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콘신 유력 공장부지로 급부상...스마트폰 의존도 줄이고 미래먹거리 산업 확장

애플의 아이폰을 조립 및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이 미국 혹은 멕시코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방침이라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진=EPA/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미국에서 만들 수 있는 좋은 제품을 찾았다. 바로 전기자동차(EV)다."

대만의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 폭스콘이 미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기간 애플의 아이폰을 대량 생산하며 성장해온 폭스콘이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 사업의 로드맵을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폭스콘 모회사 '홍하이 정밀공업'의 류양웨이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위스콘신주 공장이 유력한 생산 후보지라고 밝혔다.

류양웨이 회장은 "스마트폰 이익이 감소하면서 전기차 시장 진출을 검토해왔다"며 "6월까지 전기차 생산 공장 입지를 결정하겠다"라고 밝혔다.

적은 마진율(원가·판매가 차액)을 보이고 있는 스마트폰 위탁생산 의존도를 줄이고 본격적으로 종합전자업체로 거듭나겠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폭스콘의 기술 경쟁력을 입증해준 아이폰 위탁생산도 최근 들어 매해 1~2% 수준의 적은 마진율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폭스콘이 오는 2023년부터 생산에 본격 돌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폭스콘이 생산하는 전기차는 독자 브랜드가 아닌 위탁생산이 중심이 될 것으로 예정이다. 이날 폭스콘은 특정 공급처를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의 자동차 제조업체와 대화 중"이라고 밝히며 위탁생산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로이터 등 외신들은 폭스콘이 미 전기차 스타트업 피스커와 함께 전기차를 공동 개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폭스콘이 생산한 자동차를 피스커 브랜드로 판매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다만 이번 계획이 실제로 시행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폭스콘은 지난 2017년 위스콘신에 약 11조3000억원을 투자해 액정표시장치(LCD) 생산공장을 짓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위스콘신주와 보조금 지급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으며 사업을 전개하지 못했다.

류양웨이 회장은 "(공장 부지로) 위스콘신을 선택하든 멕시코를 선택하든 정치적인 면은 배제할 것"이라며 "철저히 '사업'(business)의 관점에서 바라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폭스콘은 애플카 생산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소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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