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폴란드·루마니아 등에 미군 약 3000명 추가배치 '강수'
서방-중·러 신냉전 격화...푸틴, 中 관영매체에 밀착관계 과시

폴란드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훈련에 참가한 미군 포병부대의 모습. [EPA 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미국이 수천 명의 미군을 동유럽에 추가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그러자 러시아는 이를 "파괴적 조치"라고 칭하며 즉각 반발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러시아의 입장을 지지하는 만큼 신냉전으로 사태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비해 미군 병력 약 3000명을 동유럽에 추가 배치하는 내용을 승인했다.

해당 병력은 동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에 배치된다. 두 국가는 우크라이나와 직접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다.

러시아와 대치 국면이 계속되는 가운데 동유럽 파병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이날 브리핑에 나선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육군 기지 '포트 브래그'에서 병력 2000명이 수일 내로 유럽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중 대부분은 폴란드에 배치될 예정이다. 또한 독일에 주둔해온 미군 병력 중 약 1000명은 루마니아로 거처를 옮길 계획이다.

추가 배치된 미군 병력은 일단 미군의 지휘를 받게 되며, 나토가 러시아에 맞서 신속대응군을 가동할 경우 지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커비 대변인은 이번 조치와 관련해 "(미국이) 나토 동맹을 안심시키기 위해 준비돼 있으며, 어떤 공격에도 방어에 나선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긴장 고조에 따른 일시적 조치라면서도 상황에 따라 추가 파병 발표가 나올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러자 러시아는 미국의 추가배치 결정이 사실상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행위라며 즉각 반발했다.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정당화할 수 없는 비건설적 행보"라며 "근거 없이 이뤄진 파괴적인 조치는 정치적 결정의 여지를 좁힐 뿐이다"라고 비난했다.

2일(현지시간)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미국의 미군 추가 배치 조치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권에만 기쁠 행보"라고 비판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약 10만명의 병력을 집결시킨 상태다.

러시아는 침공 의도가 없다고 반발하고 있지만, 병력을 철수하라는 서방 진영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중국이 러시아와 적극 공조하면서 서방 국가와의 대결 양상이 확대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서방과 중·러 사이의 신냉전 전운이 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미군 추가 배치와 관련해 "미국의 다짐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라며 "나토가 모든 동맹국을 보호하고 방위하기 위해 필요한 어떠한 조치라도 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러시아는 중국과 더욱 밀착하는 분위기다.

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러시아와 중국: 미래를 내다보는 전략적 동반자'라는 글을 기고해 양국의 공고한 관계를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양국이 "수 세기 동안 우정과 신뢰의 전통으로 연결된 가까운 이웃"이 됐다며 "포괄적 동반자 관계와 전략적 협력의 관계가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곧 막을 올리는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가장 중요한 국제 행사'라고 칭하며 "최근 스포츠를 정치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이는 올림픽 정신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을 필두로 한 주요 서방국들이 정부 고위 인사를 올림픽에 파견하지 않는 외교 보이콧을 선언한 것을 정면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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