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타엔진 품질비용 반영 때문...영업익률도 4.2%p 하락
부품 수급 완화 속 공급확대 잰걸음...4분기 최대 실적 암시

기아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기아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 기아가 올 3분기 23조원이 넘는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세타엔진 관련 품질 비용을 반영하면서 지난해보다 감소한 영업이익 성적표를 받았다. 회사는 4분기 반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자동차 업계를 괴롭혀온 차량용 부품 부족 사태에 대한 부담을 털어내고 있고, 고수익 판매와 백오더(밀려 있는 주문량) 등 수익성을 대폭 개선할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25일 기아는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지난 3분기 매출 23조1616억원과 영업이익 7682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30.5% 증가하며, 종전 최고치였던 올 2분기(21조8760억원)를 뛰어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2.1% 감소했다. 세타2 엔진 결함과 관련해 평생보증 프로그램 품질비용(1조5400억원)이 반영되면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기아가 이번 분기에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해왔다. 기아의 영업이익이 1조원을 하회한 것은 2020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동기보다 4.2%포인트(p) 하락한 3.3%를 기록했다.

기아 관계자는 "부품 수급 개선으로 판매가 증가했고, 높은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고수익 차량 중심의 판매로 수익구조 개선이 지속된 가운데 우호적 환율 영향도 강하게 작용했다"면서도 "엔진 품질비용이 크게 반영된 결과 영업이익 감소를 피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그룹사인 현대차 또한 최고 매출을 올렸지만 품질비용 영향으로 3.4% 감소한 영업이익을 냈다.

기아 전용 전기차 EV6 [사진=기아]

국내외 판매 성적은 성장세를 보였다.

기아가 3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한 차량은 75만2104대로 지난해 동기보다 9.9% 증가했다. 국내 판매 대수는 6.2% 증가한 13만2768대, 해외 판매는 10.7% 늘어난 61만9336대다.

국내의 경우 전용 전기차인 EV6와 신형 니로의 신차 효과가 주효했다. 여기에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상황이 나아지면서 주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들의 대기 수요가 해소됐다.

해외의 경우 러시아 권역의 판매 중단 영향이 본격화됐지만, 수익성이 더 높은 타 권역으로 물량을 전환하면서 위기를 타개했다고 기아는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인도공장은 3교대로 전환됐다.

그 결과 카렌스와 신형 스포티지 신차 효과로 해외 판매가 증가했다.

친환경차 판매도 호조를 보였다. 3분기 친환경차 판매는 EV6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등 신차 효과에 힘입어 지난해 동기보다 46.8% 증가한 12만3000대를 기록했다.

전체 판매 중 친환경차의 비중도 5.6%p 상승한 16.8%를 달성했다.

유형별로 나눠보면 하이브리드(6만2000대·67.0%↑)의 인기가 좋았다. 이어 전기차(4만대·34.3%↑)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2만1000대·24.1%↑)가 뒤를 따랐다.

기아는 올해 초부터 유럽에 판매되는 스포티지 라인업에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추가했다. [사진=기아]

한편 기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인플레이션 등 불안정한 대외 환경이 계속되는 가운데, 4분기 실적 개선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기아는 전 차종과 전 지역에 걸친 강한 수요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4분기에는 반도체 등 부품 수급 개선과 연계한 공급 확대를 통해 판매 회복과 수익성 강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 측은 이날 콘퍼런스 콜에서 "백오더와 낮은 수준의 인센티브, 환율 효과 등을 감안할 때 올 4분기에는 수익성 면에서 가장 나은 실적을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역대 최고 실적을 예고한 셈이다.

기아는 3분기 말 기준 120만대 이상의 백오더 물량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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