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 발전할수록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 늘어
관련 시장 2027년까지 연평균 14.9% 성장 예정
이용자에 앱 개발, 데이터 저장 위한 '가상 공간' 제공
AI 데이터센터 '심장' 전산2실, 소음·열기에 놀라
24시간 돌아가는 부품 열 막기 위해 첨단 냉각 기술 총동원

국가 AI 데이터센터에 위치한 MMR. MMR은 데이터센터에 연결되는 ISP 사업자를 선택하는 공간이다. [NHN클라우드 제공=뉴스퀘스트]
국가 AI 데이터센터에 위치한 MMR. MMR은 데이터센터에 연결되는 ISP 사업자를 선택하는 공간이다. [NHN클라우드 제공=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광주=김민우 기자】 바야흐로 인공지능(AI) 전성시대다.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분야나 대상에도 AI가 붙는다. AI 치킨부터 만화, 반려견을 비롯해 심지어 김치를 만들 때도 AI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그런 AI가 떡하니 혼자 움직일 수는 없다. 인공지능을 인공지능답게 만들어주는 수조개의 데이터 학습과 이를 위한 전용칩들은 필수다. 이 역할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클라우드 사업은 'AI 전성시대'를 맞아 빠르게 핵심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약 858조원에 달한다. 올해부터 연평균 19.4% 성장해 2027년에는 173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에선 NHN클라우드와 정부가 합작해 지난해 11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국가 AI 데이터센터'가 잘 알려져있다.

지난 21일 광주 북구에 위치한 NHN데이터센터를 방문할 기회가 주어졌다. 이날 서울 광화문에서 버스를 타고 꼬박 4시간이 걸린 오전 11시 경 센터에 도착했다.

하얀 바탕의 아파트 3층 높이 정도되는 센터 왼쪽에서는 올해 말 준공 예정인 창업·실증동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해당 공사가 완성되면 향후 기업이나 연구원들이 모여 AI 실증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클라우드 산업은 전기 공급 업체로 비유되곤 한다. 개인이나 기업이 자가로 전기를 만들어 사용하는 대신 한국전력으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는 것처럼, 클라우드 업체는 앱을 사용하고 개발하거나, 데이터를 저장하는 '가상 공간'을 개인이나 기업에 제공한다.

AI 전성시대 이전에도 클라우드 기술은 디지털 이용자들의 활동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었다.

일일이 16기가바이트(GB) USB에 폴더를 만들어 사진을 저장하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해 클라우드 폴더에 저장해 사용한다던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셀(Excel) 프로그램을 유료로 다운받지 않고도 '구글 시트'를 통해 계산하는 것도 다 클라우드 방식이다. 또 클라우드 공간 안에서 앱들을 개발하고 서버나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앱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 양이 점차 증가하면서 기업 입장에선 일일이 프로그램을 다운받거나 서버를 구축하는 것보다 클라우드 업체를 이용하는 것이 비용 절감면에서 더욱 유리해 졌다. 수 조 번의 연산을 처리하는 'AI 전성시대'에 클라우드 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정부가 NHN 클라우드와 손잡고 광주에 '국가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AI 기술 개발이 시급한 기업, 연구기관에게 거의 무료에 가까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이곳에는 부품 하나에 수천만원이 넘는 엔비디아의 서버용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가 1000대 이상 마련돼 더욱 빠른 연구 개발을 지원한다.

이처럼 국내 AI 경쟁력 향상을 위한 핵심 거점인 '국가 AI 데이터센터'는 그간 보안상의 이유로 내부를 공개한 적이 없었던 만큼, 이번 방문은 주요 부품을 직접 눈에 담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국가 AI 데이터센터 외관. [NHN클라우드 제공=뉴스퀘스트]
국가 AI 데이터센터 외관. [NHN클라우드 제공=뉴스퀘스트]

연면적 3144㎡(약 968평)의 데이터센터는 규모로 보면 대형 데이터센터(2500~7500㎡)에 해당된다.

필로티(건물을 지탱하는 구조물을 제외하고 1층이 뚫려있음) 구조의 건물 1층에는 비상용 발전기를 비롯해 주요 거점에 대한 전용선 연결을 지원하는 MMR(Meet Me Room), 수배전실 등이 위치했다. 

본격적인 관람에 앞서 AI 기술을 활용한 입장이 눈에 띄었다. 관계자 말에 따르면, 직원들이나 출입처들의 경우에는 AI 안면인식으로 입장을 진행하고, 사전 예약을 신청한 방문인들은 모바일 기기를 반납하고 출입증을 통해서 입장한다.

MMR에 대한 짧은 소개와 함께 곧장 2층으로 이동했다. 해당 층에는 데이터센터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전산실을 비롯해 종합운영실, UPS(무정전 전원 장치)와 배터리실 등이 자리했다.

