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점유율 34.8%...LG엔솔 24.5%로 2위·SK이노는 5.4%로 삼성SDI 또다시 제쳐
中 CATL 30.3% 점유하며 왕좌 수성...중국계기업 잇따라 세 자릿수 성장률 기록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28일(현지시간) 미 켄터키주 의사당 앞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과 포드자동차의 합작공장 투자 행사의 모습. 무대에 오른 인물은 앤디 베셔 미 켄터키주 지사다. [사진=프랭크퍼트AP/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 '전기차 바람'이 부는 가운데,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의 주요 배터리 기업들이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상황 속에서 한국 기업들은 완성차 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며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판매된 전 세계 전기차(EV·PHEV·HEV)에 탑재된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162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동기보다 2.4배 증가했다.

이중 국내 기업들은 점유율 34.8%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전년 동기(35%)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중 LG에너지솔루션은 점유율 24.5%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배터리 사용량은 39.7GWh로, 지난해 동기(15.6GWh)보다 약 154.4% 가량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의 점유율은 5.4%로, 이번에도 경쟁사 삼성SDI(4.9%·6위)를 제치고 5위를 차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7월 상위 5위권에 진입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은 1~8월 배터리 사용량은 8.8GWh로 전년 동기(3.7%)보다 140.9% 성장했다. 같은 기간 삼성SDI의 배터리 사용량은 7.9GWh로, 지난해 동기 4.4GWh보다 77.9% 증가했다.

3사의 성장세 뒤에는 각 사의 배터리를 탑재한 완성차 기업들의 판매 호조가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모델Y(중국산)·폭스바겐 ID.4·포드 머스탱 마하-E, SK이노베이션은 기아 니로 EV·현대차 아이오닉 5·메르세데스벤츠 GLE PHEV 등의 판매 증가의 영향을 받았다.

삼성SDI도 피아트 500과 아우디 E-트론 EV 등의 판매 증가로 성장세를 나타냈다. 다만 폭스바겐 e-골프의 판매가 급감하면서 다른 국내 기업보다 강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1년 1~8월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및 점유율 [자료=SNE리서치]

중국 기업들도 약진중이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업은 중국 CATL이다. CATL의 1~8월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 30.3%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배터리 사용량은 49.1GWh로 전년 동기(15.8GWh)보다 210.8% 성장했다. 지난해 1~8월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비슷한 사용량을 기록했지만, 약 1년 만에 격차를 더 벌린 것이다.

중국 BYD도 점유율 7.7%를 달성하며 SK이노베이션을 제치고 4위에 올랐다. 배터리 사용량도 12.5GWh로 전년 동기(4.0GWh)보다 216.1% 성장했다.

이외 CALB는 점유율 2.9%로 7위, 궈쉬안은 2.0%로 8위를 기록했다. 이들의 점유율은 지난해 각각 1.8% 수준이었지만, 1년 만에 삼성SDI를 바짝 뒤쫓는 모양새다.

SNE리서치는 "중국계 업체들의 거친 압박에도 국내 3사가 선전하고 있다"라면서도 "CATL와 BYD를 비롯해 중국계 업체들의 공세가 단시일내로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국내 3사는 경쟁력 강화와 성장 전략 정비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 배터리 기업들은 시장 평균에 못 미치는 성장률을 기록하며 대부분 점유율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파나소닉의 1~8월 점유율은 13.3%로 3위를 수성했지만, 지난해 동기 20.8%보다 7.5%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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