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애플 '비전프로' 공식 출시...패스스루, 시선 트랙킹 기능 호평
1세대 기기만큼 단점도 뚜렷...배터리 수명 짧고, 콘텐츠 여전히 부족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도 'XR 기기' 개발...선두주자로서의 입지 확보
관건은 콘텐츠 활용성...게임·엔터테인먼트·건설 업계에서의 활용도 주목돼

애플이 지난 2일 공식 출시한 확장현실(XR) 헤드셋 비전프로. [애플 제공=뉴스퀘스트]
애플이 지난 2일 공식 출시한 확장현실(XR) 헤드셋 비전프로. [애플 제공=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메타버스가 애플의 확장현실(XR) 헤드셋 비전프로 공식 출시를 계기로 다시 주목 받고 있다.  

비전프로가 다양한 메타버스 콘텐츠들을 입체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기로 활용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 주요 전자기기 제조사들도 관련 신제품 출시를 예고하며 침체됐던 메타버스 산업이 재조명받고 있다.

11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2일 애플이 출시한 비전 프로는 한화로 약 465만원에 달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비전프로를 선글라스와 같은 방식으로 쓰면 기기 내 카메라를 통해 동영상 시청, 음악 감상, 업무 등을 처리할 수 있다. 

외신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요소는 패스스루와 시선 추적 기능이다.

패스스루는 기기 내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외부 환경과 가상 오브젝트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기능이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은 기기를 착용하면서도 운전을 하거나 길을 건널 수가 있다.

또 스마트폰의 여러 앱들이나 온라인 웹사이트를 동시에 볼 수 있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VR 기기들을 착용하면 현실 공간과는 완전히 다른 공간에서 활동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시선 트랙킹 역시 호평을 받았다. 시선 트랙킹은 손가락과 눈 움직임을 통해 웹사이트를 클릭하고 영상 소리를 줄이는 기능이다. 일반적으로 PC에서 마우스가 하는 역할과 같다. 

애플이 지난 2일 공식 출시한 확장현실(XR) 헤드셋 비전프로. [애플코리아 홈페이지 캡쳐=뉴스퀘스트]
애플이 지난 2일 공식 출시한 확장현실(XR) 헤드셋 비전프로. [애플코리아 홈페이지 캡쳐=뉴스퀘스트]

1세대 XR 헤드셋 기기인만큼 단점도 여럿 있다. 헤드셋 무게가 600g으로 장시간 착용에 무리가 있고 배터리 수명이 4시간 안팎으로 짧다는 지적이다.

또한 콘텐츠의 부재도 아쉽다는 평가다. 당초 애플은 100만개의 애플리케이션(앱)을 비전프로 맞춤형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했지만 아직까지는 600개의 앱만 준비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비전 프로에 대한 기대는 크다.

팀쿡 애플 CEO는 "사람들은 비전프로를 이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상호 작용할 것"이라며 "전화를 연결하고 외과 의사들은 이를 이용해 수술 훈련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19일 사전 판매에 들어간 비전 프로는 20만대 이상이 팔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시장에서는 올해 판매량을 50만대 안팎으로 보고 있다.

◇ 침체 겪어왔던 빅테크 메타버스 사업...전자기기 업체들은 꾸준한 개발

지난 10월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K-메타버스 페스티벌 & 엑스포 2022'에서 참관객이 SKT부스에서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K-메타버스 페스티벌 & 엑스포'에서 참관객이 메타버스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연합뉴스 제공=뉴스퀘스트]

메타버스는 모니터를 통해 보는 2차원을 넘어 3차원으로 구성된 가상 현실에서 여러 가지 활동과 업무를 가능하게 한 기술을 말한다.

이에 메타버스는 한때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차세대 먹거리로 여겨지며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국내에서도 게임, 금융 업계를 비롯해 공공기관에서도 다양한 메타버스 콘텐츠들을 쏟아냈다. 

그러나 킬러 콘텐츠의 부재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가상 현실을 입체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기의 부재가 지적되며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은 식어갔다.

때문에 지난 몇 년간 빅테크 기업들은 추진해왔던 메타버스 사업들이 하나둘 축소해 왔다. 

실제 메타(전 페이스북)는 지난해 말 메타버스 담당 부서인 리얼리티랩스의 직원 일부를 해고했다.

디즈니플러스도 투자자들이 비필수 사업군을 축소하라고 압력을 넣자 지난해 3월 메타버스 전략부를 해체하고 소속 직원을 정리했다. 

