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다올인베스트먼트 지분 52% 인수... 23일 자회사로 편입
사외이사 후보에 VC 전문가·정통 증권맨 합류... 임 내정자와 24일 새출발
‘1순위’ 증권사, 유안타·이베스트 등 잠재 매물로 거론되나... '글쎄' 의견도
증권업 인수 시간 소요 전망 나와... 보험업 인수는 증권업 인수 이후 유력

사진은 우리금융그룹 [사진=우리금융그룹]
임종룡 회장 내정자가 이달 취임을 앞둔 가운데 우리금융그룹이 비은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우리금융그룹 [사진=우리금융그룹]

【뉴스퀘스트=남지연 기자】 임종룡 회장 내정자가 이달 취임을 앞둔 가운데 우리금융그룹이 비은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임종룡 회장 내정자와 함께 다올금융그룹의 벤처캐피탈(VC)인 다올인베스트먼트가 이달 자회사로 편입되는 데다 이사회에 벤처투자 전문가와 '증권맨'이 합류하는 등 새출발 하면서다. 

우리금융이 비은행 강화 행보를 빠르게 이어가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우리금융의 향후 증권·보험업 인수에 쏠리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우리금융지주는 다올투자증권이 보유한 다올인베스트먼트 경영권 지분 52%를 인수하기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최종 거래매매대금은 2125억원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달 23일로 예정된 다올인베스트먼트 정기주주총회일에 거래를 종결하고 15번째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이어 최근 우리금융지주 사외 이사진에는 지성배 이사와 윤수영 이사가 임기 2년의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됐다. 

지성배 후보는 IMM 인베스트먼트 대표이자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을 역임한 VC시장 전문가, 윤수영 후보는 키움자산운용 대표이사와 키움증권 부사장을 지낸 정통 증권맨이다.

이들은 임종룡 회장 내정자와 함께 이달 24일 정기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최종 선임될 예정인 가운데 향후 우리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있어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이번 신임 사외이사진에 벤처캐피탈협회장을 지낸 지성배 후보, 키움증권 부사장을 역임한 윤수영 후보가 추천된 것만 봐도 우리금융의 비은행 강화 포트폴리오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로 사내 스타트업 협력 프로그램인 '디노랩(DINNOlab)'을 통해 유망기업 발굴에 더 힘쓰는 방식으로 사업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시장에서는 우리금융의 비은행 강화를 위한 인수 우선 순위 1위가 증권사인 만큼 증권사 인수에 관심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다만, 우리금융지주가 최근 VC 인수에 나선 데다 아직까지 증권사 매물이 없는 점 등으로 증권업 실제 인수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VC 인수로 우리금융지주는 증권업 인수에 발판을 마련했다”면서 “다만, 우리금융지주라는 거대한 금융그룹도 2125억원의 VC 인수로 부담이 있을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증권업 인수는 생각보다 빠르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증권사 잠재 매물로 거론되는 증권사는 유안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SK증권 등이다. 이 중 유안타증권의 경우 우리금융이 증권사 매물을 찾는다는 소식이 들릴 때마다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다만, 양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G&A의 보유 기한이 올 6월까지로, 펀드의 출자자인 LS그룹은 이를 직접 인수하거나 외부에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그간 G&A 사모펀드의 지분 98%을 보유하고 있는 LS네트웍스가 꾸준히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유력한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SK증권의 경우 ‘SK’ 브랜드 사용 기간은 2023년 12월까지인 데다, J&W파트너스가 인수 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들이 실제로 매물로 나올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으로 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매물 후보로 거론되는 유안타증권 등 당사자 측은 매각 의지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들 증권사는 우리금융지주 측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회사라는 의견도 나온다.

잠재 매물로 거론된 증권사는 IB(투자은행) 부문에 특화된 증권사인데, IB뿐만 아니라 리테일과 WM(자산관리) 부문에도 강점을 둔 증권사가 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 내부에서는 여러 방안을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소형 증권사 인수 후 우리종합금융과의 합병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앞서 지난 2010년 메리츠종금도 증권업을 결합해 메리츠종금증권으로 출범한 바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증권업 인수에는 다양한 방안이 있는 것이 맞다”면서 “시장에 나오는 매물에 따라서 다양한 전략을 세우고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의 보험업 인수는 증권업 인수 이후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현재 우리금융의 M&A 1순위는 증권업”이라면서 “증권업 인수가 이뤄진다면 이후 보험업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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