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기 잡은 기업銀... 대출 성장·이자이익 급증에 실적 성장
NH투자증권, 지난해 순익 67.5% 급감한 영향도 커
농협금융, 비은행부문 실적 개선 전망... TOP5 경쟁 더 치열해진다

지난해 신한-KB-하나-우리 등 국내 4대 금융그룹에 이은 TOP5 금융그룹의 마지막 자리는 IBK기업은행이 농협금융을 제치고 차지했다. 사진은 IBK기업은행 [사진=IBK기업은행]
지난해 신한-KB-하나-우리 등 국내 4대 금융그룹에 이은 TOP5 금융그룹의 마지막 자리는 IBK기업은행이 농협금융을 제치고 차지했다. 사진은 IBK기업은행 [사진=IBK기업은행]

【뉴스퀘스트=남지연 기자】 지난해 신한-KB-하나-우리 등 국내 4대 금융그룹에 이은 TOP5 금융그룹의 마지막 자리는 IBK기업은행이 농협금융을 제치고 차지했다.

금리 인상과 대출성장으로 이자이익 확대되며 기업은행이 호실적을 기록했던 한편, 농협금융의 주요 계열사인 NH투자증권의 실적 부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NH농협금융지주를 당기 순이익에서 5656억원 가량 앞서며 금융그룹 5위 자리를 차지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 당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15.3% 오른 2조7965억원에 달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전년 대비 2.7% 감소한 지난해 2조230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IBK기업은행은 전년인 2021년에도 2조425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NH농협금융지주(2조2919억원)을 앞선 바 있다. 기업은행은 이번에 농협금융과 더욱 격차를 벌리며 TOP5 금융그룹 자리에 안착했다.

농협금융은 이번 실적이 감소한 배경으로 지난해 약 4000억원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한 데 따른 효과를 꼽았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늘릴 경우 그만큼 비용으로 계상돼 수익에서 차감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적게 쌓으면 실적이 개선되고 반대로 많이 쌓으면 실적이 악화되는 구조다.

흥미로운 점은 IBK기업은행도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았음에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는 것이다.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모두 1조4640억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쌓았다. 이는 전년(9564억원) 대비 51.3% 오른 수치다.

◇ 대출 성장·이자이익 급증, 승기 잡은 기업銀... NH證 실적 부진도 영향

IBK기업은행이 농협금융을 앞설 수 있던 것은 은행의 실적 성장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IBK기업은행의 은행 별도 순이익은 전년 대비 22% 오른 2조4705억원을 기록하며 큰폭의 실적 성장을 이뤘다. 한편, 농협은행은 지난해 1조7182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대비 10.5% 증가한 수치다.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중소기업대출 잔액 증가 등 대출이 성장한 데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이자이익이 증가한 영향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로써 총대출 규모가 급증해 지난해 IBK기업은행의 대출잔액은 전년 말 대비 7.4% 증가한 273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220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말과 비교해 16조8000억원(8.2%) 오른 수준이다. 중소기업금융의 시장점유율은 23%에 달한다.

지난해 은행의 이자이익은 7조40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5조5893억원)과 비교해 26% 늘었다.

농협금융의 주요 계열사인 NH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이 급감한 영향도 컸다.

NH투자증권은 2021년 9315억원에 달하던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기준 3029억원으로 67.48% 감소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증권업황이 불황을 겪은 데다 부동산PF 리스크 우려와 기업공개(IPO) 한파로 IB(기업금융) 부문이 부진한 여파로 분석된다.

농협은행 전경사진 [사진=농협은행]
농협은행 전경사진 [사진=농협은행]

◇ 농협금융, 올해 비은행부문 실적 개선 전망... 더 치열해진다

다만, 농협금융이 IBK기업은행보다 비은행 부문에 있어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만큼 양사를 둘러싼 경쟁은 올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농협금융의 비은행부문의 그룹 순익 기여도는 22.9%인 반면, IBK기업은행의 비은행부문의 기여도는 11.6%에 그친다.

특히, 올해는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로 들어가면서 증권 업황이 ‘상저하고’로 관측되는 의견이 우세한 데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수혜로 농협금융의 주요 계열사인 NH투자증권, 농협생명, 농협손보의 실적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농협금융의 농협생명은 전년 대비 30.9% 오른 2170억원을 기록했다.

농협손해보험은 33.2% 오른 1147억원, 농협캐피탈은 7.4% 오른 103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NH투자증권만이 지난해 67.4% 감소한 303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 기업은행의 자회사인 IBK투자증권과 IBK캐피탈, IBK저축은행 등 거의 대부분 자회사들의 실적이 전년 대비 하락했다.

IBK투자증권의 지난해 전년 대비 53.3% 감소한 471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IBK캐피탈도 전년 대비 9.1% 내린 1822억원의 순익을 시현했다. 이 밖에 IBK연금보험은 62.4% 감소한 240억원, IBK저축은행은 12.9% 오른 19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IBK기업은행이 올해에도 ‘TOP5’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특히, 올해 IBK기업은행의 경우 김성태 행장, 농협금융지주 회장에는 이석준 회장, 농협은행장에는 이석용 행장이 각각 취임해 이들이 어떤 노력을 기울일지도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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