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건설·DS네트웍스, 2일 재입찰서 가격 제안서 새로 제출...인수가 격차 좁혀졌을 듯
대우건설 노조 '졸속·특혜' 비판..."명백한 입찰 방해이자 특정 업체 밀어주는 배임 행위"

2일 서울 중구 을지트윈타워 앞에서 심상철 전국건설기업노조 대우건설지부 위원장이 삭발식 후 머리띠를 메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세 번째 주인을 찾고 있는 대우건설의 매각 작업이 재입찰 논란에 삐그덕거리고 있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와 매각주관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이날 재입찰을 진행해 인수 제안서를 다시 받았다.

유력 인수 후보자인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새로운 가격 제안서를 제출했다.

구체적인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흥건설은 본입찰보다 낮은 인수가격을,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양측의 입찰가 격차가 좁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본입찰에서 중흥건설은 2조3000억원을,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1조8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대우건설 매각 작업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돌입했지만 일각에서는 매각 작업이 원칙 없이 번복됐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전국건설기업노조 대우건설지부는 이날 서울 을지로 대우건설 본사 앞에서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가 매각주관사 선정 25일 만에 본입찰 강행이라는 비상식적 행보를 자행했다"라며 "처음부터 '짜고 치는 판'이었음을 증명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입찰 7일 만에 재입찰을 진행하는 것이 비상식적이라며 "이런 상식 밖의 결정이 특정 업체를 밀어주기 위한 밀실·특혜 매각의 모습이 아니면 무엇이냐"라고 반발했다.

업계는 본입찰 이후 일주일 만에 재입찰을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인 만큼, 재입찰을 단행한 배경에 중흥건설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보는 분위기다. 

중흥건설이 본입찰에서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이 제시한 인수가보다 5000억원 더 많은 가격을 부담해야하자 반발이 일었다는 것이다.

실제 본입찰에 앞서 인수 후보자들이 최대 2조5000억원에 달하는 인수가를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던 중 정작 입찰전에서 호반건설이 발을 뺐고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이 2조원에 못 미치는 가격을 제시하면서 중흥건설의 예측이 어긋난 것이다.

대우건설 노조는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가 매각 유찰을 막기 위해 재입찰을 단행했고 중흥건설에게 불공정한 특혜를 줬다고 비판하고 있다.

노조는 "재입찰은 명백한 입찰 방해이자 특정 업체를 밀어주는 배임에 해당한다"라며 "정책금융기관이 주도하는 국가 자산 매각이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사옥 을지트윈타워 [사진=대우건설 제공]

대우건설의 새 주인 찾기는 이번에도 난항을 거듭할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1999년 대우그룹 해체로 워크아웃(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돌입한 뒤 2006년 6조4255억원을 제시한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매각됐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는 인수자금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3년 만에 다시 대우건설을 매물로 내놨다.

이후 2011년 사모펀드 형태로 대우건설을 보유하던 KDB산업은행이 2017년 공개매각에서 1조6000억원을 제시한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9일 만에 인수를 포기하면서 이 또한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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