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기록하고 있는 금융지주들 모두 상생 경쟁
금융당국과 공조 아래 금융취약계층 지원책 강구해야
1· 2차 후보군 검증거쳐 내달 최종후보자 1인 선정, 11월 주총 선임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이번 임기를 마지막으로 퇴진 의사를 밝히면서 차기 KB금융그룹 회장 선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금융권 내 '상생금융' 열풍이 불고 있는 만큼 이러한 부분에 최적임자가 선임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사진=KB금융그룹]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이번 임기를 마지막으로 퇴진 의사를 밝히면서 차기 KB금융그룹 회장 선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금융권 내 '상생금융' 열풍이 불고 있는 만큼 이러한 부분에 최적임자가 선임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KB금융그룹 제공=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9년째 KB금융그룹을 이끌어온 윤종규 회장이 이번 임기를 끝으로 퇴진을 결정하면서 차기 회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인물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차기 회장은 KB금융그룹의 내부 발전보다 외부 평가에 더욱 신경을 써야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금융지주사들이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 자산운용 등을 바탕으로 높은 수익을 내는데 집중했다면 최근 분위기는 ‘상생금융’을 추구하는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을 비롯해 NH농협·신한금융·우리금융·하나금융 등 5대 금융지주사들은 올해 들어 경쟁적으로 사회공헌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이 앞다퉈 사회공헌을 확대하는 이유는 고금리 기조 아래 역대급 실적을 올리면서 ‘이자장사’ 논란과 함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에도 금융지주사들은 조 단위에 이르는 이익을 올렸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먼저 KB금융그룹은 전체 순이익이 2조 9967억원에 달하면서 전년 동기(2조 6705원) 대비 약 12.2% 성장했다.

같은 기간 NH농협금융은 당기순이익 1조 7058억원을 시현하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신한금융그룹은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1%가 감소했지만, 조 단위(2조 6262억원) 이익을 무난히 넘어섰다.

우리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도 마찬가지다. 작년보다 당기순이익이 약 14.5% 줄었지만, 1조 53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금융그룹의 경우 2분기 당기순이익 9187억원을 포함해 상반기 누적 연결당기순이익이 2조 209억원에 달했다. 

이들 금융지주사들은 이번 실적발표에서 성과를 내세우는 것보다 충당금 적립 등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상생금융을 추구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올해 초 5대 금융지주사 회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금융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사회적 공헌 프로그램을 확대해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당국도 5대 금융지주사를 독려하며 상생금융 확대와 자영업자 지원 노력을 이어나가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지난 3월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시중은행 현장을 직접 방문해 소상공인, 가계대출 차주 등이 참석한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원장은 고금리로 인한 금융부담 등 소비자의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하고 이자부담 완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당시 이 원장은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격언처럼, 은행도 고객의 어려움을 헤아리고 함께 나아갈 수 있어야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에서도 은행권 상생금융 현황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 5월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민간전문가 등과 함께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 제7차 실무작업반’을 개최하고 은행권의 다양한 상생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은행권의 상생금융 노력과 관련해 차주의 상환 부담을 완화하고,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금리인하 ▲이자감면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등의 지원방안을 검토했다.

김 부위원장은 “은행권 상생금융 노력이 실질적으로 국민들의 경제적 고통을 분담·완화하기 위해서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은행권 스스로 지속 가능한 상생금융 문화를 확산시켜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에 이어 향후 3년 동안 KB금융그룹을 이끌 차기 회장이 최우선 과제로 상생금융 강화를 꼽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윤 회장도 임기 동안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ESG(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경영을 확산시키고, 각종 사회공헌 사업을 늘리면서 ‘금융의 선한 영향력’이 전파되도록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5대 금융지주사들은 금융취약계층,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한 다양한 금융 지원 프로그램 마련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아직 경기불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 20명의 롱리스트명단에서 1차 숏리스트(압축후보군)에 오를 6명의 후보를 추리고 오는 29일 인터뷰 등을 통해 2차 숏리스트(3명)을 선정할 예정이다.

내달 8일에는 3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심층평가를 실시한 뒤 최종후보자 1인을 확정할 방침이다.

이후 최종후보자가 자격 검증을 통과하게 되면 11월 20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정식 회장에 오르게 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