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3분기 7조6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신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북미와 유럽에 걸친 주요 고객사들의 수요가 개선됐고, 달러 강세로 인한 우호적인 환율 환경이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는 핵심 시장인 북미를 중심으로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연 매출 목표도 25조원으로 높이면서 남은 4분기 실적 상승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26일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경영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7조6492억원과 영업이익 521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의 경우 지난해 동기보다 89.9%, 전 분기보다 50.8% 증가했다. 분기 기준 최대치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전 분기보다 166.8% 증가했다. 영업이익 또한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지난해 2분기(7243억원)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기록을 냈다.

LG에너지솔루션 CFO 이창실 전무는 "북미 및 유럽으로 향하는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이 증가했고, 북미 전력망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제품 공급이 본격화되면서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며 "정보기술(IT) 신모델 수요에 대응한 것도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탈 등 주요 원재료 원가 상승분의 판가 인상을 반영하고 생산성을 향상해 전 제품군의 수익성도 개선됐다"며 "달러 강세의 우호적인 환율 환경이 지속된 점도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남은 하반기 주요 고객사들의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는 만큼 4분기 전망도 나쁘지 않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 매출 목표를 25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회사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하반기 의미 있는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며 연 매출 목표를 19조2000억원에서 22조원로 조정한 바 있다.

지난해 회사의 연 매출이 17조9000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대비 7조원 안팎의 매출 성장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9월 말 기준 수주 잔고가 370조원 규모에 달한다고 밝혔다.

최고경영자(CEO)인 권영수 부회장은 "견조한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독보적인 매출 성장 및 수익성 제고, 스마트팩토리 기반의 차별화된 생산 역량 확보,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선도 기업으로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북미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북미 지역은 유럽·중국과 함께 전기차 성장세가 가파른 곳으로 꼽힌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5년 내 연 매출 3배 이상 성장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달성이 골자인 중장기 사업 목표를 공개했는데, 지역·고객·제품·스마트팩토리 등 4개 부문에 대해 북미 시장 대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회사는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혼다 등 완성차 업체와 손을 잡고 북미 지역에 합작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미시간 단독공장 등을 포함하면 2025년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지역 생산능력은 250~260기가와트시(GWh)에 달하게 된다.

최근 미국 애리조나 투자를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는 일부 시각에 대해서는 "투자 옵션 등 세부 결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고객 수요나 다른 상황에 변동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IRA 발표 이후 고객사로부터 북미시장 대응 가능성에 대한 검토 요구가 증가하고 있어 복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세부 내용이 확정되는 대로 공시하겠다"고 말했다.

IRA 대응에도 적극 나선다.

양극재와 음극재 등 핵심 소재의 경우 주요 협력사들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북미 현지화를 추진한다. 니켈·리튬·코발트 등 메탈의 경우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로부터 현지화율을 높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