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NH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 2022년 대비 2023년 점포 줄어
공동점포 등 새로운 대안 제시됐지만, 지역 상황에 따라 적용 어려워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 등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 필요

2022년 3분기 말과 2023년 3분기 말 사이 KB국민·NH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가나다 순) 5대 은행 점포는 모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2022년 3분기 말과 2023년 3분기 말 사이 KB국민·NH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가나다 순) 5대 은행 점포는 모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스마트폰을 이용해 각종 은행 업무 처리가 가능해지면서 주요 은행들이 점포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은 디지털 금융 활성화, 인구 감소 등을 고려했을 때 점포 감축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디지털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말과 2023년 3분기 말 사이 KB국민·NH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가나다 순) 5대 은행 점포는 모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기간 동안 KB국민은행 점포는 854개에서 794개로, NH농협은 1119개에서 1107개로, 신한은행은 725개에서 722개로 줄었다.

또 우리은행 점포는 714개에서 711개로, 하나은행은 598개에서 597개로 점포가 줄면서 5대 은행 합계 점포 수는 4010개에서 3931개로 뚝 떨어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인구 감소세가 뚜렷하고, 굳이 지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점포를 찾는 고객들이 점점 더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각종 대출 비교 서비스까지 출시되면서 디지털 금융이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점포 운영에 따른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어 점포 폐쇄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은행들이 ‘공공성’을 외면한 채 수익성만 따지면서 점포 감축에 나서면 안 된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고령자, 장애인, 청소년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 이용에 불편함을 느끼는 고객들을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은행권에서도 이러한 사회적 비판을 의식해 공동점포 도입·화상 상담·인공지능(AI) 서비스 활성화 등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이 중 공동점포의 경우 2022년 4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 최초로 도입한 후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경기도 양주, 경상북도 영주 등에 개설하면서 대안으로 떠오른 바 있다.

공동점포는 ‘한 지붕, 두 은행’이라는 별칭을 얻으면서 지역 주민들에게 호평을 얻었지만, 지역 여건·임대료·운영 방식 등 은행별 이견 차이로 전국에 5곳이 들어선 후 더 이상 늘지 않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구 감소가 뚜렷한 지역이라도 은행마다 지점 수익, 운영 전략 등이 다르기 때문에 공동점포 확산이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 소외계층을 배려하면서 점포 운영의 효율성도 높이기 위해 화상상담 서비스와 같은 새로운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주요 은행들은 신규 인력 채용에서 IT 관련 전문직을 늘리면서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금융 서비스 확대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금융당국도 지난해 ‘은행 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을 발표한 후 점포 폐쇄 관련 경영 공시를 기존 연 1회에서 4회로 확대하는 등 금융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에 나서고 있다.

당시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복잡한 금융거래 특성상 여전히 소비자들의 대면거래 수요가 있기 때문에 점포 폐쇄가 지역사회나 고령층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급격한 점포 폐쇄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려면 은행권과 금융당국 모두가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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