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흑자폭은 전년比 66.2억달러 감소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입액이 수출액 제쳐... 상품수지 적자 전환

부산항 [사진=연합뉴스]
부산항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남지연 기자】 올해 7월 경상수지가 10억9000만달러로 집계되며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원자재 수입 가격이 상승하면서 경상수지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10년 3개월만에 적자 전환했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는 10억9000만달러(약 1조5037억원) 흑자를 냈다.

경상수지란 국가 간 상품, 서비스의 수출입과 함께 자본, 노동 등 모든 경제적 거래를 합산한 통계를 의미한다.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로 구성된다.

앞서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지난 2020년 5월 이후 올해 3월까지 23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하다가 지난 4월 수입 급증과 해외 배당이 겹쳐 적자를 기록했다. 이후 5월에 흑자 전환해 세 달째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흑자 규모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6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전월 대비로는 45억2000만달러 축소됐다.

이는 수출과 수입의 차이를 나타내는 상품수지가 2012년 4월 이후 10년 3개월만에 적자로 돌아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7월 상품수지는 전년보다 67억3000만달러 줄어 11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6.9%(37억9000만달러) 늘어난 590억5000만달러로, 수입은 21.2%(105억2000만달러) 증가한 602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등의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해 수입이 수출을 웃돌면서 적자전환된 것으로 분석된다.

원자재 수입액이 전년 동기 대비 35.5% 늘어났고, 원자재 중 석탄, 원유, 가스의 수입액(통관기준) 증가율은 각각 110.0%, 99.3%, 58.9%에 달했다.

상푸수지는 국제수지매뉴얼의 소유권 변동원칙에 따라 국내 및 해외에서 이뤄진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 모든 수출입거래를 계상하고 있어 국내에서 통관 신고된 물품을 대상으로 하는 통관기준 수출입(무역수지)과는 차이가 있다.

집계 방식이 달라 액수에서는 차이를 보이지만, 상품수지와 무역수지는 재화의 수출입 격차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비슷해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예컨데 선박 수출시 상품수지는 선박이 건조되는 시점부터 선수금 중도금 잔금이 들어올 때마다 그만큼 소유권이 이전된 것으로 봐 수출 금액으로 집계된다. 무역수지는 선박 건조가 완료되고 통관수출 신고가 끝난 뒤에야 수출로 집계된다.

국내 기업이 해외 법인에서 상품을 생산하거나 구매해 현지나 제3국으로 수출하는 가공무역과 중계무역을 통해 벌어들인 소득도 무역수진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그러나 상품수지는 해당 판매소득분이 국내 기업으로 환류되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수출로 집계된다.

앞서 8월 무역수지는 한국의 수출이 역대 8월 가운데 최고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전 세계적인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로 8월 수입액이 수출액을 크게 상회하며 적자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8월 무역수지가 부진한 만큼 상품수지도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월별 경상수지 추이 [사진=연합뉴스]
월별 경상수지 추이 [사진=연합뉴스]

여행·운송·지적재산권 사용료 등의 거래를 포괄한 서비스수지는 운송수지 호조 등으로 전년동월 2억8000만달러 적자에서 3억4000만달러 흑자로 전환했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운송수지 흑자규모는 18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임금·배당·이자 등의 유출입을 나타내는 본원소득수지는 2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전소득수지는 3억4000만달러 적자를 시현했다. 이전소득수지는 거주자와 비거주자 사이에 대가 없이 주고받은 무상원조, 증여성 송금 등의 차이를 의미한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1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에서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56억7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22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2억4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42억2000만달러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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