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트위치 국내 철수로 아프리카TV, 치지직, 유튜브 3파전 구축
전 연령대가 라이브 방송 시청...정치부터 일상, 스포츠, 주식 중계까지
자극적인 멘트나 무리한 결제 유도 개선 필요해...방송 기준 마련 시급

SK텔레콤이 A.(에이닷)의 A. tv를 통해 ’23 프로야구 경기를 생중계하는 모습.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계 없음. [SK텔레콤 제공=뉴스퀘스트]
SK텔레콤이 A.(에이닷)의 A. tv를 통해 ’23 프로야구 경기를 생중계하는 모습.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계 없음. [SK텔레콤 제공=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라이브 스트리밍의 신(新) 삼국지 시대가 왔다.

절대 1강의 자리를 차지했던 미국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지난 2월 말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토종 플랫폼 '아프리카TV'와 새롭게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의 '치지직'이 왕좌를 노리고 있다. 여기에 영상 플랫폼으로써 전 연령대의 많은 이용자를 확보한 '유튜브'는 또 다른 강자로 활약 중이다.

스트리머가 시청자들과 소소한 즐거움을 나누는 일상 방송에서부터 정치 현안을 다루거나 주식 시장을 분석하고, 인기 스포츠 경기를 중계하는 등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의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명(明)'이 있으면 '암(暗)'도 있다. 방송 시청을 빌미로 스트리머가 시청자에게 과도한 '결제'를 유도하거나 시청자가 '갑'이 돼 스트리머에게 폭언과 성희롱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또 더 많은 시청자들을 모으기 위해 자극적인 말들을 서스럼없이 내뱉기도 한다. 때문에 향후 스트리밍 시장의 밝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요 스트리밍 플랫폼엔 '음지 방송', '선정적'이란 꼬리표가 따라붙고 있다.

◇라이브 스트리밍 전성시대...인기 스트리머에 후원까지

(왼쪽부터) 치지직, 아프리카TV 로고. [네이버, 아프리카TV 제공=뉴스퀘스트]
(왼쪽부터) 치지직, 아프리카TV 로고. [네이버, 아프리카TV 제공=뉴스퀘스트]

27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나이를 막론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유튜브, 치지직, 아프리카TV 등을 통해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을 시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하루에 평균 30분 이상 방송을 시청하고 있었으며, 몇몇은 스트리머에게 후원하기도 했다.

경기도 의정부에 거주 중인 50대 여성 양모씨는 유튜브를 통해 정치 관련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을 본다고 말했다. 양씨는 "주로 CBS 김현정 뉴스쇼나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등을 시청하는 편"이라며 "라디오와 달리 출연자들의 얼굴을 볼 수 있고 다시보기 서비스도 편리해서 자주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중랑구에 사는 20대 남성 박모씨는 유튜브, 치지직, 아프리카TV 세 플랫폼을 골고루 시청하고 있었다. 박씨는 "치지직에서는 롤 방송, 아프리카TV는 버추얼 스트리머, 유튜브로는 축구 중계를 본다"며 "각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스트리머들이 달라 번갈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중 평균 1시간 이상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을 본다"며 "보통 퇴근 후에 집에 들어오면 라이브 방송을 틀어놓는다. 가끔씩 스트리머들에게 5000원이나 1만원 정도 후원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40대 남성 김모씨는 유튜브와 아프리카TV를 통해 주식 관련 방송을 본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아침에는 국내 주식 시장 현황을 브리핑해주는 라이브 방송을 보고, 새벽에는 미국 주식 중계 방송을 보고 있다"며 "후원을 하면 어떤 종목이 하한가이고 상한가인지를 바로 말해주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유튜브, 치지직, 아프리카TV 이외의 스트리밍 플랫폼을 이용하는 이들도 있었다.

30대 여성 이모씨는 인스타그램을 자주 활용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패션 인플루언서들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라방(라이브 방송)을 많이 한다"며 "그들이 입고 있는 옷들 물어보기도 하고 공동구매에 참여할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대 때에는 좋아하는 연예인의 스트리밍 방송을 보기 위해 '위버스'를 이용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대형 기획사 하이브(HYBE)에서 개발한 '위버스'는 팬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유명 아티스트와 팬들간의 온라인 소통 창구로 잘 알려져 있다.

