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세계 최대 정보 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4'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운데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직접 행사에 방문했다.

총수들은 특히 이번 행사의 최대 화두이자 미래 먹거리 산업인 '인공지능'(AI)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 총수가 직접 참여한 기업으로는 SK, 현대자동차, HD현대, 두산그룹 등이 있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 대표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불참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CES 방문에 이어 올해도 행사를 참여하며 행사 부스 등을 다양하게 관람 중이다. 최 회장의 첫 일정은 지멘스의 기조연설 참관이었다. 

독일에 본사를 둔 지멘스는 각종 인프라, 운송, 헬스케어 등 주요 엔지니어링 분야를 이끌고 있는 기술 기업이다. 이번 기조연설에서는 소니, 아마존과의 협업을 발표하며 AI와 메타버스 분야의 혁신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멘스 기조연설 참관 후 "혼자 모든 솔루션을 만드는 것이 아닌 협업이 중요한 문제로 다가왔다"며 "많은 파트너들을 얼마나 잘 만들어 가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이번 CES에서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총 7개 계열사가 참가하며 행사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각 계열사들은 AI가 탑재된 다양한 기술을 선보였다. 

SK텔레콤에서는 반려동물, 로봇, 의료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적용 가능한 AI 기술을 선보였으며 SK하이닉스 역시 '생성형 인공지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위한 '토털 AI 메모리 공급사' 미래 비전을 공개하기도 했다.

◇ 정의선 "수소기술은 미래세대 위한 준비"...'수소·SW' 대전환 비전 공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2년만에 역대 최대 규모로 준비된 현대차 부스를 직접 방문하며 미래 역점사업으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와 '수소'를 강조했다.

정 회장은 "수소는 우리 세대가 아닌 후대를 위해 준비해 놓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청정 수소가 모두를 위해 모든 것에 에너지로 쓰이며 어디에서나 활용할 수 있도록 수소 사회 실현을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궁극적인 친환경 수소인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해 수년 내 메가와트(MW)급 고분자전해지말(PEM) 수전해 기술을 양산화하겠다고 밝혔다. PEM 수전해 방식은 기존 알카라인 수전해 방식 대비 생산 비용이 1.5배 정도 비싸나 물만을 원료로 사용해 순도가 높다.

아울러 소프트웨어 대전환을 위한 중장기 전략 'SDx'도 발표했다. SDx는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으로 축적된 데이터를 인공지능(AI)과 접목해 물류, 도시 운영 체계 등과 연결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국내 기업인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기조연설에 참석하며 행사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정 부회장은 행사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볼 것으로 AI를 꼽으며 "올해부터는 산업현장을 비롯해 AI가 실제적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가 화두"라고 설명했다.

HD현대는 이번 전시의 핵심 주제를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정하며 무인 자율화 기술을 활용한 미래 건설현장의 청사진을 구현하도록 했다.

두산그룹 역시 박정원 회장을 비롯해 스캇박(Scott Park) 두산밥캣 부회장, 송용진 두산에너빌리티 부사장 등이 직접 행사를 참가하며 AI 기술 개발에 대한 강조를 확실히 했다.

두산 주요 계열사들은 지난 8일 열린 'CES 2024' 언론 컨퍼런스를 통해 AI 기술을 적용한 무인 전기 굴절식 트랙터(두산밥캣), AI를 탑재한 로봇 솔루션(두산로보틱스) 등을 공개했다. 

특히 두산로보틱스가 공개한 재활용품 분류 솔루션 '오스카 더 소터'는 물체를 집으며 종이컵, 플라스틱, 용기 등의 특성을 학습하고 분류하는 모습을 보이며  참석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 삼성전자 "초연결", LG전자 "공감지능"...미래 AI 비전 선봬

총수가 참석하진 않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미래 먹거리 화두로 'AI'를 강조하며 주요 분야의 신기술들을 대거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모두를 위한 AI: 일상 속 똑똑한 초연결 경험'을 주제로 한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AI 시대에 걸맞은 보안과 책임의식 등을 강조했다. 아울러 AI 기능을 기반으로 연결성을 강화한 생활가전과 모바일 신제품을 선보였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기술을 넘어 산업계 전반을 재구성하고 삶을 보다 편리하게 하는 AI를 구현하고자 10년 넘게 투자해왔다"며 "앞으로도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일상생활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같은날 '고객의 미래를 재정의하다'는 주제로 자사만의 AI 기술 차별점을 소개했다. 

연사로 참여한 조주완 LG전자 CEO는 "AI는 고객경험을 완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가장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라며 "우리의 초점은 AI가 실생활에서 어떻게 변화를 일으켜 고객에게 실질적인 이점을 제공하는지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CES 2024는 오는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다. 

이번 행사에는 150개 이상 국가, 업체 3500여곳이 참석했으며 이 중 한국 기업은 660여곳으로 중국(1100여곳)과 미국(700여곳)에 이어 3번째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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