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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형의 와인인문학⑤] 와인 산업에서의 사고발상 전환(5)
[이철형의 와인인문학⑤] 와인 산업에서의 사고발상 전환(5)
  • 이철형(와인나라 대표)
  • 승인 2019.09.24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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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벨에 품종이름 넣기
미국 컬트 와인 헌드레드 에이커의 전면 라벨(좌)와 후면 라벨(우). 빈티지, 품종, 알코올 함량,용량, 원산지 등의 정보가 있다.
미국 컬트 와인 헌드레드 에이커의 전면 라벨(좌)와 후면 라벨(우). 빈티지, 품종, 알코올 함량,용량, 원산지 등의 정보가 있다.

[뉴스퀘스트=이철형(와인나라 대표)] 와인 라벨은 주민등록증과 같은 와인 신분증이나 마찬가지다.

해당 와인의 정체에 관한 정보를 담고 있기에 어느 정도의 와인 지식을 갖고 있으면 병모양과 라벨내용만 봐도 대략적으로 그 와인의 맛과 향까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와인 라벨들을 비교해보면 한 부류에는 있는데 다른 부류에는 없는 정보가 있다.
바로 포도 품종 정보다. 

그럼 왜 품종 정보가 어떤 와인에는 표기되어 있고 어떤 와인에는 표기되어 있지 않는 걸까?

이를 알려면 우선 와인 세계는 와인 생산지에 따라 구대륙 혹은 구세계(Old World)와 신대륙 혹은 신세계(New World)으로 나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구대륙은 와인의 발상지라고 여겨지는 조지아에서 시작하여 유럽까지 와인문화가 전파되어 간 경로를 따라 메소포타미아, 이집트와 오늘날 레바논 지역인 페니키아인들의 지역, 크레타섬, 그리스, 로마 그리고 로마의 유럽 정복사를 타고 퍼져나간 서유럽의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독일, 오스트리아 등과 동유럽의 루마니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헝가리 등의 지역을 전부 구대륙이라 부른다.

그리고 15세기~17세기에 걸친, 유럽 국가들의 신대륙 발견 이후 식민지 개척을 통해 전파되어 간 칠레, 아르헨티나 등의 남아메리카와 미국, 캐나다 등의 북아메리카, 남아프리카 공화국, 호주와 뉴질랜드 등을 신대륙이라 칭한다.

프랑스 무통카데 보르도(지역명·왼쪽)과 칠레 에라주리즈 맥스 레세르바 카베르네 소비뇽(포도품종)
프랑스 무통카데 보르도(지역명·왼쪽)과 칠레 에라주리즈 맥스 레세르바 카베르네 소비뇽(포도품종)

위의 두 라벨을 비교해보면 구대륙와인인 프랑스의 무통카데에는 지역명만 있고 포도 품종명이 없다. 반면 신대륙 와인인 칠레의 에라주리즈 맥스 리제르바에는 카베르네소비뇽이라는 포도품종이 기재되어 있다. 

이렇게 와인의 라벨에 포도 품종을 명기하기 시작한 것은 신대륙인 미국에서부터다.

미국의 여행작가이자 와인작가였고 와인수입판매상이기도 했던 슌메이커(Frank M. Schoonmaker (1905 ~1976) 가 1940년대에 라벨에 포도 품종을 명기하여 소비자들이 라벨만 보고도 맛과 향을 예측하게 하면 좋지 않겠냐며 이를 처음 주창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것이 실제로 와인업계에서 널리 퍼지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초반에 이르러서였다.

이 때 여기에 최초로 호응하여 자신이 생산한 와인의 라벨에 표기하기 시작한 사람 중의 하나가 미국 와인의 대부라고 일컫는 로버트 몬다비이다.

그 이후 와인의 라벨에 품종 표시를 하는 것이 신대륙 와인들의 표준이 되었다.

그런데 여기도 예외는 있다. 역설적으로 신대륙의 최고급 명품 와인들의 라벨에는 포도품종이 기재되어 있지 않는 경우가 왕왕 있다.

마치 프랑스와 같은 구대륙의 명품 와인의 반열에 올랐다는 자존감의 표식처럼…
 
그럼 구대륙은 왜 포도품종을 명기하지 않았을까?

이는 언뜻 와인 역사의 길고 짧음에 있을 것 같지만 오히려 교통수단의 발달 정도 및 속도와 관련이 있다고 보여진다.

