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이 공산당보다 오래갈 것"...다이먼, 하루 만에 2번 사과
중국 사업에 악영향 우려...스위스 UBS·나이키 등 역풍 경험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공산당을 겨냥해 거침없는 발언을 했다가 하루 만에 사과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다이먼 CEO는 전날 보스턴 칼리지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중국 공산당과 JP모건의 중국 진출이 똑같이 100주년을 맞았다고 언급한 뒤 "나는 JP모건이 더 오래 살아남을 것이라는 데 내기를 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에서는 이런 말을 할 수 없다. 그들은 어떻게든 듣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다이먼 CEO는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날 성명을 내고 "나는 후회한다. 그런 언급을 해서는 안됐다"며 "우리 회사의 능력과 생존력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몇 시간 뒤 다이먼 CEO는 두 번째 성명을 통해 "국가나 지도자, 사회와 문화를 막론하고, 어떤 집단에 대해 농담하거나 폄하하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며 "내가 한 발언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 식으로 말한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지금 사회에 필요한 건설적이고 사려 깊은 대화에서 멀어진 것"이라고 거듭 사과했다.

다이먼 CEO가 이처럼 두 번의 성명까지 발표하며 사과에 나선 것은 그의 발언이 JP모건의 중국 사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JP모건은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인 중국에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최근 JP모건은 월가의 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 감독 당국의 승인을 받아 중국의 증권 및 선물을 취급하는 자산운용사 지분 100%를 취득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여긴다면 이를 취소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스위스 투자은행(IB) UBS는 2019년 자사의 한 애널리스트가 중국인을 비하하는 발언한 뒤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모든 사업에서 배제당했다.

미국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또한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 문제를 거론했다가 중국 시장에서 불매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미국 뉴욕에 있는 코넬대학교의 에스와르 프라사드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다이먼 CEO의 사과는 외국 기업이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 정부에 얼마나 존경심을 표현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 정부는 외국 기업이 정부에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거나 심지어 우회적으로 경멸하는 경우 중국 내 사업을 억제하거나 중단시킬 의사가 있다는 점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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