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난 8년간 최소 3번 규제"...새로운 내용 아냐
장기적으로 비트코인 권력 분산...친환경 채굴 발전 가능해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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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최근 중국 정부가 암호화폐(가상자산) 시장에 대해 본격적인 단속에 나서며 말 그대로 `비트코인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의 단속은 크게 채굴과 거래라는 두 가지 부문에서 이뤄지고 있다.

지난 21일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이 채굴 행위를 전면 금지하면서 자국 내 채굴업체 90%가 폐쇄된 것으로 추정된다.

채굴이란 전 세계의 방대한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해 복잡한 수학 연산을 수행하고, 그 보상으로 비트코인 등 디지털화폐를 받는 행위를 이야기한다.

이때 네트워크에 동원되는 연산력의 총합을 해시율이라 하는데, 지난 5월 말 기준 중국이 차지하는 해시율은 65%에 달한다.

예컨대 전 세계의 비트코인의 65%가량을 중국이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채굴 금지와 함께 중국은 비트코인 거래도 제한했다.

같은 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홈페이지를 통해 자국 내 금융기관과 간편결제 플랫폼인 알리페이 등에 대해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중국이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적지 않은 만큼 중국의 이중 단속은 비트코인에 큰 타격을 입혔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단속이 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하고 있다.

우선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인 코인데스크는 중국이 비트코인 단속에 나서는 상황을 언급하면서도 "가상자산 보유에 대한 전면적인 금지 조치가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중국 금융당국의 규제가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최근 가상자산 정보업체 크립토컴페어의 찰스 헤이터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단속이 비트코인에 충격을 줬다고 언급하면서도 "이처럼 규제 권한을 휘두르는 일은 종종 그저 그뿐이었다. 지난 8년간 최소한 3번 이런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코인데스크는 "중국 정부가 기존 법률을 더 엄격하게 시행하기로 선택하면 바뀔 수 있다"면서도 "최근 금융기관에 대한 단속은 2013년과 2017년의 규제를 반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7년 ICO(가상자산공개) 붐이 일었을 때도 중국은 거래 금지를 했지만, (중국) 투자자들이 홍콩과 일본 등을 통해 외환으로 전환하며 거래를 계속했다"며 "중국 정부의 공격적인 입장은 항상 그래 왔듯이 뒤집힐 수 있다"고 덧붙였다.

터키 앙카라에서 한 남성이 자신의 비트코인 채굴장에서 컴퓨터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 중국 떠나는 채굴업체...권력 분산과 녹색 채굴 가져온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와 같은 비관론자들은 비트코인 채굴 능력이 중국에 집중되어 있고, 이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에 `거품`이 낀 상태라고 주장한다.

이번 규제로 중국 내 채굴업체들이 다른 국가로 이주하는 것이 강요되면서 이러한 우려가 완화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중국에 기반을 둔 채굴업체들이 `오프라인` 상태가 되면서 다른 채굴업체의 네트워크 점유율이 증가해 수익성이 높아질 수 있다.

가상자산 채굴업체 파운드리의 케빈 장 부사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해시율이 떨어지면서 네트워크 상에 남아있는 해시율이 잠재적인 보상을 더 많이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 밴처기업 스틸마크의 창업자이자 경영파트너인 앨리스 킬린도 "온라인 채굴 장비가 적을수록 네트워크 문제가 줄어든다"며 "이것은 다른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에 대한 경쟁을 감소시킨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 채굴망이 분산됨에 따라 중국과 같은 하나의 국가의 규제에 취약하다는 약점도 극복할 수 있다.

무엇보다 상당수의 중국 채굴업체들이 미국으로 이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업계에서는 비트코인의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시작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CNBC는 중국 채굴업체들이 미국 텍사스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시설 등 인프라를 갖춘 미국 내에서도 텍사스는 전기료가 가장 싸고 재생에너지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텍사스는 2019년 기준 전체 전력의 20%가 풍력 발전을 통해 생산되는 등 미국 재생에너지 산업의 중심지로 꼽힌다.

중국의 최대 채굴지인 신장과 내몽고가 석탄 발전소가 밀집된 장소라는 것을 고려하면 텍사스로의 이주를 통해 채굴업체들이 자연스럽게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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