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지난 2001년 지주체제 수립 후 ‘그룹사 간 IT 위수탁 운영 방식’을 놓고, 수십년 동안 개편 논의를 이어온 우리금융그룹이 직접 수행방식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IT자회사(우리FIS)가 우리은행·우리카드 등을 대신해 IT 업무를 수행했던 기존 방식과 비교했을 때 개발기간이 최대 50% 단축되면서 외주개발 최소화, 중복요소 제거에 따른 비용절감, 현업 직원의 IT역량 향상 등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우리금융그룹은 ‘우리금융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IT 거버넌스 개편’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의 경과 ▲현황 ▲기대효과 ▲향후 추진계획 등을 발표했다.

우리금융그룹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은행·FIS 임직원 겸직, 교차근무 등 다양한 개선 시도들이 있었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은 거버넌스 개편이라는 결론에 의해 단행됐다.

그룹사 간 인력 이동 등 쟁점 사안에 대해 노사, 계열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10년 넘게 답보 상태에 머물렀던 운영방식이 해결된 셈이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임종룡 회장은 ‘그룹 신(新) IT 거버넌스’를 주요 경영과제로 선정한 후 지주사 주관으로 ‘IT 개편 협의체’를 구성하면서 IT 거버넌스 개편에 꾸준한 관심을 기울였다.

매달 한 번씩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FIS CEO들은 한 자리에 모여 미래지향적인 IT 거버넌스를 고민하면서 진행 현황을 점검했다.

그 결과, 지난 5일 우리FIS 인력들이 우리은행과 우리카드로 재배치되면서 우리금융그룹의 10년 숙원사업이었던 ‘IT 거버넌스 개편’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옥일진 우리금융그룹 디지털혁신부문 부사장은 “이번 개편이 큰 잡음 없이 10개월 만에 속전속결로 완료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금융 미래를 위해 더는 IT 개편을 미룰 수 없다는 노사의 결단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금융과 IT의 통합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금융사가 IT를 직접 수행해야 한다는 우리금융 구성원들의 절박함도 이번 IT 개편에 동력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개편 7일째를 맞은 우리금융그룹의 ‘新 IT 거버넌스’는 현재까지 사고나 장애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적으로 IT 시스템은 개편 직후 각종 사고나 장애가 빈번히 발생하는 점과 비교했을 때 우리금융 ‘新 IT 거버넌스’ 초기 정착은 성공적인 셈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이번 조치로 인한 가장 큰 효과로 IT 개발과 유지보수 시간이 크게 단축된 점을 지목했다.

개발·유지·보수 프로세스가 우리FIS를 경유하던 기존 7단계에서 3~5단계로 크게 단축되면서 길게는 30일이 걸리던 개발기간이 2주 이내(최대 50% 이상)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

옥 부사장은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른 시장과 고객들의 요구에 더욱 민첩하게 대응하고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개발·유지·보수 프로세스 단축으로 우리은행 약 130억원, 우리카드 약 20억원 등 연간 총 150억원의 판매관리비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추가로 은행과 카드 현업직원들이 자체적으로 IT 개발역량과 노하우를 축적하게 된 점도 IT 거버넌스 재편 이후 얻게 된 큰 효과라는 게 우리금융그룹 측 설명이다.

우리금융그룹은 IT 내부통제 강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그룹은 IT 내부감사 조직을 ‘사업부서, IT그룹, 본부감사’로 이어지는 3중 방어체계로 재편했다. 

옥 부사장은 “新 IT 거버넌스에서는 은행과 카드사가 직접 장애대응과 복구를 수행하게 되므로 수행능력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게 된다”며 “이같은 시스템 구축으로 IT 클린뱅크를 완성한다는 방침을 수립한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新 IT 거버넌스’를 가동하면서 우리금융그룹은 ▲New WON ▲BaaS ▲생성형AI·빅데이터 ▲디지털자산(STO/CBDC) 등 각종 디지털 관련 사업 추진에 한층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대표적인 예로 올해 하반기 오픈을 목표로 진행 중인 ‘우리WON뱅킹 전면 재구축 사업’(New WON)은 은행뿐만 아니라 카드, 캐피탈, 종금, 저축은행 등이 모두 하나로 연결되는 슈퍼앱을 뜻한다. 

옥 부사장은 “앱 화면(UI·UX) 구성뿐만 아니라 앱 운영 인프라와 개발환경 등 보이지 않는 영역까지 완전히 새판을 짜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IT 거버넌스 개편으로 우리은행 ‘New WON’ 구축 사업은 Biz-IT 협업에 기반한 IT 자체개발 역량 향상이 더욱 수월해졌다”고 덧붙였다.

우리금융그룹은 ‘新 IT 거버넌스’가 완전히 자리 잡으면 New WON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사용자 개선요청 속도 또한 빨라져 금융권 슈퍼앱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옥 부사장은 “‘新 IT 거버넌스’는 디지털자산 플랫폼 구축과 활용의 지렛대가 될 수 있다”며 “이른 시일 내 시장을 앞서나가는 성과물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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