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애플페이 내년 시장 점유율 15% 전망
지난해 상반기 삼성페이 등 스마트폰 제조사 점유율 24%
업계 "국내 기업, 결제 경험 차별화...드라마틱한 변화 없을것"

애플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 서비스 개시를 하루 앞둔 20일 서울 시내의 한 음식점 계산대에 애플페이 스티커가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애플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 서비스 개시를 하루 앞둔 20일 서울 시내의 한 음식점 계산대에 애플페이 스티커가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21일부터 한국 시장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아이폰과 현대카드를 보유한 이용자는 호환 단말기를 보유한 매장에서 휴대전화로 간편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아이폰 이용자들이 다른 서비스를 대체제로 사용하면서 부분적으로 만족했던 접근성을 애플페이가 모두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 점유율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만큼 애플페이의 국내 서비스 이후 간편결제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 20일 발표한 ‘애플페이 한국 상륙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애플페이의 국내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이 내년에 1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페이 및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이 리드하고 있는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 적지 않은 여파가 예상된다”며 “애플페이 공식 출시 이후 올 연말까지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설치 및 지원 가속화에 힘입은 아이폰 이용자들의 사용 확대로 내년 들어서는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서 15%라는 유의미한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15%란 수치가 크지 않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삼성페이 등 스마트폰 제조사의 시장 점유율이 25%인 점을 감안하면 애플페이의 파급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간편결제 서비스의 일평균 이용금액은 약 7232억원이다.

이 가운데 휴대폰제조사의 간편결제 서비스(삼성페이, LG페이 2개사) 일평균 이용금액은 약 1703억원으로 시장 점유율 약 24%에 해당한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하면서 간편결제 서비스 영역도 축소된 점을 고려하면 삼성페이의 시장 점유율이 전체 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셈이다.

즉, 애플페이가 국내에서 정식 서비스를 개시한지 약 1년 만에 삼성페이의 점유율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성장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당초 우려됐던 애플페이의 해외결제 승인 및 처리 방법과 관련된 법적 이슈에 대해서는 애플이 정부기관 및 금융기관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최종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애플페이의 약점으로 꼽힌 NFC 결제 단말기 보급에 대해서도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그네틱보안전송(MST)와 NFC 방식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삼성페이와 달리 애플페이는 NFC로만 결제가 가능하다.

국내 유통업계에서는 카드의 마그네틱 부분을 인식하는 MST 단말기를 주로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NFC 단말기의 시장 보급률은 1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애플페이가 당장 국내로 들어오더라도 결제할 수 있는 매장 자체가 적다보니 실질적인 이용률이 낮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그러나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최근 애플페이 사용 기반 구축을 위한 NFC 단말기 설치를 먼저 적극적으로 문의하는 프랜차이즈 및 가맹점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점에 주목이 된다”며 “MZ 및 알파 세대를 주고객으로 삼고 있는 패스트푸드점, 편의점, 카페, 슈퍼마켓의 소매점들이 NFC 단말기 설치를 먼저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예상 대비 빠른 NFC 결제 인프라 확충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국내 아이폰 이용자 수가 연말까지 1280만명까지 성장한다고 가정할 경우 이중 55%인 약 700만명이 애플페이로 간편결제 서비스를 전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따라 올해 말 기준 애플페이의 일평균 거래 금액이 10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게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분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애플페이가 전망만큼이나 큰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는 국내 시장에서 간편결제 서비스가 단순 결제 및 송금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이 포인트 결제, 교통, 세금, 모바일 신분증 등으로 서비스 분야를 넓히고 있기 때문에 단순 가맹점 결제만으로는 애플페이의 경쟁력을 평가하기에는 다소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도 “공식적인 발표 이전에 애플페이의 국내 경쟁력을 가늠하기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다만 국내 서비스 기업들이 이용자의 결제 경험을 넒혀가는 방향으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드라마틱한 변화까지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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