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서울 전셋값 58주 연속 상승...강남 중심 오름폭 키워
일부지역 매물 사라지고 월세로 전환 움직임도
전국 아파트 매매값은 안정세...세종은 한 달새 1억원씩 올라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임대차 3법' 가운데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가격상한제가 본격 시행된 이번주(3일 조사 기준) 전월세가격이 시장의 우려대로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세 계약기간이 4년(2+2년)으로 늘고 계약갱신시 보증금 인상률도 5%로 제한되자 집주인들이 신규 계약때 보증금을 최대한 올려 받으려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실거주 요건 강화로 집주인들이 직접 거주하는 사례가 늘면서 전세 물건도 품귀를 빚고 있어 전셋값 상승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감정원이 6일 발표한 3일 기준 주간 아파트 매매 및 전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0.14%) 보다 상승폭이 커진 것이다. 주간 기준으로 보면 작년 12월 30일(0.19%) 조사 이후 7개월여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5일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개업소 매물 정보란이 전셋값 폭등 및 전세 품귀 현상으로 비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5일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개업소 매물 정보란이 전셋값 폭등 및 전세 품귀 현상으로 비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 강남 고가 전세가 가격상승 주도

서울 전체의 전셋값 상승세는 58주 연속으로 이어졌다.

특히 고가 전세가 많은 강남 4구가 오름세를 이끌었는데, 대규모 재건축으로 매물이 적은 강동구(0.31%)가 지난주(0.28%)에 이어 서울에서 전셋값이 가장 크게 올랐다.

지난주 각각 상승률이 0.24%, 0.22%였던 강남구와 송파구는 이번주 0.30% 올라 상승폭을 키웠고, 서초구도 지난주 0.18%에서 이번주 0.28%로 오름폭을 키웠다.

송파구 잠실리센츠 전용 59.9㎡는 지난달 31일 보증금 8억5000만원(20층)에 전세 계약이 이뤄지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지는 전세 매물 자체가 없다.

대치동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은마아파트의 경우 현재 전세 매물이 없어 가격을 이야기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6·17 대책에서 재건축 조합원이 분양권을 받는 조건으로 2년간 실거주를 의무화하자 전세로 줬던 집에 직접 들어오겠다거나, 전입신고만 하고 집을 비워두겠다는 집주인이 나오면서 전세 물량이 더 줄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귀띔이다.

전세의 월세 전환 현상도 나타났다.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중개업소는 "4년 안에 전셋값을 올리는 게 어렵게 되고 보유세 등 세금 부담이 늘자 전세를 월세로 돌리겠다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며 "8억원에 내놨던 전세를 보증금 5억원에 월세 125만원으로 돌리겠다는 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월세로 전환한 3억원을 전월세전환률 기준(연 4%)으로 계산했을 때 보다 큰 가격이지만 매물이 적다 보니 세입자들이 이를 따지지 않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 서울 강북 경기도 지방 전세값도 '↑'

서울 강북 지역 아파트의 전셋값도 오름세가 지속됐다.

동작구(0.27%)와 성동구(0.23%), 마포구(0.20%) 등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동작구는 흑석·노량진동 위주로 오르며 지난주(0.19%)보다 상승폭을 키웠고, 성동구는 역세권과 학군 수요가 있는 행당·하왕십리동 등이 올라 지난주(0.21%)보다 더 올랐다. 마포구는 가격 수준이 낮은 중소형 위주로 오르며 지난주 대비 보합을 기록했다.

성북구(0.14%)와 광진구(0.13%), 동대문구(0.10%)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 25개구 중 전셋값이 내린 곳은 한곳도 없었다.

경기도 전셋값도 0.29% 상승해 2015년 4월 20일(0.35%) 이후 5년4개월여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수원시 권선구(0.66%), 용인시 기흥구(0.64%), 구리시(0.62%) 등의 오름폭이 컸다.

인천(0.05%)은 부평구(0.17%)와 계양구(0.08%)에서 상승했으나 연수구(-0.07%)는 송도신도시 입주 물량의 영향으로 내렸다.

지방 전체적으로 보면 전셋값 상승률은 0.18%로 지난주(0.15%)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시도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변동률. [자료=한국감정원 제공]
시도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변동률. [자료=한국감정원 제공]

◇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보합세...세종시는 급등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번 주 0.04% 올라 지난주와 같은 상승률이었다.

감정원은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와 취득세율을 인상한 7·10 대책 후속 법안이 빠르게 처리되면서 매매시장은 안정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 4구는 모두 0.02% 올라 지난주와 상승률이 같았고, 동대문구(0.05%), 중랑구(0.05%), 강북구(0.05%), 도봉구(0.04%), 노원구(0.04%) 등도 상승했지만, 오름폭은 크지지 않았다.

그러나 세종시 아파트값은 행정수도 이전 등 영향으로 2.77% 급등하며, 지난주(2.95%)에 이어 전국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세종시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28.4%나 급등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치다.

세종시 전셋값도 2.41% 올라 지난주(2.17%)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전셋값 역시 올해 들어 19.15% 급등한 수치다.

세종 도담동 제일풍경채 전용 106.6㎡는 지난달 3일 10억4300만원(9층)에 거래된 데 이어 27일 같은층이 11억3000만원에 거래되면서 한 달도 안돼 1억원가량 뛰었다.

이 아파트는 2월 8억4700만원(2층)에서 6월 9억6900만원(22층), 최근 11억3000만원까지 가격이 급격히 상승했다.

전세값도 세종시 새뜸마을 더샵힐스테이트 전용 59㎡가 지난달 27일 보증금 6억5000만원(15층)에 거래돼 한달여 전인 6월 25일 5억7700만원(13층)에 비해 7300만원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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