하겠다는 로드맵을 공개했다.

GAA는 삼성의 차세대 반도체 트랜지스터 구조로, 전류의 흐름을 제어하는 '게이트'가 전류를 흐르게 하는 '채널'의 4개 면을 둘러싸는 형태를 갖췄다.

전류가 흐르는 면적을 넓혀, 공정 미세화에 따른 트랜지스터의 성능 저하를 극복하고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여주는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을 예고한 적이 있지만, 그보다 나아간 1.4나노 계획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파운드리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공정 리더십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하면서, 향후 경쟁사 간 신경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 TSMC는 현재 3나노 공정에 돌입했고, 2나노에 이어 1.4나노 공정 개발에도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양산 시기를 비롯해 구체적인 로드맵은 나오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2015년 핀펫 트랜지스터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고, 올 6월 GAA 트랜지스터 기술을 적용한 3나노 1세대 공정 양산을 시작하면서 응용처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에는 팹리스(설계) 고객과 협력사, 파트너 등 50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사진=삼성전자]

한편 삼성전자는 고성능 저전력 반도체 시장을 공략해 2027년까지 모바일을 제외한 제품군의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키우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 기반의 고성능 컴퓨팅(HPC) 제품을 양산한 데 이어, 4나노 공정을 HPC와 오토모티브(차량용 반도체)로 확대할 예정이다.

비휘발성메모리(eNVM)와 무선주파수(RF)에도 다양한 공정을 개발해 고객 수요에 맞춘 파운드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한 현재 양산 중인 28나노 차량용 eNVM 솔루션을 2024년 14나노로 확대하고, 향후 8나노 eNVM 솔루션을 위한 기술도 선보일 방침이다.

RF 공정 서비스도 확대한다. 현재 양산하고 있는 14나노 RF 공정에 이어 세계 최초로 8나노 RF 제품 양산에 성공했고, 5나노 RF 공정도 개발 중에 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행보를 기반으로 2027년까지 선단 공정 생산능력을 올해 대비 3배 이상 확대해 고객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쉘 퍼스트' 라인 운영으로 시장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다. 쉘 퍼스트는 반도체 클린룸을 선제적으로 짓고, 향후 시장 수요와 연계한 설비 투자로 안정적인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1라인에 이어 투자할 2라인을 쉘 퍼스트에 따라 강화할 계획이다. 향후 국내외 글로벌 라인 확대 가능성도 밝혔다.

이날 발표에 나선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최시영 사장은 "고객의 성공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존재 이유"라며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하는 파트너로서 파운드리 사업의 새 기준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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