교통 수단이 발달하지 않았던 오래 전부터 와인을 만들어온 구대륙에서는 처음에는 대부분의 소비가 와인을 생산한 그 마을이나 이웃마을에서 이루어졌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해당 와인의 품종이나 품질에 대해서 그 지역 사람이라면 이미 다 알고 있는 사항이니 굳이 표기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교통편이 점진적으로 발달하면서부터 점차 판매 지역이 넓어지기 시작해서 다른 나라로까지 판매되기 시작했다고 해도 이때도 귀족 사회를 중심으로 일부 소수 브랜드부터 먼저 소개되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그 브랜드 숫자가 점차 증가하였을 것이므로 구두상으로도 그 정보는 전달이 되어 충분히 기억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때는 와인이 생산된 지역이 중요하지 품종 정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서 라벨에 포도 품종명보다는 지역명만 기록하게 된 것이다.
 

그럼 신대륙은 왜 포도품종을 기재하였을까?

신대륙도 마찬가지로 시간을 두고 단계별로 퍼져나갔을텐데.. 근데 신대륙은 좀 달랐다.

비록 식민지 개척을 통해 와인이 전파될 때 당시 유럽 귀족 사회에서 널리 마시고 있던 프랑스 포도품종 위주로 전파되어(그래서 프랑스 품종 위주로 오늘날 국제 품종이 되어 있다) 초기에는 라벨에 포도 품종을 표기할 필요가 없었겠지만 신대륙에 유럽의 여러 나라 이민자들이 한꺼번에 들어오면서 각자가 자기 나라의 품종을 들고 들어오다 보니 같은 지역일지라도 이민자에 따라 포도 품종이 달랐을 것이다.

또한 유럽사회처럼 귀족층에서 주로 즐긴 것이 아니고 일반 시민들도 즐기다 보니 품종에 대한 와인 정보가 지역명 정보보다는 오히려 더 필요했을 것이다.

그리고 교통 수단의 발달로 와인 시장의 확산 속도도 과거 구대륙에서보다 훨씬 빨라졌기에 소비자들은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와인들을 한꺼번에 접하게 되는 상황이 되다 보니 무슨 품종으로 만들었는 지 궁금해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구대륙과 달리 지역명만으로는 포도품종을 알 길이 없었기에. 이에 슌메이커가 이를 주창한 것이다. 마케팅적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판단한 신대륙 생산자들이 이 정보를 앞다투어 기재하기 시작한 것이 오늘날 표준이 되었다. 

라벨에 포도 품종 정보를 추가하고 안하고가 이렇게 역사와 교통수단의 발달과 와인산업이 처한 환경에 따라 결정되어진 것이다.

이 품종 표시가 1960년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에 유행하기 시작하여 널리 퍼져나간 것에는 미국에서 1970년대 초반에 일어난 소비자 보호 운동과도 어느 정도 궤를 같이 한다.

‘소비자에게 보다 많은 정보를!’이라는 슬로건도 그 소비자 보호 운동의 일환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슌메이커는 1940년대부터 줄곧 보다 구체적인 정보가 기재되어 있을수록 더 좋은 와인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런 면에서는 그가 훌륭한 와인 마케터이기도 했지만 소비자 보호 운동의 선구자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다수의 포도품종을 블렌딩하는 경우 이를 라벨에 모두 다 쓸 수도 없고 또 생산자가 소비자를 현혹하기 위해 소수 품종을 우선적으로 기재할 수도 있다.

때문에 국가에서 제도를 정비하여 모든 품종을 기재하도록 한 국가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75%~85% 이상 사용한 품종을 우선적으로 기재하게 규정을 정했다.

원산지 표기도 해당 지역의 와인을 일정 비율(대개 75%~85%)이상을 사용할 때만 해당 원산지를 기록하게 하여 소비자를 보호하고 와인이라는 상품의 신뢰성을 높이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룩벨레어 로제 레어 (라벨에 불이 들어와서 미국과 한국 클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프랑스산 스파클링 와인).
룩벨레어 로제 레어 (라벨에 불이 들어와서 미국과 한국 클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프랑스산 스파클링 와인).

특정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성을 높이는 이런 장치는 우리의 민속주 부흥과 진흥을 위해서라도 배워야 할 것이 많다.

오늘날은 통신망과 교통발달로 세계화가 되고 와인 소비시장이 과거보다 더 확장되면서 와인이 낯설었던 나라들의 소비자들에게 자신의 와인을 알리기 위해 이제는 구대륙의 생산자들도 라벨에 포도품종을 명기하는 경우도 많이 생기고 있다.
 
더구나 IT 기술 발달로 스캔으로 와인 정보를 모바일 폰에서도 볼 수 있게 됨에 따라 굳이 라벨에 정보를 담으려고 하기 보다는 라벨 디자인에 더 신경쓰지 않을까라고도 조심스럽게 전망해본다.

그리고 라벨에 IT기술이 접목되어 라벨을 비추면 동영상이 뜨고 라벨에 불이 들어오게 하여 야간에도 화려하게 빛나게 하는 등 다양한 디자인들이 이미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이 와인산업이 계속 진화하고 있는 증거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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