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피드몬트와 리튬정광 20만톤 계약
지역편중 탈피..."세제혜택 기준 충족, 소재확보 투자 계속"

LG화학이 올해 북미에서 유일하게 상업 생산이 가능한 캐나다 퀘백의 NAL 리튬 광산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사진=LG화학]
캐나다 퀘벡의 NAL 리튬 광산. [사진=LG화학]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전기차 산업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전지 소재 업계의 발걸음도 분주해지는 분위기다.

17일 LG화학은 미국 광산업체 피드몬트 리튬과 총 20만톤 규모의 리튬정광 구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리튬정광은 리튬 광석을 가공해 농축한 고순도 광물로, 배터리 핵심 원료로 꼽히는 수산화 리튬을 추출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피드몬트 리튬은 올해 3분기부터 캐나다 광산에서 나오는 리튬정광을 LG화학에 공급한다. 연간 5만톤씩 4년간 공급할 예정인데, 리튬 약 3만톤을 추출해 고성능 전기차 약 50만대에 활용할 수 있는 규모다.

피드몬트 리튬이 지분투자를 통해 간접 보유하고 있는 캐나다 퀘벡 NAL 광산은 올해 북미에서 유일하게 상업 생산이 가능한 리튬 광산이다.

LG화학은 북미에서 채굴한 리튬을 현지 고객에게 공급할 양극재를 생산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국내 전지 소재 업체 중 북미산 리튬을 확보한 것은 LG화학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피드몬트 리튬은 2016년 설립된 광산 업체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본사를 두고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와 테네시에서 리튬 광산 개발과 생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캐나다 퀘벡·가나 케이프코스트에서 개발 중인 리튬 광산 업체에도 지분을 가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14일(현지시간) 워싱턴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전국 카운티협회 행사에 참석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칩스법 등에 대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UPI/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14일(현지시간) 워싱턴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전국 카운티협회 행사에 참석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칩스법 등에 대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UPI/연합뉴스]

이번 협력이 나온 배경에는 미국 IRA에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깔려있다.

LG화학은 북미산 리튬정광을 사용할 시 미국 IRA에 따른 세제 혜택 기준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이차전지 핵심 광물의 지역 편중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 선제적으로 원재료를 확보하여 고객에게 IRA 기준을 충족한 제품을 제공하는 등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하겠다"라고 강조했다.

IRA는 배터리 광물과 부품 요건을 충족한 전기차에 세액공제를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망의 흐름을 지역 내로 가져오겠다는 취지다.

혜택 대상이 되려면 북미 지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가져온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해야 한다. 현지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위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대중국 수입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 등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수산화리튬 전체 수입액(36억8000만달러) 중 87.9%(32억3000만달러)는 중국이 차지했다. 전년보다 4.1%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때문에 국내 배터리 및 소재 업계가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한 움직임은 더 빨라질 전망이다.

LG화학은 "IRA뿐만 아니라 유럽 핵심원자재법(RMA) 기준을 충족하는 전지소재를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화학은 피드몬트 리튬과 7500만달러(약 96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해, 지분 약 6%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회사는 퀘벡 광산의 리튬정광 외에도 피드몬트 리튬이 미국에서 생산하는 수산화리튬 물량 연 1만톤에 대한 우선협상권을 얻는 등 원재료 공급 안정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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