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카드사 신용대출 금리 고공행진, 약관 대출·혜택은 줄이고...
억소리 나는 성과급 잔치에... ”고객 어려움 외면“ 지적 잇달아
업계 “엄연한 민간기업... 회사서 직원 격려 차원의 성과급”

금융당국은 고액의 성과급 논란이 불거졌던 보험·카드사에 대해서도 성과 보수 체계의 적정성 여부에 대한 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사진은 지난달 12일 서울 한 은행에서 시민이 대출 창구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은 고액의 성과급 논란이 불거졌던 보험·카드사에 대해서도 성과 보수 체계의 적정성 여부에 대한 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사진은 지난달 12일 서울 한 은행에서 시민이 대출 창구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남지연 기자】 보험·카드사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고액의 성과급 잔치를 벌여 민생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아울러 연일 신용대출 금리가 높아지는 데 반해 약관 대출과 혜택 등을 줄이고 있어 이들을 향한 따가운 눈총은 더욱 짙어지는 분위기다.

이에 금융당국은 고액의 성과급 논란이 불거졌던 보험·카드사에 대해서도 성과 보수 체계의 적정성 여부에 대한 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17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일부 보험사를 대상으로 성과 보수 체계 점검에 착수한 상황이다.

앞서 생·손보사들은 지난해 총 9조여원의 순이익을 토대로 수천억원에 달하는 임직원 성과급 잔치를 벌여 논란이 된 바 있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1조2837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삼성화재는 직원들에게 역대 최대인 연봉의 47%를 성과급으로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9970억원의 순익을 거둔 DB손해보험은 지난달 31일 연봉의 41%를 성과급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1조7243억원의 순익을 기록한 삼성생명의 성과급은 연봉의 23% 수준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8683억원으로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가운데 연봉의 40% 내외의 성과급을 책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순이익은 5745억원을 기록한 현대해상도 연봉의 30% 내외의 성과급을 책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는 보험사들이 고객들에게는 대출문턱을 높이고 있어 서민들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무증빙형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최고 13.11%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아울러, 보험사들은 약관 대출도 줄이는 추세다.

약관대출은 가입한 보험의 해약환급금 50~90% 범위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대출 심사가 필요 없는 데다 중도 상환 수수료나 연체이자도 없어 급전이 필요한 고객들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보험사들이 고금리, 고물가, 경기 둔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고객을 외면하고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보험·카드사 순이익 및 성과급 [사진=연합뉴스]
보험·카드사 순이익 및 성과급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은 '성과급 잔치'를 벌인 카드회사의 현황도 파악하는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삼성카드 등 4개 카드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총 1조8467억원 수준이다.

이 중 622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삼성카드는 지난달 31일 연봉의 5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신한카드, 롯데카드 등 카드사들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수준의 성과급을 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보험·카드업계는 성과급 논란과 관련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카드사도 엄연한 민간기업“이라면서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회사가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차원의 성과급“이라고 토로했다.

다만, 카드사들도 지난해 고객의 이용 한도 등 서비스를 줄인 데다 신용대출 평균 금리를 10% 중후반대까지 인상해 고객의 어려움을 외면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카드사들이 자율적으로 카드론, 현금서비스, 리볼빙 등 대출 금리를 내릴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드회사들이 유연하게 대출 한도나 채널을 열어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은행처럼 카드회사들도 대출 금리의 경우 최근 시장 금리를 반영해 정상적으로 산정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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