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대 성과금·퇴직금 지급 논란에 윤석열 대통령까지 대책 마련 지시 
챗GPT “효과·공정성 관련 보는 시각에 따라 의견 다를 수 있다”고 지목
질문 시점, 단어 선택에 따라 미묘한 답변 차이 보여 기술 보완 필요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개최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은행의 돈 잔치’로 인해 국민들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금융위가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주요 은행들이 지난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린 후 수억원에 이르는 성과급, 희망퇴직금을 지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개최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은행의 돈 잔치’로 인해 국민들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금융위가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주요 은행들이 지난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린 후 수억원에 이르는 성과급, 희망퇴직금을 지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대책 마련을 지시할 정도로 시중은행들의 성과금·희망퇴직금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린 은행들은 수억원에 달하는 성과금·희망퇴직금을 책정했는데 경제 상황과 국민적 정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새어나오고 있다.

심지어 인공지능(AI)조차도 관련 내용에 대해 논쟁의 여지가 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13일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고, 금융위원회에 은행 고금리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은행의 돈 잔치’로 인해 국민들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금융위가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은행이 공공재적 성격을 강하게 띄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은행들이 낸 수익은 어려운 국민·자영업자·소상공인 등을 위한 상생 금융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며 “향후 금융시장 불안정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튼튼하게 쌓는 데에 쓰는 게 적합하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금융당국에 메시지를 전한 이유는 지난해 금리인상 기조 속에 주요 은행들이 사상 최고의 실적을 거두면서 직원 1인당 수억원에 달하는 성과금·희망퇴직금을 책정했기 때문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KB국민·NH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가나다 순)에서 근무하던 은행원 약 2200명이 희망퇴직을 선택했다.

주요 은행들이 4분기 희망퇴직에 따른 특별퇴직금으로 책정한 금액을 퇴직인원으로 나눠보면 1인당 약 3억 4000만원에서 4억 4000만원을 수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은행들은 기본급의 300~400%에 달하는 금액을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대부분 직원의 희망퇴직금과 성과급 모두 1억원을 넘기는 셈이다.

이에 따라 현재 각종 소셜네트워크(SNS)를 비롯한 온라인에서는 은행권 ‘돈 잔치’를 비판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댓글을 보면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 수익이 늘어난 게 은행원이 열심히 일해서 나온 것인가”, “서민 상대로 이자장사를 한 후 은행권만 돈 잔치를 벌이는 것은 너무 하다” 등의 부정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챗GPT는 '시중은행 성과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라는 질문에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답변했다. [사진=김민수 기자]
챗GPT는 '시중은행 성과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라는 질문에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답변했다. [사진=김민수 기자]

이러한 상황에 대해 미국 오픈AI가 개발한 챗GPT의 생각을 들어보니 “논쟁의 여지가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먼저 챗GPT에 ‘한국 시중은행 성과급’이라는 단어를 검색하자 “한국의 어떤 특정 상업 은행을 ‘한국 시중은행’이라고 부르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더 나은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더 많은 정보나 설명을 제공할 수 있습니까?”라고 응답했다.

이에 “시중은행은 KB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을 뜻한다”고 제시하자 챗GPT는 곧 “아, 알겠습니다! ‘시중은행’은 한국에서 KB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의 시중은행을 지칭하는 용어입니다”라고 학습했다.

뉴스퀘스트가 “한국 시중은행 성과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라는 질문을 넣자 챗GPT는 거침없이 답변을 내놓았다.

챗GPT는 “AI 언어 모델로서 개인적인 의견이나 감정이 없습니다”라며 “그러나 성과 기반 보너스는 한국의 상업 은행을 포함한 많은 회사에서 회사의 성공에 기여한 직원에게 보상하는 방법으로 제공하는 일반적인 보상 형태”라고 분석했다.

이어 “수령 기준 및 제공 금액과 같은 이러한 보너스의 세부 사항은 은행마다 다를 수 있으며 은행의 전반적인 재무 성과, 규제 요구 사항 및 내부 정책을 포함한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고 덧붙였다.

특히 챗GPT는 성과 기반 보너스가 직원을 보상하는 공정하고 효과적인 방법인지 여부는 논쟁의 여지가 있으며 회사의 재무 성과, 직원의 개별 기여도 및 시장 상황을 포함한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챗GPT는 “어떤 사람들은 성과 기반 보너스가 직원들의 노력에 대해 보상하는 공정한 방법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반면에 다른 사람들은 지나치게 경쟁적인 작업 환경을 조성하거나 유사한 작업을 수행하는 직원에게 불평등한 급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고 지목했다.

즉, 국내 시중은행의 성과급이 노력에 대한 적절한 보상인지, 불평등한 경쟁을 초래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챗GPT는 ‘성과급’에 이어 ‘희망퇴직금’에 대해서도 비슷한 답변을 내놓았다.

다만, 챗GPT는 검색 시점, 단어 선택 등에 따라 다른 답변을 내놓아 개선해야 할 부분도 있어 보였다.

이날 오전에 ‘한국 은행 성과급’이라고 검색했을 때는 “과도한 성과급 문제를 해결할지 여부와 방법은 한국에서 공개적, 정치적 논쟁의 주제로 남아 있습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그러나 오후에 같은 단어를 검색해보니 “한국은행은 통화정책 시행, 통화 발행, 금융 안정성 증진을 담당하는 대한민국의 중앙은행입니다”라는 식으로 전혀 다른 답변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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