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상처·슬픔 태워 세상 모든 여성과 약자들의 빛이 된 사람”…외신도 지대한 관심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뉴스퀘스트=성진수 기자] 청와대가 지난달 28일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故김복동 할머니를 추모했다.

청와대는 1일 페이스북에 김 할머니를 “평화운동가, 인권운동가”라 소개하면서 “1993년에 유엔인권위원회에서 일본의 전시 성범죄와 인권유린을 최초로 증언한 이후, 90평생을 평화와 인권운동에 헌신한 김복동 할머니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린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온라인을 통해 추모메시지를 발표하고 조문한데 이어 정부와 각계 인사들, 고인의 평화 운동을 지지해 온 수많은 국민들이 지난 며칠 동안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면서 “세계 각국의 외신에서도 김복동 할머니의 부고를 상세히 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선, 미국의 뉴욕타임즈는 지난 29일자에서 김복동 할머니에 대해 ‘수십 년간의 침묵을 깨고 자신에게 일어난 일(14세에 일본에 끌려가 22세까지 강제로 '위안부' 피해를 당한 일) 에 대해 이야기한 최초의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는 UN을 포함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증언했다’고 소개했다.

뉴욕타임즈는 또 김복동 할머니가 엔에서의 용기 있는 증언 이후 열성적인 인권운동가로 변모해 일본에 꾸준하게 사과를 요구하고, 수요집회를 주도하고, 장학재단을 만들어 전 재산을 기부하는 등의 활동에 대해서도 상세히 전달했다.

또한 미국의 NBC뉴스도 김복동 할머니를 '인권운동가이자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A human rights activist and prominent ‘comfort woman’ survivor) 로 소개하며 김 할머니가 증언을 위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을 방문했으며 소녀상으로서는 해외에 최초로 설치된 글렌데일 소녀상 제막식에 참석한 것도 강조했다.

글렌데일 소녀상 제막을 주도한 가주한인협회(KAFC)의 디렉터 필리스 김은 NBC에 보낸 이메일에서 ‘김복동 할머니의 용기와 행동주의를 인권운동의 리더로 기림으로서 여성들이 힘을 얻고 정의를 실현하는데 가까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AP, UPI, 로이터, 러시아의 노보스티 등 각국의 통신사들과 미국의 폭스뉴스, 중동의 알자지라, 인도의 더 힌두, 일본의 재팬 타임즈, 신남방권의 채널 뉴스 아시아와 스트레이츠 타임즈 등 각국의 매체에서 김복동 할머니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생애와 업적을 상세히 다뤘다.

청와대는 안산원곡고등학교 학생 자치회가 문 대통령에게 ‘우리 국민 모두가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며 뱃지를 제작해 보내왔다면서 “학생들은 '나를 잊지 말아요' 라는 꽃말을 가진 동백꽃과 흰 저고리를 입은 소녀를 담은 뱃지를 제작해 100만원이 넘는 수익금을 할머니들께 기부했다고 한다. 수요집회에서 항상 젊은이들과 함께하며 장학재단도 만들었던 김복동 할머니도 학생들의 뜻을 아신다면 분명 기뻐하실 것”이라고 전했다.

안산 원곡고등학교 36대 학생 자치회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기억하고 돕기 위한 제작한 뱃지. 학생들은 이 뱃지를 판매한 기금 약 100만원을 할머니들께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안산 원곡고등학교 36대 학생 자치회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기억하고 돕기 위한 제작한 뱃지. 학생들은 이 뱃지를 판매한 기금 약 100만원을 할머니들께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청와대는 마지막으로 “아무도 말하지 못할 때, 가장 먼저 나서서 증인이 된 사람. 자신의 상처와 슬픔을 태워 세상 모든 여성과 약자들의 빛이 된 사람. 역사와 미래 세대, 단 하나의 진실을 위해 최후까지 싸웠던 평화운동가, 인권운동가. 김복동 할머니의 명복을 빕니다. 나비처럼 훨훨 날아가소서”라며 김 할머니를 추모했다.

한편, 이날 아침 6시30분 김 할머니의 발인식을 시작으로 서울광장 노제와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영결식이 진행됐다. 김 할머니는 장지인 ‘천안망향의동산’에 안치돼 영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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