이처럼 전 연령대가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폭넓게 이용 중인 가운데 향후 시장 전망도 밝다. 스트리밍 시장 안에 B2B(기업간 거래), B2C(기업-소비자 거래) 부문이 섞여있어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는 것은 어려우나 업계에서는 대표 부문인 커머스(3조원대)와 게임(2조원)을 합친 5조원대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같은 성장세에 플랫폼 기업들은 시청자들이 스트리머에게 지원하는 후원금액의 수수료를 떼거나 광고 업체와의 계약 등을 통해 수익을 얻고 있다.

라이브 방송 진행 경험이 있는 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유명 스트리머를 통해서 제품 홍보를 진행한 적도 있고, 자체적으로 채널을 만들어 라이브 방송을 한 적도 있다"며 "온라인 홍보를 고려할 때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은 빼놓을 수 없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사라질 기미 없는 자극 방송...플랫폼 업계 '예의주시'

(왼쪽부터) 치지직과 아프리카TV 화면. [치지직, 아프리카TV 캡쳐=뉴스퀘스트]
(왼쪽부터) 치지직과 아프리카TV 화면. [치지직, 아프리카TV 캡쳐=뉴스퀘스트]

다만,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에도 플랫폼 기업에 붙는 꼬리표들이 있다. 바로 '선정성'이다. 방송을 진행하는 스트리머의 경우 시청자들을 더 많이 유입시키기 위해 자극적인 멘트를 하거나 노출이 심한 의상을 보여주기도 하며, 때로는 시청자들이 스트리머에게 욕설과 폭언 등을 해 사회적 물의를 빚기도 한다.

지난 5월에는 일명 '엑셀 방송'을 시청하던 한 30대 남성이 하루 5000만원까지 스트리머에게 후원하는 등 무리한 빚을 내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엑셀 방송은 라이브 방송에 출연한 게스트 스트리머가 실시간으로 받는 후원금을 공개해 경쟁을 부추겨 더 많은 후원금을 받아내도록 한다. 스트리머의 이름을 후원금 규모에 따라 엑셀로 정리하듯 나열한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해당 사건의 경우 사망한 30대 남성은 자신이 후원하는 스트리머가 퇴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빚을 써가며 후원했으며 당시 빚은 1억5000만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극단적인 일뿐만 아니라 주로 10~20대가 시청하는 몇몇 방송에서 폭언과 성희롱 등이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20대 남성 박씨 또한 아프리카TV나 트위치 방송에서 스트리머가 시청자에게 폭언을 하거나 시청자들이 댓글로 스트리머에게 성희롱을 하는 장면들을 자주 봤다고 말했다.

그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민심으로 표현한다. 민심이 안좋을 때에 스트리머가 실수를 하면 매몰차게 욕설을 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며 "건전한 대화보다는 일회성으로 웃고 떠들 수 있는 얘기들이 많이 나오다보니 댓글들이 자극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일들이 사회적 물의로까지 이어지며 플랫폼 업체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30대 여성 이모씨는 "트위치나 아프리카TV 등에서 논란을 빚은 스트리머임에도 수익성이 좋다는 이유로 계속 활동하는 모습을 많이 봐왔다"며 "부정적인 이미지와 꼬리표를 없애려면 기업들의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아프리카TV와 치지직에서는 콘텐츠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선정적 콘텐츠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고 있다.

아프리카TV는 인공지능(AI)를 통한 실시간 모니터링 이후 전담인력이 즉시 해당 방송을 확인해 실시간 차단 여부를 결정하고 있으며, 치지직 역시 VOD 서비스에서 AI를 이용한 필터링 조치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에는 한정된 특정 시청자들 위주로만 운영돼 왔으나 대중성을 얻고 사회적 영향이 커진만큼 플랫폼 업체들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선정성 논란에 대한 부분은 앞으로 점차 나아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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