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에 '적극적 행보' 소식에 장중 상승세
인수 1순위는 증권사...이베스트·SK 등도 유력 매물로 거론
중소형 인수 후 우리종금과 합병 시나리오도..."매물 보고 결정"

우리금융그룹이 비은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우리금융그룹 본사. [사진=남지연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비은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우리금융그룹 본사. [사진=남지연 기자]

【뉴스퀘스트=남지연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연초부터 비은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올금융그룹의 벤처캐피탈(VC)인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 후보자 중 우리금융이 가장 좋은 조건의 인수의향서를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면서다.

우리금융지주의 인수합병(M&A) 시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우리금융의 증권사 인수에 쏠리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증권사 인수 의사를 내비친 데다 최근 증권업 부진으로 증권회사들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지금이 효율적으로 인수할 수 있는 적기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13분 기준 다올인베스트먼트는 전 거래일보다 17.09% 오른 3905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우리금융지주가 다올인베스트먼트의 인수 유력 후보에 떠오른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이 지난해 말 다올인베스트 인수의향서를 다올투자증권에 제출한 결과, 복수의 후보자 중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우리금융과 다올투자증권은 '긍정적 논의'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우선인수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단계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향후 법적 구속력이 있는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하고 우선인수협상대상자 선정, 본계약 체결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가격 조정이 되지 않을 경우 매각이 취소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양측은 앞으로 인수금액 등 다양한 조건을 두고 줄다리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우리금융의 1순위 M&A는 증권사인 만큼 우리금융은 현재 증권사 인수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우리금융으로써는 현재 좋지 않은 증권업계의 분위기가 낮은 가격에 인수할 수 있는 타이밍으로 꼽힌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은 “현재의 증권업 부진, 밸류에이션 급락이 인수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아직까지 증권사 매물이 없다 보니 실제 인수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현재 증권사 잠재 매물로 거론되는 증권사 중 이베스트투자증권이 가장 유력한 매물 후보로 꼽힌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G&A의 보유 기한이 올 6월까지로, 펀드의 출자자인 LS그룹은 이를 직접 인수하거나 외부에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간 G&A 사모펀드의 지분 98%을 보유하고 있는 LS네트웍스가 꾸준히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유력한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이 밖에 업계에선 SK증권, 유안타증권 등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의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SK증권의 경우 ‘SK’브랜드 사용 기간은 2023년 12월까지다.

현재 SK증권은 J&W파트너스가 인수 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데다 증권업계가 증시 불황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자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유안타증권의 경우 우리금융이 증권사 매물을 찾는다는 소식이 들릴 때마다 매각설이 함께 제기돼 왔다.

지난해 말에도 매각설이 제기된 바 있으나 양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베스트투자증권과 SK증권 등은 우리금융지주 측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회사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들 증권사는 IB(투자은행) 부문에 특화된 증권사인데, 우리금융이 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리테일과 WM(자산관리) 부문에 강점을 둔 증권사를 인수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내부에서는 여러 방안을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소형 증권사 인수 후 우리종합금융과의 합병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우리금융은 중대형 증권사를 선호하지만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한 후 우리종합금융과 합병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010년 메리츠종금도 증권업을 결합해 메리츠종금증권으로 출범한 바 있다. 당시 메리츠종금증권은 종금업 라이선스를 통한 조달부문 경쟁력을 바탕으로 IB부문을 확대하는 등 시너지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같은 사례처럼 우리종금의 업무 영역과 시너지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증권사를 찾는 방안도 거론된 바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증권업 인수에는 다양한 방안이 있는 것이 맞다”면서 “시장에 나오는 매물에 따라서 다양한 전략을 세우고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보험권에서는 KDB생명과 ABL생명과 AIA생명, 동양생명 등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이 수년째 잠재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손보업에선 지난 2020년 한 차례 매각을 시도했다 불발된 악사손보와 사모펀드운용사(PEF) JKL파트너스가 인수한 지 3년이 지난 롯데손보, 최근 매각절차를 진행 중인 MG손보 등이 잠재매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다만, 우리금융의 우선 순위는 증권사인만큼 보험업 인수는 증권업 인수 이후에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현재 우리금융의 M&A 1순위는 증권업, 2순위가 VC”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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