국가 AI 데이터센터 2층에 위치한 전산2실. [NHN클라우드 제공=뉴스퀘스트]
국가 AI 데이터센터 2층에 위치한 전산2실. [NHN클라우드 제공=뉴스퀘스트]

전산실의 전력 현황이나 온도를 파악하는 종합운영실을 짧게 관람하고 곧장 엔비디아의 'H100'이 탑재된 AI 전용 전산2실로 이동했다.

전산2실은 15킬로와트(kW)의 전력밀도를 가진 랙(Rack, 서비와 통신장비 등 장비 보관 틀) 14개씩 10개열로 총 140개의 고집적(한 개의 반도체 칩에 구성되어 있는 소자의 수가 많은 것) 랙이 설치돼 있었다. 15kW는 국내 데이터 센터의 평균 전력 밀도 4.8kW의 3배 수준으로 에어컨 9대, TV 98대가 동시에 가동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안으로 들어가니 이전 공간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열기와 소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보통 부품 작동시 30도가 넘는 열이 발생하는데, 이를 18~20도까지 낮추기 위해 찬 바람이 나와 열을 식히고 있었다.

소음은 어쩔 수 없었다. 다만, 오랜 시간 있는 것은 아니었던 만큼 관람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관계자 말에 따르면 전산실에서 1시간 이상 작업할 경우에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반드시 이어플러그를 끼고 작업해야 한다. 

전산실 내부를 둘러보던 중 유난히 후끈거리고 소음이 심한 곳이 있었는데, 관리자는 "이곳이 바로 엔비디아 H100이 돌아가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더 많고 빠르게 연산 작업을 해야하는 만큼 다른 부품보다 더 시끄럽고 뜨겁게 작동 중이었다.

국가 AI 데이터센터는 컴퓨팅 연산능력 88.5페타플롭스(PF), 저장 용량 107페타베아이트(PF) 규모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88.5PF는 일반 업무용 노트북 약 50만대 규모의 연산처리량을 1초만에 수행 가능한 수준이며, 107PB는 1테라바이트(TB) 하드디스크 10만7000개의 저장 용량에 해당한다.

전산2실 위에 위치한 쿨링 시스템. [NHN클라우드 제공=뉴스퀘스트]
전산2실 위에 위치한 쿨링 시스템. [NHN클라우드 제공=뉴스퀘스트]

다음으로는 특정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게 해주는 항온항습실로 이동했다. 전산실 양쪽에서 쿨링 유닛을 설치해 양방향에서 찬 공기를 동시에 공급해주면서 차폐(가림) 공간에서 더운 공기가 차가운 공기와 섞이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어 냉동기가 설치된 옥상으로 자리를 옮겼다. 데이터센터 내 부품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공냉식과 수냉식이다.

공냉식은 공기를 사용해 냉각을 하는 방법이고, 수냉식은 유체(물)을 사용해 이뤄진다. 최근에는 데이터센터 부품 자체를 유체에 넣어 진행하는 액침냉각 기술도 개발되고 있는데 상용화까지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국가 AI 데이터센터 옥상에 위치한 공랭식 프리쿨링 냉동기. [NHN클라우드 제공=뉴스퀘스트]
국가 AI 데이터센터 옥상에 위치한 공랭식 프리쿨링 냉동기. [NHN클라우드 제공=뉴스퀘스트]

AI 국가 데이터센터에서는 프리쿨링(사전 냉각) 방식을 이용 중이다. 옥상에 설치된 냉동기는 바깥 온도가 영상 5도 이하일 때 100% 가동돼 일반 쿨링 장비 대비 20% 에너지가 절감된다. 이런 방식으로 냉각된 물을 전산실 열을 식히는 데 사용하고, 다시 뜨거워진 물은 냉동기로 올라가 순환한다.

마지막으로 누전시 전력 공급을 위한 2000kW 비상발전기 총 5대와, 대당 650암페어(ah) 용량의 무정전 전원 장치(UPS)를 둘러봤다. 이들은 기존 전력 공급이 막힐 시에도 1초라도 멈추지 않고 데이터 전송을 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

김동훈 NHN클라우드 대표는 '국가 AI 데이터 센터'가 국내 다른 센터와의 차이점을 '인프라 최적화'로 꼽았다.

김 대표는 "AI 데이터센터를 지을 때 가장 먼저 어느 정도 규모로 AI 전산을 사용할지 파악하는데 이를 확인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작업은 짧은 경험으론 이뤄질 수 없다"며 "엔비디아의 서버용 GPU를 장착하더라도 그것을 100% 사용할 수 있는 기업은 국내에서 NHN클라우드가 유일하다고 자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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