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주 약효 떨어져...삼성전자, 현대차, KB금융 등 줄줄이 약세
정부 증시부양책 미약할 경우 동학개미 증시이탈 가속화할 듯

코스피가 전장보다 6.62p(0.25%) 내린 2613.80로 마감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이날 원/달러 환율은 1.4원 내린 1334.0원으로, 코스닥은 전장보다 5.91p(0.69%) 오른 859.21로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전장보다 6.62p(0.25%) 내린 2613.80로 마감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이날 원/달러 환율은 1.4원 내린 1334.0원으로, 코스닥은 전장보다 5.91p(0.69%) 오른 859.21로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 미국에 이어 일본·대만 증시도 연거푸 사상최고치로 뛰고 있는데 한국 증시만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증시부양책의 일환으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키로 하면서 잠시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가 초강세를 보였지만 다시 하락 반전하며 원상 복귀하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경우 동학개미(국내 개인투자자)들의 ‘국내증시 이탈’이 가속화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시는 CPI(소비자물가지수)악재를 이겨내고 다시 강세로 돌아서 새로운 사상 최고점 진입을 위한 매매공방을 벌이고 있다.

일본 증시 역시 뜨겁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이날 '거품(버블) 경제' 이후 처음으로 3만8100선을 돌파하며 3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을 다시 썼다.

닛케이지수는 이날 오후 2시 40분 현재 3만8097로 전일보다 1.02% 상승했다. 장 중 한때 3만8127까지 올라 1990년 1월 이후 약 34년 만에 3만8100선을 넘어섰다.

이 같은 강세가 이어지면서 1989년 말에 기록한 역대 최고치인 3만8915 돌파는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미·일의 이런 강세흐름에 대만증시마저 올라타 이날 장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6일부터 14일까지 장기 연휴를 끝내고 이날 개장한 대만 증시의 자취엔 지수는 장중 한때 3.5%까지 뛰면서 2022년 1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다.  

특히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대만 TSMC의 주가가 장중 9.8%나 급등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날 TSMC의 상승률은 장중 기준으로 2020년7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대만증권거래소는 이 같은 강세에도 우리와 비슷한 저PBR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린시우밍(Lin Xiuming) 대만 증권거래소 회장은 이날 갑진년 신년사에서 “기업들의 PBR을 검토해 자본시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주요국의 상승랠리와 달리 한국 증시의 코스피는 이날 오히려 약보합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미 증시 강세에도 불구하고 전날보다 0.25% 떨어진 2613.80포인트에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미국·대만의 반도체주 강세 속에서도 약세를 면치 못해 전날보다 1.35% 하락한 7만3000원까지 낮아졌다. 당분간 ‘8만 전자’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저PBR주로 주목받았던 현대차와 기아차, KB금융·신한지주·삼성생명 등도 줄줄이 하락반전했다. 저PBR주의 약효가 급속히 떨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미·일·대만·인도 등 주요 대체투자할 수 있는 증시들이 강세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정부가 이달 중 발표할 기업 밸류업 대책이 미약할 경우 주식투자자들의 국내 증시이탈 속도는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96억원 순매수했지만 지난달에 이어 이달도 대거 순매도했으며 이 자금의 상당액은 해외로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최근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순매수 규모는 11억5800만달러(약 1조5384억원)로 집계됐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뉴스퀘스트'>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