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대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3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전격 단일화를 선언했다.

두 후보는 이날 오전 8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으로서의 정권교체, 즉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단일화 선언으로 완벽한 정권교체가 실현될 것임을 추호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 오직 국민의 뜻에 따라, 대한민국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대전환의 시대를 준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저희 두 사람은 원팀"이라며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메꾸어주며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고, 상호보완적으로 유능하고 준비된 행정부를 통해 반드시 성공한 정권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안 후보는 대선 후보직을 내려 놓고 윤 후보의 선거운동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단일화는 지난달 27일 안 후보가 윤 후보측에 단일화 결렬을 선언한지 나흘만으로 이번 대선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이날부터 실시한 선거 관련 여론조사 결과는 공표·인용할 수 없어, 이번 대선 판도는 그야말로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 단일화에 고무된 국민의힘 "압도적인 지지와 성원 당부"

이번 두 후보의 단일화에 국민의힘은 고무된 분위기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서 "후보단일화로 인해 국민적 염원인 정권교체가 성큼 가까워졌다. 진정한 국민통합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윤 후보에게 국민 여러분의 압도적인 지지와 성원을 당부 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여권에서 제기하는 야합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이 후보와 김동연 후보와 단일화를 거로하며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허은아 수석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윤석열-안철수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 민주당에서 ‘자리 나눠먹기형 야합’이라는 공식 반응을 냈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발언들은 절망과 두려움의 반어적 고백으로 들린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치 공학이나 야합이란 말은 정치 세력이 국민의 기대를 배신하고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는 합종연횡을 펼칠 때 쓰는 말"이라며 "이번 단일화는 그 반대다. 정권교체론은 이번 대선 내내 견고한 우세를 보인 여론이었고, 이를 위한 단일화는 국민 다수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황규환 선대본부 대변인도 "불과 하루 전 자신들이 김동연 후보와 단일화를 했을 때는 ‘통합과 화합의 정치’를 운운하더니,  정권교체 세력의 통합에 대해서는 ‘야합’이라고 폄훼하는 것도 모자라 ‘쓰레기’와 같은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며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의 어떠한 방해공작과 네거티브, 시대를 되돌리려는 구태정치에 굴하지 않고, 오직 국민의 뜻을 받들어 정권교체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서 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서 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 수세 몰린 더불어민주당 "단일화, 나눠먹기형 야합"…지지층 결집에 기대

실제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은 이번 두 후보의 단일화을 놓고 "야합"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돌입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새벽에 갑자기 이뤄진 두 후보의 단일화는 자리 나눠먹기형 야합으로 규정한다"면서 "대한민국 국민은 현명하다. 지금까지 진행 과정을 다 지켜보셨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엄정한 심판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하루 지켜보면 의외로 오후에 역풍이 불 수 있다"며 "급해서 막판에 하는 거지만 과정이 투명하고 설득력있지 않으면 국민에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일부에서는 지난 2002년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력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002년 치러진 대선에서 당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간의 단일화가 성사됐으나, 선거 전날 정 후보가 갑자기 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면서 이회창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이 유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종 개표 결과 노 후보가 48.91%(1201만4277표)를 득표해 46.58%(1144만3297표)에 그친 이 후보를 제치고 제16대 대통령 자리에 오른바 있다.

이와 관련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정무실장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2002년에 정몽준 후보가 단일화를 철회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 후보에게 부정적일 것이라고 했는데 오히려 지지층 결집 또는 중도층의 변화를 이끌어냈던 적이 있다"며 "그래서 어느 쪽이 더 유리하다 라고 판단하긴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또한 "오히려 이번에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 정치인들의 이합집산 권력 나눠먹기로 비춰질 것이냐 미래에 대한 국민적 선택으로 비춰질 것이냐에 대한 국민의 판단이 남아 있다"며 역풍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당사자인 이 후보는 예상한 듯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명동성당에서 정순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예방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역사와 국민을 믿는다"며 "민생 경제, 평화, 통합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 같지만 사실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지지층이 투표에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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