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출신 특유의 저돌성이 성공 기반...늑대문화 주창

화웨이를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안내하는 런정페이 회장.
화웨이를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안내하는 런정페이 회장. [사진=중국 화웨이그룹 보도자료]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중심에는 문제적 기업인이 한 명 있다.

바로 글로벌 통신장비업체인 중국 화웨이(華爲)의 런정페이(任正非, 75) 회장이다.

미국이 어떻게든 거꾸러뜨리려 함에도 중국의 필사적인 방어로 버티고 있는 기업의 창업자이다. 

현재 분위기로 보면 간단하게 쓰러질 것 같지는 않다.

당연히 세계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거의 연일 외신들은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하고 있다.

그는 그러나 1987년 40세의 나이로 화웨이를 창업하기 이전만 해도 중국의 마이너 언론에서조차 관심을 기울지 않던 철저한 무명이었다.

그럼에도 지금은 완전 180도 다른 인물로 변신해 있다.

성공 비결은 군인 출신인 그의 저돌적 승부사 기질이 아닌가 보인다.

중국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1963년 지금의 충칭(重慶)대학을 졸업한 후 인민해방군 공병 장교로 근무한 그는 창업 초창기 진짜 어려운 순간을 많이 겪었다고 한다.

창업 5년 이전에는 부도를 맞을 뻔한 일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나이 50세를 바라보는 중년 입장에서는 버티기가 쉽지 않을 터였다.

일설에는 극단적인 생각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그는 군대에서 배워 몸에 철저하게 익힌 저돌성을 잊지 않았다.

안 되면 되게 하라면서 본인이 직접 솔선수범, 거래처를 하나씩 늘려나갔다.

런정페이 회장의 최근 모습.
런정페이 회장의 최근 모습. [사진=중국 화웨이그룹 보도자료]

곧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회사의 규모는 중견 기업으로 커져가고 있었다.

당연히 그는 그 정도에서 만족하지 않았다.

나중에는 직원들을 독려하기 위해 저돌성의 상징인 늑대 정신을 사훈으로 삼는 파격도 마다하지 않았다.

기업이 성장하려면 ‘늑대의 민감한 후각, 불굴의 진취성, 팀플레이 정신’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를 직원들이 생활화하도록 한 것이다.

이후 진짜 화웨이의 직원들은 늑대처럼 살 수밖에 없었다.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거래처를 수십 번 찾아가는 끈질김을 보이는 것은 기본이고 공사에 나설 때는 아예 야외에서 텐트를 치고 노숙까지 하고는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자신이 20대 청년 시절 이후 거의 몸에 배다시피 한 늑대의 부지런함도 직원들에게 끊임없이 주입시켰다.

20만여 명에 이르는 화웨이의 직원들 대부분이 워라벨보다는 이른바 ‘996룰(오전 9시 출근, 오후 9시 퇴근, 주 6일 근무)’에 더 익숙해져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 아닌가 싶다.

당연히 그는 고령임에도 직원들보다 더 열심히 일하고 있다.

중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1주일 내내 일하는 ‘997룰’을 은퇴하기 이전까지 지키겠다는 자세로 회사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직원들이 불만을 자신의 솔선수범으로 원천봉쇄하고 있는 셈이다.

그의 저돌성은 미국의 압박으로 회사가 어려움에 처한 요즘에도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면서 일하는 돌격대를 결성하자고 직원들에게 제안한 것을 보면 진짜 그렇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연령으로 볼 때 은퇴를 생각할 상황에 있다고 해야 한다.

그러나 화웨이를 키운 저돌성이나 끔찍할 정도의 부지런함을 상기하면 아직 때가 오지 않았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화웨이가 창업 30여 년 만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비결이나 미국의 공격에도 꿋꿋이 버티는 힘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절대 아니라고 해야 할 듯하다.

늑대 정신을 발휘하는 해외파견 직원들을 격려하는 런정페이 회장. 이집트 카이로에 파견돼 일하는 직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늑대 정신을 발휘하는 해외파견 직원들을 격려하는 런정페이 회장. 이집트 카이로에 파견돼 일하는 직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중국 화웨이그룹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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