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커스 부사장 퇴임 발표 하루 만에 정책 변경
가상자산 사업 접는 대신 광고 수익 확보하려는 듯
메타 주가, 전 거래일 대비 4.27% 하락...연이틀 하락세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메타(전 페이스북)가 자사에서 서비스하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플랫폼에서 다른 기업의 가상자산 광고를 다시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메타의 가상자산 사업을 진두지휘했던 데이비드 마커스 부사장이 연말 회사를 떠나겠다고 밝힌 지 불과 하루 만에 나온 결정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전문매체 CNBC 등에 따르면 메타는 이날 공식 블로그에서 "페이스북 등 플랫폼에서 가상자산 광고를 더 쉽게 게재할 수 있도록 허용되는 가상자산 광고 규제 라이선스 수를 3개에서 27개로 확장했다"고 밝혔다.

메타는 그동안 자체적으로 가상자산을 개발을 추진하면서 다른 기업들의 광고를 엄격히 제한해왔다.

광고주들이 가상자산 상품 및 관련 서비스에 대한 광고를 게재하기 위해서는 적합성을 판단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취득했는지 혹은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거래가 되는지 등과 관련된 자료를 메타에 서면으로 제출해야 했다.

이러한 제한 조건을 만족하더라도 모든 광고주가 광고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는 메타의 자체 코인 '디엠'를 위해 일종의 인프라를 다져놓은 셈이다.

업계에서는 다른 기업의 광고를 금지하다시피 했던 메타가 이를 다시 허용한 것에 대해 메타가 가상자산 사업에서 손을 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메타의 가상자산 사업이 세계 각국 정부의 반대로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프로젝트를 이끌던 마커스 부사장까지 올해 퇴사하겠다고 밝히면서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에 메타가 자체 가상자산 사업을 축소하는 대신 가상자산 광고에 대한 규제를 낮추고 이를 통해 수익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메타의 가상자산 사업과 관련된 노력이 축소되면서 광고 규정이 변화하고 있다"면서 "2년 전 새로운 디지털 코인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미 의회의 조사에 직면했고, 이 프로젝트의 창시자인 마커스 부회장도 회사를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CNBC 또한 "페이스북은 지난 1년 동안 가상자산에 대한 자신의 야망을 크게 축소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메타 측은 성명을 통해 "가상자산 환경이 최근 몇 년 동안 성숙해지고 안정되고 있다"면서 "각국 규제당국이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명확한 규정 마련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정책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변경은 가상자산 산업 분야에 대한 정책을 보다 공평하고 투명하게 만들 수 있다"며 "소규모 비즈니스를 포함해 더 많은 광고주가 잠재고객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메타의 가상자산 사업이 실제로 중단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메타의 주가도 연이틀 하락세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이날 메타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27% 하락한 310.6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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