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완성차 10대 중 1대 전기차...802만대 팔려
현대차 37만대로 7위...'내수중심' 중국기업에 밀려
"올해 전망 불확실...시장 점유율 크게 변화할 수도"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울산 생산라인 [사진=현대차그룹]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거세다.

지난해 반도체 공급난이 이어졌고 고금리와 고물가에 따라 소비가 위축됐지만, 세계에 팔린 전기차 수는 800만대를 넘어섰다. 전체 완성차 판매량의 10%에 육박한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은 37만대를 팔며 글로벌 순위 7위에 자리매김했다. 테슬라는 성장률이 더뎌졌지만 1위 타이틀을 지켜냈고, 중국 기업들은 내수 성장에 힘입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20일 한국자동차연구원(한자연)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팔린 완성차 수는 8063만대다. 전년(8144만대)와 비교했을 때 1.0%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전기차만 떼고 보면 분위기가 달랐다. 같은 기간 전기차는 68% 늘어난 802만대가 판매됐다. 완성차 전체 시장에서 9.9%를 차지했다.

한자연은 "지난해 반도체 공급 병목 현상으로 차량 인도가 지연됐고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낳은 고유가 등으로 소비가 위축되었지만 전기차 판매량의 경우 꾸준히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국가별 전기차 판매량을 보면 중국은 전년 대비 86.1% 성장한 507만대를 달성했다. 점유율 63.3%로 왕좌를 차지하기도 했다.

유럽은 전년보다 25.5% 늘어난 162만대, 미국은 58.9% 증가한 80만대를 기록했다. 미국의 경우 현대차그룹의 신차 확대와 테슬라·포드의 성장세에 올라탔다고 평가되고 있다. 한국은 61.2% 성장한 16만대로 4위에 올랐다.

완성차 그룹별로 나눠보면 테슬라는 40% 증가한 131만여대를 기록했다. 세계 시장에서 가장 많은 규모지만 중국 시장 내 부진과, 경쟁 기업들의 성장세에 성장률은 하락했다.

이어 중국 내수 시장에 집중한 BYD(92만대)와 상해기차(90만대)가 뒤를 이었고 폭스바겐(57만대), 지리(42만대), 르노닛산(39만대) 순으로 판매량이 많았다.

현대차그룹은 52.9% 증가한 37만대로 7위에 올랐다.

제2의 테슬라가 되겠다고 자신하던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과 루시드는 기지개를 켜지 못했다. 리비안은 지난해 초기 생산목표 5만대보다 적은 2만4337대를 생산했고, 루시드는 목표 2만대에 못 미치는 7180만대를 만드는 데 그쳤다. 

국내 전기차 시장만 떼고 보면 현대차그룹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그룹은 2021년부터 모델을 다양화하기 시작해, 지난해 국내 시장 점유율 73.9%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테슬라의 경우 지난해 차량 가격을 인상하면서 보조금 혜택이 줄어든 탓에 판매량이 크게 감소했다. 최근 다시 가격을 최대 14% 인하하며 판매량 회복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료=한국자동차연구원]
[자료=한국자동차연구원]

한편 올해 불확실한 시장 환경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순위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한자연은 "완성차 업계의 노력에 힘입어 전기차 차량 선택지가 확대되는 동시에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완화세를 보이고 있어 전기차 공급 측면의 병목 현상은 감소할 전망"이라면서도 "올 한해 글로벌 경기 둔화가 지속될 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완성차 교체 주기가 연장되는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전기차 시장에서는 소비자의 실질 구매력을 고려한 가격 책정과, 성장세가 강한 시장에 대한 차량의 적기 공급, 내연기관차를 대체할 만한 높은 상품성을 갖춘 모델 출시 등 기업별 전략이 시장 점유율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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