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4.2% 각각 상승폭 기록
석유류(-14.2%), 축산물(-1.5%) 제외한 나머지 품목 모두 상승
공공요금 인상,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 등 불확실한 요인 산재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2% 각각 상승하면서 최근 1년 동안 가장 낮은 상승세를 보였다. 사진은 지난달 2월 7일 충남 예산시장이 방문객들로 가득 찬 모습. [사진=연합뉴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2% 각각 상승하면서 최근 1년 동안 가장 낮은 상승세를 보였다. 사진은 지난달 2월 7일 충남 예산시장이 방문객들로 가득 찬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4%대 초반을 기록하면서 최근 1년 동안 가장 낮은 오름세를 보였다.

1년 전보다 가격이 14.2% 하락한 석유류의 영향이 컸는데 아직 불안정한 요인들이 많아 물가지수가 언제 또 상승세로 돌아설지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4.2% 각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5.2%에서 2월 4.8%로 하락한 소비자물가지수는 이로써 2022년 3월 기록한 4.1%와 비슷한 수준까지 내려왔다.

최근 1년 동안 가장 높았던 2022년 7월(6.3%)과 비교하면 약 2%포인트 넘게 하락한 셈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전월비는 전기·가스·수도는 별다른 변동이 없었지만, 서비스·공업제품·농축수산물이 오르면서 전체적으로 0.2% 상승했다.

전년 동월비의 경우 서비스, 공업제품, 전기·가스·수도, 농축수산물이 모두 상승하면서 전체적인 상승세(4.2%)를 이끌었다.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폭을 기록한 이유는 ‘석유류’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휘발유(-17.5) ▲경유(-15.0) ▲자동차용LPG(-8.8) 등이 하락하면서 석유류는 전년 동월 대비 14.2% 떨어졌다.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하락세를 보인 품목은 석유류와 축산물(-1.5%)이 유일하다.

전년 동월 대비 전기·가스·수도는 28.4%로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고, 채소류(13.8%), 가공식품(9.1%), 외식(7.4%), 수산물(7.3%) 등도 다른 품목에 비해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농산물의 경우 전월 대비 1.4% 등락률을 보이면서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에서 1%대의 상승세를 기록한 품목은 농산물이 유일하고, 외식(0.8%)이 그 뒤를 이었다.

음식점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와 가정에서 ‘장보기가 무섭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비자물가 추이 그래프. [사진=연합뉴스]
소비자물가 추이 그래프.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3월 물가상승폭이 둔화된 것으로 조사됐지만, 완전히 하락세로 전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로 인해 석유류 가격이 변동할 가능성이 있고, 공공요금 인상 여부도 추후 소비자물가지수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단적인 예로 전기·가스·수도 가격의 경우 지난달 같은 통계 자료(2023년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역대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바 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 흐름이 둔화되고 있고, 작년 상반기 상승했던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하반기에 갈수록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요금 인상 요인, 석유류 등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과 같은 여러 가지 불확실한 요인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도 소비자물가지수와 관련해 불확실한 요인이 많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열린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당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큰 폭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국제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 흐름, 공공요금 인상 폭과 시기 등이 변수”라고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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