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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컴퍼니, 굿 퓨쳐] SK의 '사회적가치'는 '장학퀴즈'에서 태동
[굿 컴퍼니, 굿 퓨쳐] SK의 '사회적가치'는 '장학퀴즈'에서 태동
  • 하응백 문화에디터
  • 승인 2019.08.0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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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종현 회장이 사회적책임을 현실화 한 시도...1973년 시작한 국내 최장수 프로
손자 최태원 회장이 '사회적 가치'로 업그레이드... 국민의 믿음과 기대에 부응해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8월 24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고(故) 최종현 회장 20주기 추모 행사에서 인사말으 ㄹ하고 있다.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8월 24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고(故) 최종현 회장 20주기 추모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SK]

[뉴스퀘스트=하응백 문화에디터] 고(故) 최종현 선경(SK의 전신) 회장은 “학습을 통하여 스스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실천해 왔다고 한다.

이러한 신념을 바탕으로 평소 한국의 교육 현실에 깊은 관심을 보이던 그는 기업 단독으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TV 퀴즈 프로그램을 후원하기로 결정했다.

1973년 2월 18일부터 MBC에서 방영된 장학퀴즈가 그 산물이다. 1970년대 장학퀴즈는 차인태 아나운서의 지적인 진행과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프로그램 구성으로 인해 중·고등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선경이라는 이름이 일반 대중들에게 각인되는 계기가 되었다.

◆ 장학퀴즈, SK형 ‘사회적 가치’ 개념의 태동

이듬해 그는 같은 취지에서 사재를 털어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세워 우수한 인재의 해외 진출을 후원했다.

많은 학생들이 재단의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청운의 꿈을 안고 유학길에 올랐는데 1984년 서울대를 졸업하고 재단 장학생에 선발되어 하버드대학교에 입학, 이후 아시아개발은행을 거쳐 현재 국제통화기금 IMF 아시아태평양국에 재직중인 이창용 국장이 그러했다.

[사진=SK]
기록 인증기관인 KRI한국기록원은 1973년 2월 18일부터 6월 현재까지 총 2194회 방송을 이어 온 장학퀴즈를 「최장수 TV프로그램」으로 공식 인증했다. [사진=SK]

1990년, 그가 미 로체스터대 교수가 된 지 1년 만에 서울대학교에 자리가 생겨 돌아오려 했는데 이 사실을 최종현 회장이 알고 그에게 다음과 같이 호통 쳤다고 한다.

“내가 자네에게 조건 없이 장학금을 대준 뜻은 국내에서 잘살고 높은 위치에 있으라는 게 아니었다. 세계 일류학자와 경쟁하라고 내보냈더니, 서울에서 제안이 들어왔다고 들어오는 건 내가 생각한 자네 모습이 아니다.”

이처럼 인재의 쓰임새를 멀리 볼 줄 알았던 고 최종현 회장이었기에 장학퀴즈 역시 오래오래 공헌하는 프로그램으로 만들고자 했다. 그의 의지대로 1973년 2월 18일 첫 방영된 이 프로그램은 오늘 장수프로그램의 아이콘처럼 이야기되는 전국노래자랑보다 긴 역사를 지닌 최장수 TV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우여곡절이 없지 않아 1996년 MBC 측이 시청률 저조 등을 이유로 1162회차로 프로그램을 폐지하자 선경 측의 지속적인 후원 의사를 배경으로 EBS가 물려받아 방영을 이어갔다.

방송의 질도 뛰어나 초대 차인태를 비롯, 손석희 송승환 이아현 염정아 등 간판 아나운서들이 진행을 맡았고 2016년부터 김일중, 이지애 아나운서가 바통을 이어받고 있다.

장학퀴즈는 특히 당시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아 TV 애니메이션 ‘영심이’에서 오영심이 순전히 운으로 중학생 퀴즈 주장원을 차지하는 등 다양한 패러디 물이 생겨났다.

연출자 송승환, 가수 김광진, 영화감독 이규형, 김두관 전 국회의원, SBS 한수진 아나운서 등이 장학퀴즈 출신이고 출연 학생만 1만8000여명이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지난 1987년 방송된 MBC 장학퀴즈. [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 SK ‘사회적 가치’, 여러 분야에서 성과 내기 시작

장학퀴즈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현실화하려 한 SK그룹의 시도는 이후 ‘사회적 가치’라는 개념으로 더욱 확장되었다.

최근 SK는 자체 기준에 따라 측정한 3개 주요 계열사의 2018년도 사회적 가치 창출 규모가 12조3327억 원이라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SK이노베이션 1조 1610억원, SK텔레콤 1조 6520억원, SK하이닉스 9조5197억원이다.

