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기침체 고려해 기준금리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 나와
물가안정·미국과의 금리 격차 감안하면 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
2월 금통위 이후 전망은... 전문가들 의견 엇갈려, 미국 행보 지켜봐야

올해 두 번째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기준금리 향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진은 2022 하반기 물가설명회서 발언하는 이창용 한은 총재 [사진=연합뉴스]
올해 두 번째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기준금리 향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진은 2022 하반기 물가설명회서 발언하는 이창용 한은 총재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남지연 기자】 올해 두 번째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기준금리 향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할 것이란 전망과 베이비스텝을 단행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시장은 지난 1년 반 동안 이어진 긴축 행보가 중단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통위는 오는 23일 올해 두번째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조정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시장 냉각 등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2월 금통위부터는 금리 동결이 필요하다”면서 “기재부는 2월 내수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부진 및 기업심리 위축이 지속되면서 경기 흐름이 둔화되고 있다고 평가한 상황이다. 지금 한은은 하강하는 국내 경기에 보다 집중해야 할 형편”이라고 평가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은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속도 조절과 경기 하강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한국은행은 추가 인상보다는 그간 누적된 통화 긴축 효과를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1년 반 동안 이어져 온 금리 인상의 효과를 점검할 때가 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한은이 물가안정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는데다 최근까지도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5%대의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는만큼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2%로, 여전히 5%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긴축 기조가 더 장기화될 우려가 있는 점, 미국과의 금리 격차도 통화긴축을 전망하는 이유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일 "두어 번(couple)의 금리 인상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연 3.5%,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4.5~4.75%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채권전문가 중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 응답자 중 97%(33명)가 0.25%포인트 인상을 전망하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 인상시 베이비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25%P 인상)이 유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의 물가나 경기지표를 보면 3월, 5월 두 차례 정도 미국 연준이 베이비스텝을 더 밟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은도 한 번 정도는 더 따라가야 할 텐데, 이번에 동결하면 시장이 인상 종결 신호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다시 올리기 힘들다. 3.75%에서 인상기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시장은 향후 금리 인상 여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전문가의 의견은 엇갈렸다. 우선, 일부 전문가는 2월 금통위에서 금리가 동결되더라도 향후 한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1월 고용·물가·소비 지표가 일제히 호조를 보이면서 연준이 금리를 예상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더 오래 이어갈 가능성이 커진 만큼 미국의 향후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달 한은이 3.50%에서 동결한 이후 올 4월이나 5월에 한 번 더 0.25%포인트 금리 인상할 것으로 본다"면서 "물가가 2% 목표치에 비해 상당히 상회하는 수준이고 미국이 올 2분기까지 계속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한은이 2분기에도 1분기(3.50%) 수준의 금리 동결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부분에 대해선 회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민 연구원은 "이후 한은은 3.75%의 금리를 이어가다 올 10월과 11월 2차례 걸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말 기준금리는 3.25% 수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해외 경제지표가 한번 예상을 벗어났다고 해서 급작스러운 통화정책의 변화는 있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동결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면서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종료되었다고 판단하며 연말까지 현 수준 금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경제지표가, 그것도 해외 경제지표가 한번 예상을 벗어나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단기적으로 확대되었다고 해서 통화정책의 변화를 줄 수는 없다"며 "기준금리는 당장 추가 인상도, 향후 인하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