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2파운드리 입지 선정 임박...윌리엄슨카운티 테일러시 유력 후보지로 거론
평택 사업장에 53층 통합사무동 건설 추진...3라인 이어 4~6라인 증설도 검토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반도체 투자 확대는 국내외 비상상황을 감안한 것이다."

지난 8월 24일, 삼성은 향후 3년간 전략사업에 240조원을 투입하겠다며 특히 반도체 투자는 '생존 전략'과 같다고 밝혔다.

미국·중국·유럽연합 등 주요국들이 자국의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투자를 계획하고 있고, TSMC·인텔 등 경쟁사까지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에 사활을 걸면서 패권 경쟁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서 우위를 지키기 위해 칼을 뽑아 들었다. 최대 화두는 국내외 반도체 거점을 늘리는 것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로이터통신은 전날 삼성전자의 두 번째 미국 파운드리 공장 부지로 텍사스주 윌리엄슨카운티 선정이 임박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미 파운드리 확대는 삼성의 240조원 투자 중 해외 투자금 60조원의 일환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의 미국 내 제2파운드리 투자금은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다.

유력한 후보지로는 미 텍사스주가 거론되고 있다. 삼성이 현재 텍사스주 오스틴시에서 파운드리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두 번째 공장도 인근에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텍사스주 윌리엄슨카운티 산하 테일러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유치에 가장 적극적인 지역이다.

테일러시는 지난 5일 지역 매체를 통해 삼성 파운드리와 관련해 중대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8일에는 합동회의 자리에서 재산세 환급과 같은 파격적인 세제혜택 계획을 공개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익명의 소식통들은 보조금 규모와 안정적인 전기·용수 공급 상황을 고려했을 때 삼성이 테일러시를 낙점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미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위쪽)과 삼성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국내 사업장도 몸집 불리기에 한창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는 국내 반도체 생산 핵심 거점인 평택사업장에 53층 규모의 통합사무동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 완공 예정인 3라인(P3)과 추가 증설 등을 고려해 라인별 사무인력을 한데 모은 통합사무동 건설이 필요해진 것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임직원들에게 최근 평택사업장 통합사무동 조감도 가안을 공개하고 통합사무동 건설 계획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평택사업장은 시스템반도체 등 최첨단 제품을 양산하는 삼성의 전초기지다. 새로 세워지는 P3의 반도체 클린룸 규모는 축구장 25개 크기라고 삼성은 설명했다.

현재 평택사업장에는 P1을 담당하는 사무1동(9층)과 P2을 담당하는 사무2동(11층)이 있다.

통합사무동이 건설되면 평택사업장 반도체 연구개발과 지원 부서 인력이 근무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남은 평택사업장 부지에 P4~P6를 건설도 검토하고 있다.

통합사무동 건설은 시스템반도체 등 주력 사업의 동력을 키우겠다는 삼성의 계획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평택캠퍼스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에서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에 총 171조원을 투자하고 첨단 파운드리 공정 연구개발과 생산라인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1년에 약 17조원을 시스템반도체에 투자하는 셈으로, 최근 발표한 3개년 계획에 이를 대입하면 삼성은 향후 3년간 시스템반도체에 50조원 가량을 투입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제조 거점 [사진=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이트 갈무리]

삼성전자의 행보에 따라 반도체 선두를 둘러싼 기업들의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매체 타이완뉴스는 "아직 삼성전자가 170억달러 미 공장 부지를 확정하지 않았지만 텍사스 윌리엄슨카운티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경쟁사) TSMC도 미 애리조나에 파운드리를 짓겠다고 밝힌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미 파운드리 부지 선정 작업을 아직 진행 중이며,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평택사업장 통합사무동에 대해서도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층수와 착공 시점 등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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