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기업 여성 사외이사 비중 21%...연속 증가세
한국가스공사 4명 최다...삼성전자·기아 등도 2명씩
"여성 영입 거세지만 법 준수 수준...앞으로 더 많아질 것"

지난해 처음으로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사외이사 비중이 20% 선을 돌파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픽사베이]
지난해 처음으로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사외이사 비중이 20% 선을 돌파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픽사베이]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 국내 대기업의 여성 사외이사 비중이 처음으로 20%를 돌파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8월 개정 자본시장법이 시행된 효과로 읽힌다. 이 법은 자산 2조원이 넘는 기업의 이사회를 특정 성별이 독식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성 사외이사가 활약하는 기업도 100곳 중 80곳으로 많아졌다. 사내이사를 포함해 기업 이사회에서 활약하는 여성 임원의 비중도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12일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는 '2022년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사외이사 현황'을 분석해 위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전체 사외이사 수는 447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여성 임원은 94명이었다. 5명 중 1명꼴인 21%가 여성 이사로 활약하고 있는 셈이다.

100대 기업 내 여성 사외이사는 2020년 35명(7.9%), 2021년 67명(15%)으로 증가하다 지난해 처음으로 20%대로 진입했다.

여성 사외이사가 활약하고 있는 기업 수도 늘었다. 지난 2020년 100곳 중 30곳이었던 것이 2021년 60곳으로 많아졌고, 작년에는 82곳으로 증가했다.

유니코써치는 개정 자본시장법이 시행된 이후 대기업들이 여성 사외이사 영입에 속도를 올렸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이미 관련 법이 시행 중이지만 일부 기업의 경우 기존 사외이사의 임기가 남아 있고, 마땅한 여성 사외이사 후보를 찾지 못해 여전히 남성 중심의 이사회를 운영하는 대기업도 있다"며 "올해 3월 주주총회를 전후로 여성이 이사회에 진출하는 기업과 인원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년 3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여성 사외이사가 가장 많은 곳은 한국가스공사였다. 이 회사의 사외이사는 총 8명인데, 그중 절반인 4명이 여성이었다.

이외 삼성전자와 한국전력, 기아, 에쓰오일, LG화학, 롯데쇼핑, LG에너지솔루션, 삼성전기, 금호석유화학에서도 여성 사외이사가 각 2명씩 활약하고 있다.

[자료=유니코써치]
[자료=유니코써치]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포함한 전체 이사회에 이름을 올린 등기임원은 728명으로 집계됐는데, 이중 여성은 99명(13.6%)이었다.

최고경영자(CEO)급에 해당하는 여성 사내이사 중에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정책 대표, 임상민 대상 전무, 김소영 CJ제일제당 사업본부장이 포함됐다.

하지만 유리천장이 깨졌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최근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대기업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려는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면서도 "아직은 법을 준수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여성 사외이사를 복수로 늘리는 기업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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