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노선·컨소시엄 등 전략 다각화로 각개약진...대우건설 노조 "또다시 사회적 비용 발생해선 안돼"

대우건설 사옥 을지트윈타워 [사진=대우건설/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2조원 몸값의 대우건설이 새 주인 찾기에 나서면서 자금 확보를 위한 주요 인수 후보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최대주주 KDB인베스트먼트는 매각 주관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를 통해 오는 25일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한다.

이후 원매자들이 제출한 제안서를 통해 매각 여부를 검토하고 이르면 7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전망이다. 변수가 없다면 연내 매각 절차를 마무리할 가능성도 크다.

대우건설이 지난 15일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KDB인베스트먼트는 인수에 관심이 있는 원매자들에게 25일까지 제안서를 제출하라고 요청한 상태다.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는 중흥건설그룹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이 꼽히고 있다. 앞서 관심을 보였던 중국건축정공사 등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대우건설의 몸값과 유력 후보자들의 실탄 마련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매각 대상은 KDB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50.75%로, 예상 매각가는 약 2조원 수준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웃돈)까지 더해질 경우 매각가는 2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중흥그룹은 재무적투자자 없이 계열사의 자금력을 활용해 인수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인수금 자문을 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룹의 자산총액은 9조2070억원으로 인수전 선두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계열사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의 현금성 자산은 각각 1371억원과 1518억원 수준이다.

중흥에스클래스 등 여윳돈을 내놓을 수 있는 계열사의 현금성 자산을 합쳐도 7790억원에 그치기 때문에 외부자금 차입과 같은 전략으로 자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부동산 개발회사인 DS네트웍스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인프라 전문투자사 IPM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컨소시엄은 DS네트웍스가 인수금 절반을 내고, 재무적투자자로 합류한 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와 IPM이 나머지를 부담할 것으로 전망된다.

DS네트웍스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2703억원에 그치기 때문에 대규모 차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DS네트웍스가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회사는 지난 2017년 대우건설이 매각을 추진했을 당시에도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호반건설이 인수전에 재도전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호반건설은 2018년 대우건설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해외 사업장에서 추가 부실이 드러나며 9일 만에 인수를 포기했다.

다만 호반건설이 이미 상당 수준의 실탄을 소진한 만큼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호반건설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리솜 리조트를 2500억원에 인수하는 등 최근 수차례 공격적인 인수합병 행보를 보였다.

[사진=대우건설/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승자의 저주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후보자들이 무리하게 자금을 확보할 시 경쟁에서 승리했으나 비용 등 후유증을 겪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1973년 설립된 대우건설은 1999년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워크아웃(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돌입한 뒤 2006년 6조4255억원을 제시한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매각됐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는 인수자금을 감당하지 못했고 대우건설을 3년 만에 다시 매물로 나와야 했다.

이후 2011년 사모펀드 형태로 대우건설을 보유하던 KDB산업은행이 2017년 공개매각에서 1조6000억원을 제시한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이 또한 무산됐다.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매출액 8조원이 넘는 건설사의 인수금액을 25일 만에 결정해 입찰서를 제출하라는 요구는 정상적이지 않다"라며 "또다시 잘못된 매각으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라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대우건설의 연결기준 총매출액은 8조1367억원, 영업이익은 5583억원이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이익 229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약 90% 늘어난 성적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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