SK는 그 근거를 이렇게 설명한다. 먼저 SK 측 정의에 따르면 ‘사회적 가치’는 “기업 경영활동 등을 통해 일자리 부족, 환경 오염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한 성과”다.

이 성과는 또한 기업 활동을 통해 국내 경제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가치, 제품·서비스 개발, 생산, 판매를 통해 발생한 사회적 가치, 지역사회 공동체에 대한 사회공헌활동으로 창출한 가치 등을 종합해 산출한다.

가령 1만 원짜리 제품으로 경제에 기여한 가치가 800원, 기부 등으로 사회공헌에 기여한 가치가 10원, 그리고 에너지 손실이나 온실가스 배출로 새겨난 마이너스 가치 110원을 합치면 총 사회적 가치는 800+10-110=700원이다.

물론 이러한 계산은 SK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것이므로 객관적으로 공인 받은 것은 아니다.

SK그룹은 사회적 가치를 계량화하기 위한 측정 식을 1000개 이상 만들었다고 주장하며, 더불어 공신력을 높이고자 ‘사회를 위한 가치 실현(Value to Society)’을 경영 목표로 내걸고 있는 독일계 화학기업 바스프(BASF)와 공동 연구를 시작하였으며, 지난 7월 21일에는 노바티스와 보시 등 글로벌 기업 8개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등 글로벌 4대 회계법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사회적 가치 측정체계 개발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또한 SK는 그룹 각 사별로 ‘사회적 가치’의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중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전국 1천여 개 대리점을 통해 미세먼지 데이터를 제공하는 미세먼지 지도 서비스 ‘에브리에어’를 내놓았고,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와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민관협력 추진협약’을 체결하는 등 공공기관과 협업을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사업 관련 중소기업들과 동반성장을 위한 협의에 집중하는 중이며, 일례로 협력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공유인프라 포털’을 개설해 운영 중이다.

회사는 이 포털을 통해 협력사들에 무상 혹은 시중보다 저렴한 금액으로 반도체 지식과 노하우를 전수한다. 이를 뒷받침하고자 회사는 2018년 1월 임원급 조직인 ‘지속경영추진담당’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SK에너지는 2018년 9월 GS칼텍스와 손을 잡고 공유해 택배사업인 ‘홈픽’을 시작한 데 이어 12월에는 보관함 서비스인 ‘큐부’를 출시했다. SK에너지는 우정사업본부에 주유소를 개방해 우체국에 전기충전소를 설치하는 ‘미래형 복합 네트워크’ 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사진=SK]
바리스타 유석훈씨가 지난7월 17일 경기도 분당구 정자동 SK㈜ C&C사옥 9층에 위치한 카페포유에 첫 출근해 커피를 내리고 있다. [사진=SK]

◆ 국민들이 SK에 거는 기대

최근 SK는 사회적 가치를 거시적인 측면이 아닌 시장의 세부적인 측면에도 적용하기 시작했다.

일례로 지난 7월 주식회사 SK가 장애인 직접 고용 체제의 사내 카페를 운영키로 함에 따라 바리스타 곽예린 씨 등이 분당구 정자동 분당구 SK C&C 사옥과 판교캠퍼스의 사내 카페인 카페포유 등 사내 카페 3곳에서 일하게 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SK이노베이션과 SK에너지는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행복키움’과 ‘행복디딤’ 등 2곳을 설립하고 카페와 세차장 등의 운영을 맡겼다. 장애인 일자리 창출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일부를 실천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대기업들의 외형적인 선행이 일회적이거나 가식적인 것이라 보는 부정적인 시각이 널리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이상의 노력이 범국민적인 공감대로 이어지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SK만 하더라도 옥시 사태가 현재 진행형이라 이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에 제대로 대처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과제가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최근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에 맞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시련을 극복한다면 SK하이닉스는 국민들의 대대적인 지지를 받을 것이다.

SK는 지난날 장학퀴즈의 전통에서 태동한 기업의 중요한 경영 철학인 ‘사회적 가치’ 개념을 꾸준히 밀고 나갈 태세다.

최태원 회장이 2018년 6월 시카고 포럼에서 “사회적 가치 측정은 목표를 정해 모자란 부분을 개선할 의지가 있다는 것으로,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 일환으로 그룹은 올해부터 임원 평가에 사회적 가치 평가 항목을 50% 이상 반영하기로 했다.

사회적 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업의 핵심 철학으로 받아들이고, 나아가 경영진이 앞장 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선대로부터 이어진 SK의 경영 철학이 절실하게 묻어난 조치라 볼 수 있다.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면서 끊임없이 달려온 SK가 향후 ‘사회적 가치 추구’에 대한 성과를 국민들에게 가시적으로 제시할까. 그것이 바로 많은 국민들이 SK의 행보에 관심을 가지고 기대를 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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