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주 1주당 2550원, 우선주 1주당 2600원 현금배당 결정
주당 각각 4500원, 4550원 배당 요구한 행동주의 펀드 안건, 지지 못 받아
송규종 삼성물산 부사장 “지속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

삼성물산은 서울 강동구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에서 15일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해 이익 배당과 관련해 이사회가 올린 안을 의결권 있는 주식 77%의 찬성으로 채택했다. [삼성물산 제공=뉴스퀘스트]
삼성물산은 서울 강동구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에서 15일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해 이익 배당과 관련해 이사회가 올린 안을 의결권 있는 주식 77%의 찬성으로 채택했다. [삼성물산 제공=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배당안 확대 여부를 놓고, 행동주의 펀드들과 신경전을 펼쳐온 삼성물산이 주주총회에서 다수 주주들의 지지를 얻는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행동주의 펀드들이 요구해온 배당 확대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게 됐다.

15일 삼성물산은 서울 강동구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해 이익 배당과 관련해 이사회가 올린 안을 의결권 있는 주식 77%의 찬성으로 채택했다.

지난달 삼성물산 이사회는 보통주 1주당 2550원, 우선주 1주당 26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하고 주총 안건으로 올렸다. 

총 4173억원 규모로 전년(3764억원)보다 약 10.9%(409억원) 확대된 규모다.

이번 총회에서 이사회 측 안건이 채택됨에 따라 시티오브런던 등 5개 행동주의 펀드들의 배당 확대안은 부결됐다.

앞서 5개 행동주의 펀드는 5000억원어치 자사주 매입과 함께 보통주와 우선주에 대해 주당 각각 4500원, 4550원씩 배당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행동주의 펀드가 제안한 안건 내용은 모두 과반이 넘는 주주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이들이 요구한 현금배당은 7364억원 규모로 이사회 안보다 약 76.5%(3191억원) 많았고, 특히 자사주 매입 요구까지 합하면 1조 2364억원 규모에 이른다.

행동주의 펀드들의 삼성물산 지분이 1.46%에 불과하기 때문에 통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지만, 최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이들의 주주제안에 지지하는 의견을 내면서 주목받았다.

다만, 국민연금은 전날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에서 이익배당과 관련해 이사회 안에 찬성하는 입장을 냈다.

이날 주주총회 현장에서는 행동주의 펀드 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린’ 도현수 변호사가 주주제안 관련 발언을 진행했다.

도 변호사는 “삼성물산의 우량 자산이 뛰어난 실적을 내고 있음에도 주주들은 지속적으로 투자 손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본 배분과 주주수익률 개선 필요성에 대해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과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삼성물산의 순자산 가치 대비 주가 현황은 코리안 디스카운트를 대표적으로 보여준다”며 “삼성물산의 비효율적인 자본 배분, 취약한 기업 지배구조, 불명확한 전략 등으로 주주들이 성장에 따른 수익을 공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삼성물산은 행동주의 펀드들의 주주환원 강화 요구에 우려를 나타냈다.

앞서 삼성물산은 “주주제안상 총 주주환원 규모는 1조 2364억원으로 2023년뿐 아니라 2024년 회사의 잉여현금흐름 100%를 초과하는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규모의 현금 유출이 이뤄진다면 회사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 및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체 투자재원을 확보하기가 어렵다”고 단언했다.

송규종 삼성물산 부사장(CFO·최고재무책임자)은 행동주의 펀드들의 자사주 매입 요구에 대해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신규 사업 투자를 비롯해 일관성있고 균형있는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후위기, 인공지능(AI) 확산,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등 대내외 환경을 고려하면 당장 자사주 매입에 현금을 투입하기보다 신규 투자에 중점을 두고자 한다”며 “내년 하반기에는 다양한 주주환원 방법을 고민해 주주들의 요구에 부응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이날 보통주 총 781만주(지분율 4.2%)와 자사가 보유한 우선주 전량인 16만주(지분율 9.8%·1조원 규모)를 소각하는 안도 의결했다.

이와 더불어 과거 제일모직과 합병할 당시 취득한 자기주식인 보통주 188만8889주와 기타 주식(우선주) 15만9835주를 임의·무상 소각하는 감자도 포함시켰다.

지난해 2월 이사회에서 자기주식 전량 소각 정책을 밝힌 삼성물산은 올해부터 매년 3분의 1씩 추가로 자기주식을 소각할 계획이다. 전량 소각 목표 시점은 오는 2026년이다.

그 외 주총에서는 사내이사로 오세철 건설부문 사장과 이준서 패션부문 사장이 연임됐고, 이재언 상사부문 사장이 신규 선임됐다. 사외이사로는 최중경 한국가이드스타 이사장이 연임됐고, 김경수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가 신규 선임됐다.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사업모델 고도화 등을 통해 핵심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도 혁신 기술 및 신성장 동력 발굴에 투자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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