컴투스그룹의 메타버스 전문계열사 컴투버스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의 시연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컴투버스 유튜브 갈무리]
컴투스그룹의 메타버스 전문계열사 컴투버스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의 시연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컴투버스 유튜브 갈무리]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특히나 콘텐트 사업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게임과 IT 업계에서의 침체가 컸다.

넷마블에프앤씨는 자회사인 메타버스월드 전 70명 가량에 권고사직을 통보했으며 2022년부터 진행해온 메타버스 관련 콘텐츠도 폐기 절차에 들어갔다.

컴투스 역시 메타버스 사업 컴투버스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하기도 했다.

콘텐츠 업계에서의 침체와 달리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 주요 전자기기 생산 업체들의 관심은 계속해서 이어오고 있다.

아직까지 XR 기기에서 뚜렷한 선두 주자가 없는 만큼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통해 가상현실 분야에서의 '게임 체인저'를 확고히 할 수 있어서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1월 10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뉴스퀘스트]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1월 10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뉴스퀘스트]

삼성전자는 지난해 열린 '갤럭시 언팩 2023'에서 구글, 퀄컴과 'XR 동맹'을 선언하며 XR 기기 출시에 나섰다.

지난해 12월에는 XR 기기에 최적화 된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비전 63D를 출시했다. 

아이소셀 비전 63D는 빛을 쏘아 보낸 뒤 파장을 감지해 사물의 3차원 입체 정보를 측정하는 간접 비행 측정센서(iToF)다. 이는 현실과 디지털 정보를 결합하는 증강현실(AR) 기능을 위해 공간 파악이 필수인 XR 기기 등에 쓰인다.

비전프로 국내 출시가 올 하반기나 내년 초 전망되고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그 이전에 XR 기기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LG전자도 XR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는 지난 1월 열린 'CES 2024'에서 XR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기존 최고기술책임자(CTO) 소속 조직에서 XR 기기 개발을 진행해 왔고 홈 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 산하에 관련 부서를 신설했다. 기업간 거래(B2B)에서는 AR 앱을, 소비자와의 거래(B2C)에서는 게임을 중심으로 한 사업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XR 시장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소니 역시 꾸준히 헤드셋 PSVR을 출시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독일 기술 기업 지멘스와 손을 잡고 산업용 XR기기인 XR헤드마운트를 공개했다. 

◇ 2030년까지 최대 305조원까지 성장...관건은 콘텐츠의 활용 가능성

LG유플러스의 어린이 특화 메타버스 '키즈토피아' 시연 모습. [사진=이태웅 기자]
LG유플러스의 어린이 특화 메타버스 '키즈토피아' 시연 모습. [사진=이태웅 기자]

많은 IT 관계자들은 XR 기기를 통해 얼마만큼 획기적인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지 또 그것이 모니터나 스마트폰에서의 편리함을 대체할 수 있는지 여부가 메타버스 산업 성장의 주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메타버스의 시장 전망은 밝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올해 744억달러(약 98조4312억원)에서 2030년 5078억달러(약 671조8194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메타버스 이용률도 14.6%에서 39.7%까지 2.7배 수준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현장(사진 위)을 디지털 트윈(사진 아래)으로 동일하게 구현한 모습. [CJ대한통운 제공]
실제현장(사진 위)을 디지털 트윈(사진 아래)으로 동일하게 구현한 모습. [CJ대한통운 제공]

특히나 3차원 형태로 구현된 게임 업계나 엔터테인먼트 산업 그리고 건설 분야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활용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게임 산업에서는 이용자들에게 모니터 기반의 플레이를 뛰어넘어 가상 현실에서 현실 세계와 같은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하고자 다양한 메타버스 기반 콘텐츠들을 만들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 역시 콘서트, 영화 관람, 팬미팅 등의 콘텐츠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최근 2030을 중심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버추얼 아이돌(가상 가수) 시장에서는 메타버스가 현실 세계를 대체하고 하나의 소통 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건설 산업에서도 메타버스의 핵심 기술인 디지털 트윈을 통해 안전관리나 견본주택 활용 등에 나서고 있다.

VR 기기를 통해 분양받을 집의 상태를 확인하고 또 설계·제작 단계에서 하자 점검이 가능한 것이다. 실제로 대우건설, GS건설, 현대건설 등도 메타버스를 활용한 다양한 건축 콘텐츠들을 개발해 오고 있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뉴스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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